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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팀의 반란, V리그 여자부 판도 뒤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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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팀의 반란, V리그 여자부 판도 뒤흔드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23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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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흥국생명 KOVO컵 4강 진출…도로공사도 챔피언 GS칼텍스 격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성남 한국도로공사와 수원 현대건설, 인천 흥국생명 등 하위권 팀들이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세 팀이 모두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준결승에 오르며 이전과 다른 전력을 보여줬다.

B조에 속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은 20일과 22일에 각각 펼쳐진 대전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3-1, 3-0 승리를 거두면서 남은 두 팀의 맞대결 결과에 관계없이 최소 2위 자격으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또 A조의 도로공사도 21일 벌어진 GS칼텍스와 경기에서 높이를 자랑하며 3-1 완승을 거뒀다. 화성 IBK기업은행만 이기면 4강에 오르게 된다.

도로공사는 대형 자유계약선수(FA) 2명을 받아들여 전력이 한층 탄탄해졌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세터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효희(34)의 영입은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막내팀 IBK기업은행이 두 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2012~13 시즌 챔피언까지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이효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표팀 차출로 KOVO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도로공사가 가장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가 바로 이효희다.

또 지난 시즌 GS칼텍스의 챔피언 등극을 이끈 정대영(33) 역시 183cm의 장신을 이용, 도로공사의 높이를 한껏 높였다. 정대영은 친정팀 GS칼텍스와 첫 경기에서 2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12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건설은 FA 영입을 통한 전력 보강은 없었지만 기존 선수들이 달라졌다. 이 가운데 '꽃사슴' 황연주(28)의 부활은 더없이 반갑다.

황연주는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백어택 12개와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1개 등으로 41득점으 올리며 역대 KOVO컵 한 경기 개인 최다득점 신기록을 썼다. 역대 V리그에서도 공동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황연주는 현대건설로 이적 후 공격 성공률이 뚝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양철호 감독이 황연주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공격에서 빛을 발했다.

현대건설은 양철호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현역 은퇴했던 한유미의 복귀까지 더해 성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역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리베로 한유미(32)와 190cm 장신 센터 김세영(33)도 다시 돌아왔다. 김세영은 2005~06 시즌과 2008~09 시즌 블로킹상을 받았고 2011년에는 블로킹 400개 달성 등 블로킹 수비에 있어서는 한때 V리그 최고의 선수였다.

김세영의 블로킹과 한유미의 활약으로 수비가 안정된다면 황연주의 공격력에도 시너지 효과를 미쳐 더욱 강력한 모습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현대건설 황연주가 2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황연주의 공격 부활로 돌아오는 V리그에서 대반격을 노린다. [사진=스포츠Q DB]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 흥국생명은 해설위원이었던 박미희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뒤 지난 시즌과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패색이 짙어지면 자멸했던 예전 모습이 사라졌다.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이런 모습이 잘 드러났다.

첫 세트에서 16-15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연속 6득점하며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오는 등 뚝심과 집중력이 돋보였다. 또 3세트 15-18에서 정시영의 시간차 공격과 상대의 범실로 연속 3득점을 따낸 뒤 20-20 동점에서 다시 한번 연속 4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가져온 모습은 하위권에 머물렀던 흥국생명이 아니다.

현대건설에서 이적한 센터 김수지(27)의 활약도 큰 힘이다.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김수지는 5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3개의 서브 에이스로 14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V리그 블로킹 득점이 30경기 146점으로 6개팀 가운데 최하위였다. 현대건설(283점)에 절반에 지나지 않았고 높이 열세는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수지를 보강하면서 보다 자신있게 블로킹 싸움을 할 수 있게 된 흥국생명은 박미희 감독의 지도력과 맞물려 V리그 순위 판도에 돌풍을 몰고 올 전망이다.

KOVO컵 성적이 V리그로 그대로 이어진다고는 볼 수 없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지난 3년동안 열렸던 KOVO컵에서 4강에 올랐던 팀은 모두 V리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경기라고는 하지만 현대건설, 흥국생명, 도로공사의 파란을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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