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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가수 옥주현 바다, 뮤지컬 무대서 제2라운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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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가수 옥주현 바다, 뮤지컬 무대서 제2라운드 경쟁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2.23 12: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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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피겨퀸’ 김연아는 한 인터뷰에서 “징글징글할 정도”라고 말했다. 10대 소녀에서 20대 여성으로 성장하는 선수생활 내내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야 했던 아사다 마오와의 관계를 두고 한 말이다.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두 ‘피겨퀸’은 아름다운 퇴장을 선택했다.

두 사람 못지않은 무대의 라이벌이 있다. 10대부터 현재까지 경쟁 관계를 지속하는 34세 동갑내기 '디바' 바다와 옥주현이다. 현재 두 남자를 유혹하는 치명적인 매력의 집시여인 카르멘(뮤지컬 ‘카르멘’·LG아트센터)과 가공할 마법으로 오즈세계를 공포에 빠트리는 초록마녀 엘파바(뮤지컬 ‘위키드’·샤롯데씨어터)로 무대를 달구는 중이다.

 

▲ 카르멘 역 바다

1997년 여성그룹 SES와 이듬해 핑클로 가요계에 데뷔, 요정 이미지를 어필하며 걸그룹 시대를 연 주인공들이다. 바다와 옥주현은 각 팀을 대표하는 리드보컬이었다. 성장해온 길이 달랐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창을 배웠던 바다는 태생적으로 울림통이 빼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적 정서의 호소력 강한 가창과 엄청난 성량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성악을 전공한 옥주현은 아름다운 목소리와 깨끗한 고음처리로 각광받았다. 1라운드 가수시절에는 팀의 프런트에서 열정적으로 무대를 주도해가는 바다의 활약상이 더 빛났다. 핑클에서 옥주현은 늘 팀리더 이효리의 그늘에 가릴 수밖에 없었다.

팀 해체 후 앞서거니 뒷서거니 뮤지컬 무대에 입성했다. 바다가 한발 앞섰다. 2003년 ‘페퍼민트’를 시작으로 ‘텔미 온어 선데이’ ‘미녀는 괴로워’ ‘브로드웨이 42번가’ ‘금발이 너무해’ ‘뮤지컬 모차르트’ ‘스칼렛 핌퍼넬’ ‘노트르담 드 파리’ ‘카르멘’에 잇따라 출연했다. PMC 프로덕션, CMI코리아와 같은 중견 제작사나 신생 제작사를 가리지 않고 라이선스 공연, 창작뮤지컬을 넘나들었다. 특히 자신의 끼를 마음껏 발산한 ‘미녀는 괴로워’의 한별과 ‘노트르담 드 파리’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로 평단과 대중의 극찬을 받았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바다는 분명 가진 게 많은 배우다. 문제는 들쭉날쭉하다는 것이다. 집시여인이나 톱스타 캐릭터처럼 자신이 가진 것과 잘 맞는 캐릭터를 만날 때만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그는 배우로서 고른 성적을 내지 못하는 바다의 한계를 지적했다.

 

▲ 엘바파 역 옥주현

옥주현은 2005년 ‘아이다’로 데뷔 후 ‘캣츠’ ‘브로드웨이 42번가’ ‘시카고’ ‘몬테 크리스토’ ‘아가씨와 건달들’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엘리자벳’ ‘위키드’를 필모그래피로 쌓아왔다. 상복도 따라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신인상, 더뮤지컬어워즈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을 석권했다.

데뷔 초반, 바다는 가창ㆍ춤실력뿐만 아니라 천연덕스러운 캐릭터 소화로 연기에서도 호평받았다. 반면 옥주현은 연기력이 아킬레스건이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형 제작사와 손잡고 화제작(대규모 라이선스 공연)에 출연하는 영리한 선택을 했다.

굴지의 제작사 신시뮤지컬컴퍼니, 설앤컴퍼니의 대작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쌓았다. 자신감이 붙자 클래시컬한 사극과 스타 마케팅에서 강세를 보이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몬테 크리스토’ ‘황태자 루돌프’ ‘엘리자벳’ '레베카'의 타이틀롤을 연달아 맡았다.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선택이었다. ‘시카고’의 스타를 꿈꾸는 사랑스럽고 섹시한 록시 하트와 ‘엘리자벳’의 기품 넘치는 비운의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벳 역으로 방점을 찍었다. 찬사가 쏟아졌다.

박병성 편집장은 “‘시카고’와 ‘엘리자벳’ 캐릭터는 매우 다른데 훌륭하게 소화했다. 출연작마다 완성도가 보임으로써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됐다. 여자 원톱의 최우선 주자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고 짚었다.

가수 출신 두 여우는 공히 에너지와 개성, 압도적 가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창법 때문에 바다가 팝ㆍ쇼뮤지컬에 갇혀 있다면 옥주현은 '오페라의 유령'과 같이 성악 발성이 요구되는 클래식 뮤지컬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이와 더불어 굴곡 있는 다양한 캐릭터 연기를 놓고 ‘신뢰’와 ‘우려’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goolis@sportsq.co.kr

 

▲ '위키드'의 한 장면[사진=설앤컴퍼니]

 

▲ '카르멘'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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