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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영-김진현, 차세대 주전 장갑 싸움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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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영-김진현, 차세대 주전 장갑 싸움이 시작됐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09.0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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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2연전서 '제3의 골키퍼' 그늘 벗고 주전으로 도약할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차세대 수문장 경쟁이 시작됐다. 이범영(25·부산 아이파크)과 김진현(27·세레소 오사카) 중 누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될지 시선이 쏠린다.

이범영과 김진현은 2일 사령탑 없이 새출발한 축구대표팀의 첫 훈련에서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듯 날카운 눈빛을 교환하며 모처럼 땀을 쏟았다.

그동안 밀렸던 주전 장갑 경쟁에서 한발 앞서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대표팀 수문장은 정성룡(29·수원 삼성)과 김승규(24·울산 현대)가 나눠 맡고 있었다.

▲ 이범영(오른쪽)과 김진현이 2일 파주 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러닝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2010 남아공 월드컵부터 주전 골키퍼로 입지를 굳혔던 정성룡은 자신의 생애 두 번째 월드컵이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첫 2경기에서 5골을 내주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성룡이 빠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인 벨기에전에서 여러 차례 선방을 펼쳤던 김승규는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 때문에 이번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했다. 그는 23세 이상 와일드카드에 뽑혀 ‘이광종호’의 골문을 지키게 됐다.

이에 기회는 자연스레 그동안 A매치 출전 경험이 적었던 골리들에게 돌아갔고 이범영과 김진현이 9월 A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 이범영이 2일 축구대표팀 소집에 합류하기 위해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MVL호텔을 들어서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깜짝 활약을 펼치며 동메달 신화의 버팀목이 됐던 이범영은 A대표팀에서 만큼은 이렇다 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번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서도 정성룡, 김승규에 밀려 출전하지 못했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제3 골키퍼'로서 대기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범영은 K리그 클래식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리그 3라운드 서울전에서 페널티킥 2개를 막아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던 이범영은 울산과 6라운드에서도 김승규에 맞서 여러 차례 슈퍼세이브를 기록, 두 라운드 모두 주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까지 누렸다.

그러나 당장 10월 평가전에서 정성룡과 김승규가 포함될 확률이 높은 만큼 이범영은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의 진면목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페널티킥 방어에 특화된 골키퍼라는 굴레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이범영은 “주전 경쟁보다는 내 실력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그라운드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브라질 월드컵은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경험을 토대로 발전된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 이범영(왼쪽)과 김진현이 2일 파주 NFC에서 스트레칭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김진현 역시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 지금까지 김진현이 출전한 A매치는 단 한 경기다. 2012년 5월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을 뿐이다. 하지만 무려 4골이나 내주며 호된 신고식을 치른 김진현은 그 이후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평가전이 김진현에게는 부진을 만회할 좋은 기회다. 그는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 것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다”며 담담히 입을 연 뒤 “이번 평가전에 출장해 팬들에게 내가 어떤 선수인지 꼭 보여주고 싶다”고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다른 나라의 수문장들을 보면서도 나름의 연구를 했다고 밝혔다. 김진현은 “코스타리카 골키퍼 케일러 나바스의 뛰어난 반사 신경이 부럽다”며 “월드컵 이후 동영상 사이트에서 나바스의 훈련 장면을 보기도 했다. 나도 그처럼 반사 신경을 키우는 데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대표팀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 밀려났던 이범영과 김진현이 '제3 수문장'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움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5, 8일 부천과 고양에서 벌어지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한 경기씩 장갑을 나눠 낄지, 아니면 어느 한 명이 내리 골문을 지킬지를 지켜보면 알 수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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