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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신임 감독 "승리 위해선 어떤 전술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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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신임 감독 "승리 위해선 어떤 전술도 쓸 수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8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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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 희망 발견…선수들 마음 속에 들어가 지도할 것"

[고양=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하나의 전술 스타일만으로 경기를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승리를 위해서는 티키타카(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여가며 경기를 운영하는 전술)가 필요할 때도 있고 공중볼을 띄우는 방법이 유용할 수 있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독일 출신의 울리 슈틸리케(60) 신임 감독이 대표팀의 승리가 최고의 목표라는 일성을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MVL 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하나의 전술 스타일만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승리를 위해 다양한 전술을 활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독일 대표팀의 분석관으로 3주 동안 한국에 체류했다. 당시 한국 축구의 미래를 봤다"며 "한국 축구에게 미래가 없고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었다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직을 결코 맡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고양=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8일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임일성으로 이기는 축구를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 한국과 우루과이의 평가전을 직접 관전한다.

다음은 슈틸리케 감독과 일문일답.

- 한국에 오게 된 소감은.

"우선 이처럼 환대해줘 고맙다. 내가 최근 몇년 동안 머물렀던 카타르만 하더라도 기자회견을 할 때면 기자가 두서너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많은 취재진이 온 것은 그만큼 관심이 있다는 증거다."

- 한국축구대표팀을 맡겠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분석관으로 3주 동안 한국에 체류했다. 당시 한국팬들의 열정과 선수들의 능력과 재능을 봤고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다. 탄탄한 지원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냈고 그 속에서 미래를 봤다. 그래서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수용했다."

- 대표팀 운영 철학은.

"모든 감독들은 여러 문제를 갖고 있다. 한 경기를 패하고도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최근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은 분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다. 다만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알제리전에서 지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어려운 결과를 어떻게 극복할지를 잘 준비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한국축구대표팀에서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할 것인지.

"하나의 전술 스타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점유율이 얼마였는지 패스와 슛이 몇차례 있었는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월드컵 결승전 등 큰 경기에서 많이 뛰어봤다. 팬들의 기대치가 높다. 오직 승리가 중요하다. 어떤 날은 티키타카가 승리하는데 중요한 전술이 될 수 있고 어떤 날에는 공중볼을 띄우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고양=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이 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8일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성공한 케이스가 없다는 우려가 있다.

"좋은 팀들과 함께 하면 성공하기가 더 쉽다. 좋은 감독도 좋은 팀을 맡다가 강등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선수와 하는지다. 코트디부아르라는 좋은 팀을 맡아 아프리칸 네이션스컵도 가봤고 독일 청소년 대표팀을 맡아 필립 람 등과 함께 UEFA 청소년대회에서 준우승을 하기도 했다. 감독은 유능한 선수들을 어떻게 이끌고 부족한 선수들을 어떻게 지도해 끌어올리느냐가 더 중요하다. 감독을 한 개의 대회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 독일 축구와 한국 축구를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한국에 왔을 때 어떤 문화가 있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향후 몇개월 동안 내가 해야할 일이다. 일단 독일 축구와 공통점을 찾고 한국 축구와 접목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독일 축구가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

- 한국 축구에 대해 얼마나 공부했는지.

"대한축구협회와 계약을 맺은지 얼마 되지 않아 파악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손흥민(23·바이어 레버쿠젠)은 함부르크 입단 시절부터 알았다. 내일부터 당장 선수들 분석에 들어가겠다. 오늘 온 이유도 우루과이전을 보고 선수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맡는 것에 대해 망설이진 않았나.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과거에는 에이전트들이 먼저 어느 팀에서 제안이 왔다고 했을 때 고민했었지만 이번 한국행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모든 것을 결정했다. 보통은 이렇게 빨리 결정하지 않는다. 카타르에 거주했을 때 외국인 선수 셋이 집 근처에 살았는데 이 중 남태희(23·레퀴야)가 있었다. 남태희를 보면서 한국 선수가 어떻게 훈련하고 어떻게 규율이 잡혀있는지 알았다. 그래서 한국에서 잘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 당장 내년 1월에 아시안컵에 있다. 구체적인 목표는.

"첫번째 목표는 바로 집에 가서 짐을 꾸린 뒤 한국에 돌아와서 K리그 선수들과 23세 이하 선수들을 빨리 파악하는 것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파악하기가 쉽다. 좋은 선수들을 국내에서 발굴하고 비교하겠다."

▲ [고양=스포츠Q 노민규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의 사령탑이 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8일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우루과이와 평가전이 열리는 고양종합운동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

-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를 봤다고 했는데 지금의 모습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브라질 월드컵에서 젊은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알제리전 패배 이후 벨기에전 승리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압박감이 크게 보였다. 그러나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다면 결코 감독직을 수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 경험 상 22~23세는 잘하는 축구를 했고 26~27세 때는 더 나은 축구를 했다. 어린 시절에는 무의식 중에 하지만 나이가 들면 생각하는 축구를 하게 된다. 독일도 2006년과 2010년에는 강하지 않았지만 같은 선수 구성으로 했는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험이 그만큼 큰 역할을 한다."

-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생각은.

"아직 대한축구협회와 상의하지 않았다. 그동안 아르헨티나 출신 카를로스 아르모아 수석코치와 6년 동안 함께 했다. 다른 감독들은 4~5명의 코칭스태프를 대동하지만 이번에는 2~3명의 한국 코치를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했다. 한국 코치가 중요한 이유는 내가 선수들 마음 속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영혼을 울려야 한다. 한국 코치는 한국 선수들의 습관과 문화를 잘 알기 때문에 내가 선수들 마음 속으로 들어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외국인 감독이 새로 오면 편견이 있기 마련이다. 나쁜 예로는 어떤 감독들은 돈과 명예 때문에 다른 나라에 온다. 나는 모든 경기를 이길 수 있다고 약속하진 않겠다. 그러나 경험을 토대로 노력하고 연구해서 최대한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것을 약속한다. 다음달 파라과이전을 치르게 된다. 파라과이전 분석을 잘 해서 비판할 부분이 있다면 중립성있게 비판해줄 것을 한국 기자들에게 부탁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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