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축구해설대전' 이영표 '작두' 안정환 '독설' 깨버렸다
상태바
'축구해설대전' 이영표 '작두' 안정환 '독설' 깨버렸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6.18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영웅기자] 축구해설대전의 1차 진검승부였던 한국 대 러시아전의 '쪽집게 승자'는 '작두해설'을 펼친 이영표를 앞세운 KBS였다.

지상파 3사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의 판타나우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한국 대 러시아 경기를 특집 편성해 중계했다.

이날 한국전은 지상파 3사 해설전쟁의 진검승부이자 서막이나 다름없었다. 그동안 지상파 3사는 브라질 월드컵 개막 후 각각 MBC 안정환 송종국, KBS 이영표, SBS 차범근 등을 간판 해설위원으로 내세우고 시청률 전쟁을 벌여왔다. 그동안 이들이 경쟁을 벌여온 경기들은 모두 제3국 경기들이었다. 진정한 경쟁이 될 한국전을 위한 예열이었던 셈이다.

월드컵 개막과 함께 시청률과 이슈 선점면에서는 근소하게 안정환의 MBC가 앞서 나가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BS가 떠오르고 SBS 차범근의 아성이 역시 막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진정한 승자를 가릴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하지만 이날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이 벌어지면서 이들의 승부 여부는 대략 윤곽이 나오기 시작했다.

▲ 이영표의 '작두해설'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스코어부터 골을 넣는 선수까지 맞추는 그의 해설은 지상파 3사의 해설전쟁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KBS 방송 캡처]

◆ KBS '작두해설' 정점을 찍었다

KBS는 해설대전 초반만 하더라도 차분하고 안정적인 성향의 해설로 인해 경쟁 방송사보다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청자들은 이영표의 해설을 놓고 너무 분석적이고, 칭찬만 하는 해설은 "재미가 없다"며 외면했다. 시청률 역시도 MBC와 SBS가 박빙의 차이로 혈전을 벌이는 와중에 KBS는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것 같은 분위기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지난 15일 열린 일본과 코트디부아르의 C조 경기에서 이영표는 경기 시작 전 스코어 예언을 했고 경기 후 이를 정확하게 맞추는 '신기'를 보여줬다. 특히 이영표는 시청자들이 재미가 없다고 비난하던 자신의 섬세한 분석을 장점으로 반전시켰다. 다른 경기에서도 상대 팀들의 움직임, 그날의 경기 내용, 경기 대처법 등을 맞춰내며 '작두해설'이라는 호평을 얻으며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처럼 '작두해설'로 관심을 끌어온 이영표는 이날 진검승부였던 한국전에서 "촘촘한 러시아 수비벽을 깰 무기는 이근호"라는 예측을 했다. 이 말은 이근호의 골로 그대로 들어맞았고 한국 대 러시아의 경기가 끝난 후 해설대전과 관련한 모든 이슈를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아직 정확한 시청률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분명 관심도와 국민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이영표의 작두해설이 지상파 3사의 해설전쟁에서 승리한 분위기다.

▲ MBC의 경우 안정환의 독설 해설이 메인 무기가 됐다. 특히 안정환의 독설 해설은 월드컵 초반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사진=MBC제공]

◆ MBC, SBS 독설과 전문성, '승부는 끝나봐야 안다'         

상대적으로 KBS에 우위를 점하던 MBC와 SBS는 다소 힘이 빠진 모양새다. 특히 '독설'과 실제 일반인이 공감할 만한 용어와 단어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아 오던 안정환의 MBC의 경우, 이영표의 '작두해설'에 밀린 느낌이다. 앞서 MBC는 '안정환 효과'로 브라질 월드컵 개막 이후 계속해서 시청률 1위를 달려왔다. 그러나 이영표의 예언이 계속해 맞아 떨어지자 사람들의 관심이 독설보다는 분석에 기우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비상이 걸린 형국이다.

차범근이라는 대한민국 축구 해설계의 레전드를 앞세운 SBS 역시 MBC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것을 요구하던 시청자층이 많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다소 힘겨운 상황을 맞이했던 SBS는 MBC의 독설 바람과 KBS의 예언 해설에 밀리면서 이슈 몰이에 실패했다는 초반 평가를 받고 있다. 차범근이라는 절대 지존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 그래도 차범근은 차범근이다. 차범근은 대한민국 축구해설계의 지존답게 여전히 안정감과 전문성을 갖춘 해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안정환과 이영표 등 후배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다만 방송가의 시각은 달랐다. 방송계 관계자인 이건우 본부장은 "MBC와 SBS는 각각 안정환의 독설과 차범근의 전문성을 통해 이미 고정 시청자층을 많이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며 "KBS의 작두해설이 큰 이슈를 끌더라도 기본 이상의 시청률은 계속해서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한 번의 한국전으로 모든 판단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결국 지상파 3사의 해설대전은 한국의 월드컵 경기가 모두 끝난 후 진정한 승자가 가려질 전망이다. 치열한 싸움은 시청자들에게 실제 경기 외에 또 다른 즐거움을 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