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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한 우리 선수들이라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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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한 우리 선수들이라 자랑스러워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2.25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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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선수단 환영 인파, 이른 아침부터 몰려들어 북적북적

[인천국제공항=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열심히 싸운 선수들에 대한 환영은 뜨거웠다. 선수들이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은 하루종일 열기로 후끈거렸다.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25일 오후 귀국하는 인천국제공항 현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팬들로 북적였다. 소치에서 돌아오는 전세기 편이 오후 3시 도착 예정인데도 팬들은 아침부터 선수들의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김희원(15) 양은 "집에서 두 시간 걸려 오전 11시에 도착했다"며 "소치 올림픽 경기를 밤새서 모두 챙겨봤다. 특히 피겨스케이팅 경기 보고 너무 열받아서 친구들을 데리고 집 근처 PC방에 가 항의글도 남기고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양은 "(김)연아 언니를 보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왔다. 비스트 오빠들을 잘 따라다녀봐서 느낌을 잘 아니까. 느낌 살려서 연아 언니의 사진을 꼭 찍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이 여학생은 '명당 자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입국 기자회견 때 일반인이 설 수 있는 가장 앞자리를 차지해 소원을 이뤘다.

교통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한 신지환(18) 군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보고 감동을 받아 전남 고흥에서 혼자 공항까지 왔다. 일찍 출발해 오전 11시 30분에 도착했다"며 "이상화와 심석희를 만나 그 감동을 직접 전달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김형준(22) 씨는 "김연아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깊었다"며 "혼자 여행을 하다가 계획을 바꿔 인천공항에 왔다. 여행의 마무리를 이렇게 해도 뜻깊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 이상민 기자] 2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소치 동계올림픽 한국 선수단 해단식에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다.

한편 선수단을 환영하러 나온 단체도 있었다.

패치 코리아는 "금메달을 따고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도 있지만 비인기 종목 선수나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선수도 있지 않느냐"며 "이런 선수들까지 모두 포근하게 감싸안겠다는 뜻에서 목화솜이 담긴 선물을 준비했다. 우리 회원들이 4개 조로 나뉘어 입국하는 들어오는 모든 선수들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누가 뭐래도 김연아가 금메달이 맞지 않느냐. 오히려 괜찮다며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며 선물을 꼭 전달해달라는 익명의 할머니도 있었다.  취재진에게 맡긴 박스를 열어보니 순금 메달 목걸이였다.

선수단보다 두 시간 일찍 입국했는데도 끝까지 선수들을 지켜본 익명의 여행객은 "금메달 4개, 종합 10위권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선수단의 목표였을 뿐"이라며 "우리는 오직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에만 관심있다. 그리고 잘하지 않았느냐. 그걸로 된 것"이라고 성숙한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금메달을 따고 안따고를 떠나 '우리 선수들'이기 때문에 애정을 보내고 환영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몰려들었다. 이만큼 스포츠 팬들의 생각은 예전과 다르게 부쩍 성숙해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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