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Q 이세영 기자] “내 공 끝이 지저분해 만족스럽다.”
활짝 웃는 얼굴에서 현재 기분을 알 수 있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29)가 자신의 투구에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지난달 19일 케일럽 클레이의 대체 선수로 한국 땅을 밟은 타투스코는 지난 26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8탈삼진 5볼넷 1실점을 기록, 한국 무대에서 치른 5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이전 4경기에서 실망스러운 투구를 펼쳤기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타투스코의 선전으로 한화 선발진에 힘이 붙었다. 기존 이태양(24)과 송창현(25)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던 한화 선발진은 타투스코가 정상궤도에 올라옴으로써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타투스코가 꾸준한 투구를 보여준다면 한화가 3년 만에 탈꼴찌를 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한국에서 첫 승을 신고한 타투스코는 29일 목동 넥센전을 앞두고 자신의 공 끝이 지저분해진 이유를 밝혔다.
그는 “텍사스 시절에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아 투구폼을 고치려 했는데 끝내 고쳐지지 않았다”며 “어디 아픈 것도 아니었고, 정상적인 투구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애써 고치려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타투스코는 텍사스 산하 트리플A 팀에서 뛴 적이 있다. 텍사스는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할 것 없이 강속구 투수가 많기로 유명한 팀. 하지만 타투스코는 강속구 투수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구를 의식하고 던질 때는 시속 97마일(156km)까지도 나오지만 결정구는 아니다”라며 “커터를 던지면 공이 홈플레이트 끝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대전 3연전 중 1차전에서 김병현(35·KIA)의 공을 본 소감도 밝혔다. 타투스코는 “메이저리그에서 구원 투수로서 족적을 남긴 선수이기 때문에 김병현의 투구를 유심히 관찰했다”며 “예전에는 투구 영상을 찾아서 봤지만 실제로는 처음으로 봤다.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타투스코는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남겼다. 그는 지난 26일 등판을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모자를 벗으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그만큼 팬 한 명 한 명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타투스코는 “초반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한국 팬들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많은 응원을 보내왔다”며 “나를 믿어준다는 느낌이 들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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