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6월 징크스', 추신수 탈출구 없나
6월 9경기서 27타수 1안타, 0.370까지 치솟았던 타율 0.256까지 추락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추신수(32·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6월 들어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타율과 출루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추신수는 11일(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파크 인 알링턴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2014 미국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나섰지만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하나씩 얻어내며 두차례 출루했을 뿐 삼진을 두차례 당하며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로써 추신수는 클리블랜드와 지난 7일 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때려낸 이후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 부진에 빠져들었다. 4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5타수 무안타다.
추신수는 역대 기록으로 봤을 때도 6월 성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다. 2010년(108타수 33안타, 0.306)과 2012년(114타수 38안타, 0.333)에는 3할 타율을 넘겼지만 2011년(73타수 17안타, 0.233)과 지난해(98타수 14안타, 0.224)에는 2할대 초반의 타율로 부진했다.
그런데 올해는 '6월 징크스'가 더욱 심해졌다.
추신수는 11일까지 치른 6월의 9경기에서 안타를 고작 하나 밖에 만들어내지 못했다. 27타수 1안타로 타율이 0.037 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달 한때 0.370까지 치솟았던 타율은 0.256까지 떨어졌고 0.500까지 올라갔던 출루율도 3할대(0.395)로 떨어졌다.
추신수가 올시즌 유난히 지독한 '6월 징크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상 여파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월 22일 경기 도중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아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던 추신수는 그 부담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7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서 3타수 2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370, 출루율 0.500의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다.
지난달 8일 콜로라도전에서 3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15타수 19안타에 그치며 타율이 0.165밖에 되지 않는다. 앞선 경기까지 타율 0.370과 비교해도 극과 극이다. 5월초부터 시작한 부진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댈러스 지역 유력 일간지 댈러스 모닝 뉴스는 지난 9일 "추신수가 3번 타자를 맡으면서 33차례 타석에 들어서 타율이 0.241에 그치고 있으며 출루율도 0.303으로 기록이 떨어진다"며 추신수가 3번 타자를 맡은 이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추신수가 3번 타자로서 제몫을 해주지 못하는 것은 발목 부상 외에도 타격 성향이 맞지 않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
1번 타자는 살아나가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3번 타자는 출루 외에도 해결사 역할까지 해줘야만 한다. 1번 타자는 살아나가기 위해 끝까지 공을 지켜보고 볼넷으로도 걸어나가는 선구안이 필요하지만 3번 타자는 타점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함보다 적극적인 타격이 요구되는 자리다.
결국 추신수는 발목 부상을 털어내지 못한 컨디션 저하와 함께 1번에서 3번 타자로 자리를 바꾼 과도기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추신수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어내 스스로 컨디션을 되ㅏㅈ는 수 밖에 없다. 지난해도 0.330까지 갔던 타율이 0.265까지 떨어졌지만 6월 30일 텍사스전에서 홈런 하나를 포함해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이후 7월 한때 타율이 0.294까지 치솟기도 했다. 당시 텍사스전에서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날리면서 7월 한달 타율이 0.330이나 됐다.
이 때문에 추신수는 9일 클리블랜드와 경기에서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기습번트까지 대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루에 실패하면서 안타 생산을 해내진 못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묻어난다.
주전들의 줄부상 때문에 당장 1번 타자로 돌아갈 수 없다면 3번 타자로 다시 맞춰 적응할 수 밖에 없다. 너무나 많은 것을 요구받고 있지만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텍사스에 입단한 이상 어쩔 수 없는 추신수의 숙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