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00:36 (금)
'두목 호랑이' 이승현, 왕이로소이다
상태바
'두목 호랑이' 이승현, 왕이로소이다
  • 홍현석 기자
  • 승인 2014.09.08 11: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4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 2015 드래프트 1순위 후보

[스포츠Q 홍현석 기자] '두목 호랑이' 이승현(23).

197cm, 107kg로 탄탄한 체구와 팀을 이끄는 리더십을 갖춘 선수로 ‘제2의 현주엽’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여러 방면에서 뛰어나다.

그 이승현이 이끄는 고려대가 7일 라이벌 연세대와 2014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22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90-74 대승을 이끌었다. 또 선수들을 이끌며 팀의 2년 연속 대학리그 정상을 이끈 그는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차지하기도 했다.

경기 후 고려대 이민형 감독은 그에 대해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투혼을 발휘해준 승현이에게 고맙다”며 “그의 투혼이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고려대 전성시대를 여는데 주축이 된 이승현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대학무대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2015 프로농구 KBL 드래프트에서 차기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두목 호랑이’ 이승현의 밝은 미래가 점쳐진다.

▲ 고려대 에이스 이승현이 7일 연세대와 2014 KB국민은행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끈 뒤 최우수선수(MVP) 상을 받고 트로피를 치켜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고려대의 암흑기와 전성기를 함께 보낸 이승현

이승현은 입학 때부터 지금과 같은 고려대 전성시대를 함께 한 것은 아니었다. 2011년 농구명문인 용산중-용산고를 거쳐 고려대에 입학한 그는 당시 상대방보다 뛰어난 신체능력을 갖고 있어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입학했을 당시 고려대 앞에는 경희대, 중앙대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었고 당시 대학무대를 제패했던 김종규, 장재석을 상대로 높이에 고전하며 4강이나 결승전 등에서 무너지는 등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게 1,2학년 때 고려대의 암흑기를 보낸 그는 2013년 고교 최대어 센터인 이종현이 고려대로 입학하면서 새롭게 달라졌다. 다른 센터에 비해서 높이가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었던 그는 이런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4번(파워포워드)으로 옮겨 플레이했고 그때부터 자신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4번에서는 높이나 체격에서 모두 우위를 가져갔고 스피드도 뒤지지 않았던 그는 이종현과 함께 대학무대를 평정했다.

지난해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려대는 지난해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김종규-김민구-두경민으로 이어지는 경희대 빅3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보여주며 우승을 차지했다. 또 지난해 여름에 열렸던 2013 프로-아마농구대잔치에서는 프로팀을 연달아 격파하며 우승을 차지해 이승현은 2시즌 동안 8개의 우승을 차지하며 고려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 이승현(오른쪽)이 연세대 김진용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특히 그는 지난 두 시즌 동안 라이벌 연세대와 경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중요한 경기에서 활약하는 스타다운 면모를 보였다. 결승서 연세대와 격돌한 이번 대회를 비롯해 지난 7월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챌린지 결승에서도 연세대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며 승부사의 기질을 보여줬다

다음달 자신의 마지막 대학무대인 연세-고려 정기전에 대해서도 챔피언결정전 이후 인터뷰에서 결의를 보였다. 그는 “마지막 경기가 정기전인데 대학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 14년만에 고려대 출신 1순위를 도전하다

오는 17일 열리는 2014-2015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차기 1순위로 거론되고 있는 대형스타가 바로 이승현이다.

특히 포워드가 부족한 팀들이라면 모두 다 탐낼 수 있는 자원이다. 애매한 키로 인해 실패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하지만 국내 포워드로서는 경쟁력 있는 신체능력을 갖추고 있고 문제가 됐던 외곽슛과 포스트업을 본인의 노력으로 자신의 무기로 만들어내 약점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또 팀을 이끄는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어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려 하는 팀으로서는 굉장히 매력적인 카드다.

그를 대표팀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농구에 대한 각오가 대단한 친구다. 요즘 친구들과 달리 확실한 목표의식이 있다”며 “저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는 예뻐할 수밖에 없다"고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과연 그가 이번 프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2000년 이규섭 이후로 14년만에 고려대 출신으로 1순위의 영광을 차지하는 선수가 될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농구 명문이라고 평가됐던 고려대는 유난히 드래프트와는 큰 인연을 맺지 못했고 그 결과 최근 13년째 단 한 명도 1순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굴욕 아닌 굴욕을 당했다.

▲ 이승현이 지난 7월 10일 연세대와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챌린지 결승전에서 3점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고려대에서는 이런 굴욕을 이승현이 깨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현재 그가 보여준 실력과 노력하는 자세로는 충분히 1순위로 뽑힐 수 있다는 평가가 많이 나오고 있다.

본인도 1순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1순위에 욕심이 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반드시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지난 시즌 챔프전 1,2위 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팀의 확률이 모두 같기 때문에 어느 팀이 1순위를 뽑을 수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연 이런 미궁 속에서 이승현이라는 빛나는 원석을 가져갈 수 있는 주인이 누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toptorre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