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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에 반한 슈틸리케의 열정, 그 지향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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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에 반한 슈틸리케의 열정, 그 지향점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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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외 유소년·여자축구까지 관심…한국으로 이사와 '4년 올인'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할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의 열정이 벌써부터 한국 축구 전반에 긍정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스타였던 현역 시절에 비해 감독으로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한국 축구에 힘을 불어넣은 원동력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와 협상한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나 그를 인터뷰한 외신들을 통해 나타난 축구철학과 열정을 통해서 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5일 슈틸리케 감독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4년 계약을 맺기로 발표한데 이어 슈틸리케 감독이 8일 한국을 찾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직접 참관하기로 하는 등 한국 축구에 신선한 바람이 일고 있다.

또 슈틸리케 감독은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참관하기에 앞서 고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의 축구 철학과 앞으로 계획 등에 대해 알릴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슈틸리케 감독의 열정에 반했다며 그 뒷얘기를 들려준 것이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 한국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될 울리 슈틀리케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는대로 서울로 이사해 대표팀은 물론 유소년 축구와 여자 축구에 대해서도 열정적으로 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빌트 홈페이지 캡처]

◆ "한국이 나의 마지막 감독 생활…한국으로 이사가겠다"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감독이 된다면 사모님과 함께 한국으로 와서 한국 대표팀과 유소년 축구, 여자축구 등 한국 축구계 전반에 걸친 일을 하고 싶다. 이것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대표팀을 지휘했던 외국인 감독을 보면 주요 거처는 자신의 나라에 두면서 한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휴가 때는 자신의 나라로 건너가곤 했다. 심지어 첫 후보였던 베르트 판 마르베이크(62) 감독은 네덜란드에 거주하면서 A매치 때만 한국에 머물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판 마르베이크 감독에 비하면 슈틸리케 감독은 매우 열정적이고 적극적이다. 게다가 대표팀 뿐 아니라 유소년 축구와 여자 축구까지 자신의 경험을 이식시키겠다며 열정까지 보였다. 대한축구협회와 한국 축구가 진정으로 바라던 바였다.

게다가 슈틸리케 감독은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서도 한국 축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은 6일 독일 일간지 '빌트'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월드컵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내가 한국을 지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은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며 "내가 제시한 계획들이 한국을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아내와 함께 서울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알렉스 퍼거슨이나 오토 레하겔처럼 70대까지 감독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내 지도자 생활의 마지막 팀이 될 것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멋진 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 울리 슈틀리케 감독은 독일과 유럽의 풍부한 인맥을 바탕으로 독일과 잉글랜드 등에서 뛰는 해외파 선수들을 집중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독일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처]

또 그는 이미 한국 축구에 대해 적지 않은 연구를 한 듯한 인상을 주기도 했다.

그는 "한국은 가능성이 많은 팀이지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며 "한국 대표팀에는 독일에서 뛰는 선수 5명, 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선수 5명이 있다. 그러나 모두 주전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의 경우 어린 나이에 레버쿠젠이라는 명문팀에서 뛰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경험이 많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독일 등 유럽내 인맥 활용…대표팀 선발 공정 경쟁 기대

슈틸리케 감독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독일 유소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로 활약한 경험도 있다. 무엇보다도 '프란츠 베켄베워의 후계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스타급 수비수였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며 '수비 레전드'가 됐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외국인 선수상을 네 차례나 받았다.

선수 시절 스타로 활약했던 그였기에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내 풍부한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과 잉글랜드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독일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집중 관리도 가능할 전망이다.

여기에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었던 경험으로 FC 바르셀로나의 유스팀 등에서 뛰고 있는 미래의 한국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관리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 울리 슈틀리케 감독의 부임으로 모든 선수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공정 경쟁을 할 수 있어 누구나 대표팀에서 뛸 수 있다는 강한 동기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독일 키커 홈페이지 캡처]

또 외국인 감독의 부임은 한국 선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동국(35·전북 현대)은 5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와 평가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새로운 감독의 부임은 모두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국의 말처럼 모든 선수들은 똑같은 출발점에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이는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그 결과를 슈틀리케 감독에게 보여줄 수만 있다면 대표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을 갖게 됐다는 뜻이다. 매우 큰 동기부여가 아닐 수 없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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