양상문의 대역전패 복기, "소사 교체 타이밍 못 잡았다"
"경기 후반까지 구위가 좋아 바꾸지 않았다"
[사직=스포츠Q 이세영 기자] “소사를 언제 바꿔야할지 모르겠더라. 잘 맞아나가면 고민 없이 바꿨을 텐데.”
양상문 LG 감독이 전날 대역전패를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발 헨리 소사를 바꾸는 타이밍을 잡지 못해 패배에 이르렀다고 자책했다.
양 감독은 19일 KBO리그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어제는 선발투수를 교체할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초반부터 구위가 좋다보니 언제 바꿔야할지 모르겠더라”고 말했다.
양상문 감독의 말대로 소사는 전날 롯데전에서 시즌 초반을 연상케하는 구위와 제구를 자랑했다. 시속 150㎞ 중반을 상회하는 속구를 바탕으로 적절하게 배치한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7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 공 개수도 적절해 완봉도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8회 들어 연속으로 빗맞은 안타를 맞으면서 양 감독의 고민이 커졌다. 위기를 맞긴 했는데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으니 교체하기가 애매했다. 결국 양 감독은 소사로 계속 밀어붙였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 오지환의 2연속 실책으로 분위기가 바뀌더니 황재균에게 초구에 만루 홈런을 맞고 말았다. 소사는 패전을 떠안았다.
양 감독은 “여차하면 윤지웅과 이동현을 기용하려고 대기시킨 상태였다. 그런데 경기가 순식간에 뒤집혔다”며 “소사가 경기 후반까지 시속 150㎞ 이상의 속구를 던졌다.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 아쉬워했다.
투구 교체는 결과론이다. 완봉승으로 끝날 수도 있는 경기가 전날처럼 대참사로 바뀔 수도 있다. 양 감독 입장에서 투수 운영의 어려움을 다시 한 번 느낀 18일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