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는 과소비, 평창의 적정한 올림픽 예산은?

[평창 르포]소치의 꿈을 잇는 '평창', 그곳을 탐색하다<중>

2014-02-07     신석주 기자

[300자 Tip!] 소치 동계올림픽이 8일 오전 화려한 개막식으로 열전에 들어간다. 소치올림픽은 55조원이라는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한 대회로 역사에 남게 됐다. 심지어 하계올림픽보다도 많은 비용이다. 동계올림픽은 규모나 인기 면에서 하계올림픽보다 떨어진다. 소치올림픽에는 왜 이렇게 많은 비용이 들게 된 것일까? 소치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반면교사로 삼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고 현시점에서 어떤 부분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짚어본다.

[평창=스포츠Q 글 신석주 기자] 올림픽은 경제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개최 국가,도시의 이미지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적자' 대회를 치른다면 설령 대회는 성공했다고 해도 겉만 번지르르한 이미지로 두고두고 올림픽 개최사에 빨간줄로 남게 될 것이다.
 
'삼수' 도전 끝에 올림픽 개최에 성공한 평창도 무조건 잘 치러야 한다는 생각에 허투루 비용을 낭비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올림픽 개최 비용을 무작정 줄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적정하게 효율적으로 치러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다. 그래서 특히 실질적인 개최준비 비용이 투입되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은 500억 달러(53조원)의 엄청난 예산을 투입했다. 이는 하계올림픽을 포함해 올림픽에 사용했던 비용 중 역대 최대 규모이다.
 
 
역대 올림픽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경우 6억 달러(6400억원)를 사용했고,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는 3억 달러(3200억)였다. 하계올림픽애서도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입한 베이징올림픽의 420억 달러(45조원)보다도 많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하계올림픽보다 대회 규모와 참가인원이 상당히 적고, 인기면에서도 떨어진다. 때문에 올림픽을 찾는 관광객도 적은 편이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원회도 평창올림픽에 2만5000명의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이 모든 사항을 고려해 올림픽을 준비해야 한다. 소치 동계올림픽이 평창조직위에는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 소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은
 
그렇다면 소치는 왜 이렇게 많은 비용을 필요로 했을까? 여기에는 부정부패, 치안 등 안 좋은 부분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했지만, 소치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도 있다.
 
첫 번째는 소치의 지역적 환경이다.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1~2월 평균 낮 기온이 영상 10도이고, 밤에도 영상 3도 수준이다. 이는 눈이 내릴 확률이 그만큼 적기 때문에 설상경기를 치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판단해 소치올림픽조직위는 인공눈을 만드는 장비와 이를 보관할 창고 제작에 상당한 비용을 투입했다.
 
평창조직위 시설기획팀 최태영 팀장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회기간에 눈이 내려 경기를 치르는데 지장이 없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제설장비 활용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만, 비용적인 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신경쓸 것이다“고 설명했다.
 
교통망 확충도 어려웠다. 소치는 시속 160km의 열차 ‘라스토치카(제비)’를 만드는 데 많은 돈을 쏟아부었고 소치 시내의 숙박업소에서 경기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로를 새로 만들었다. 도시의 도로를 새로 갈아엎은 것이다. 평창은 현재 강릉-평창간 노선을 포함한 3개 노선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불필요한 예산으로 낭비도 많았다. 얼마 전 소치 경기장의 화장실 사진 중 칸막이가 없이 변기만 두 개 덩그러니 있는 사진이 큰 이슈가 됐다. 불필요한 곳에 예산이 투입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시설관리를 총괄하는 최태영 팀장도 “예산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크다. 이를 위해 많은 인력들이 투입되고,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하다 보면 거기에 따른 예산 증액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합리적인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많은 대화가 필요하고 적절한 방향제시가 필요하다. 때문에 전문가들의 의견도 많이 참고할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 올바른 예산 집행, 국민의 관심이 필요
 
지난해 12월 30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이 특별법에 따라 평창은 동계올림픽 특구로 지정돼 제도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올림픽 준비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특별법을 통해 평창은 국가, 지방단체, 공공기관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고, 대회시설과 관련해 신축, 보수 등의 사업비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한다. 개최 확정 이후 지난해까지 설계와 계획들을 모두 확정지었다면, 이제는 실천할 때다. 그래서 평창조직위는 대회가 치러지는 2018년보다 올해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설계를 현실화하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이다.
 
평창조직위측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더욱 더 조직적인 업무 협조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세계적인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올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질적으로 경기장이 세워지고, 부대시설과 교통망 등 밑그림을 실현하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기간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정부와 조직위, 시도가 유기적으로 일이 처리될 수 있도록 한마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올해 예산이 제때에 집행이 되지 않거나 부족하다면, 계획된 시설이 나오기 힘들고 공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또한 나중에 이를 변경하는 등 이중 비용도 발생할 수 있어 재정적인 낭비를 받을 수 있다. 그러면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 예산이 적재적소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더 큰 관심이 필요할 때다”라고 밝혔다.
 
■ 최근 3회 동·하계 올림픽 예산 집행 현황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

2004 아테네

110억 달러(12조원)

2006 토리노

3억 달러 (3200억원)

2008 베이징

420억 달러(45조원)

2010 밴쿠버

6억 달러 (6400억원)

2012 런던

140억 달러(15조원)

2014 소치

500억 달러 (53조원)

 
 
[취재후기] 올해 평창올림픽 경기장 건설이 시작된다. 평창올림픽이 잘 치러지기 위해서 이제 경기장 착공에 들어가는 올해가 핵심이다. 이제부터 실질적인 예산이 집행되기 때문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앞으로 남은 반이 보다 올바르고 정확하게 진행되기 위해 모두의 관심이 평창으로 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