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페이스 조절 실패, 2연속 올림픽 메달 좌절

[소치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 12위...라이벌 크라머 올림픽 신기록

2014-02-08     신석주 기자

 [스포츠Q 신석주 기자] 한국 선수단의 첫 번째 메달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이승훈(26·대한항공)이 페이스 조절에 실패해 2연속 올림픽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이승훈은 8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들러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열린 2014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메달 도전에 나섰지만 6분25초61로 12위에 그쳤다.

4년 전 밴쿠버올림픽에서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였던 이승훈은 2연속 메달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출전 선수 32명중 12위에 머물렀다.

13조로 맨 마지막에 출발한 이승훈은 레이스 초반에는 라이벌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와 비슷한 기록을 유지했지만 3000m 이후에는 랩타임이 30~32초대로 뒤처져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1800m 지점을 지나칠 때는 선두 크라머와 4초89나 벌어졌고 3000m 부터는 같은 조의 파트릭 베커트(독일)를 따돌리는데도 애를 먹었다.

중반부터는 현저한 체력 저하의 기미를 보이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무너졌다. 4년 전 밴쿠버대회 때 막판 3바퀴를 남기고 29초대의 랩타임으로 은메달을 따냈을 때같은 특유의 뒷심은 전혀 보이지 못했고 당시 기록(6분16초95)에도 못미쳤다.

랩타임을 살펴볼 때 이승훈은 2,3바퀴째에서 30초대를 기록한 뒤 7~9바퀴째에서 다시 30초대, 10,11바퀴째에서는 31초대, 마지막 12바퀴째에서는 32초63을 기록했다. 1,3,5,6바퀴째만 29초대를 유지했다.

올시즌 6분7초04의 자기 최고 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컨디션을 유지했던 이승훈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기 때문에 더욱더 아쉬움이 남는 레이스였다.

크라머는 물론 다른 네덜란드 경쟁자들보다도 늦게 맨마지막에 레이스를 치른 것도 오히려 독이 됐다.

크라머가 12바퀴 모두를 29초대의 랩타임으로 돌며 6분10초76을 기록, 올림픽 신기록까지 세운 것이 이승훈에게는 심리적으로 큰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승훈은 레이스가 끝난 뒤 자신도 못믿겠다는 듯 한동안 링크를 떠나지 못한채 망연자실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인 크라머는 6분10초76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네덜란드는 레이스의 3분의 2를 29초대의 랩타임으로 달린 얀 브록후이젠(6분15초71)과 요리트 베르그스만(6분16초66)이 2, 3위를 차지해 메달을 싹쓸이 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일 국가 선수들이 시상대에 모두 올라간 것은 1998년 1만m 네덜란드의 석권 이후 16년 만이다.  

한편 이승훈과 함께 출전한 김철민(22·한국체대)은 6분37초28로 24위에 그쳤다.

'엄마 선수' 이채원(33 경기도체육회)이 자신의 네 번째 올림픽 무대 첫 경기서 하위권에 그쳤다.

이채원은 크로스컨트리 여자 스키애슬론 15㎞(7.5㎞클래식+7.5㎞프리)에서 44분17초2의 기록으로 출전선수 61명 중에서 54위에 올랐다. 이채원은 4년전 밴쿠버대회 58위에서 순위는 4계단 올랐지만 50위권 진입에는 실패했다.

밴쿠버올림픽 3관왕 마리트 미에르옌(덴마크)이 38분33초6으로 우승,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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