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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m 폭풍질주 슈퍼골' 이승우가 지킨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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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m 폭풍질주 슈퍼골' 이승우가 지킨 약속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14 1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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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16 선수권 일본과 8강전 2골로 2-0 승리…내년 FIFA U-17 월드컵 본선행 확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뿌듯하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

이승우(16·바르셀로나 후베닐A)가 같은 나이 또래에서 한차원 높은 클래스를 보여주며 라이벌 일본을 무너뜨렸다.

이승우는 14일 태국 방콕 무앙통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16세 이하(U-16) 선수권 8강전에서 60m 단독 드리블 돌파에 이은 쐐기골 등 혼자서 2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승우는 말레이시아와 A조 2차전 이후 3경기 연속골을 모두 결승골로 장식하며 바르셀로나가 기대하는 유망주임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 이승우가 14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4 AFC U-16 선수권에서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축구연맹 제공]

이승우의 대활약 속에 대회 4강에 오른 한국 U-16 대표팀은 내년 칠레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월드컵 본선진출권까지 확보했다.

이승우는 태국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예선을 통과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우승만 바라보고 있다"며 "준비한 것을 잘 발휘하면 일본 정도는 가볍게 이길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승우의 얘기는 자만도 아니었고 일본을 얕본 것도 아니었다. 이유있는 강한 자신감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줬다.

전반은 일본의 빠르고 간결한 패스에 밀렸다. 전반 20분 수비 실수로 맞이한 위험한 상황을 골키퍼 안준수가 선방으로 막아내는 등 여러차례 위기를 넘겼다. 일본은 한국의 수비진을 패스로 흔들며 여러차례 득점 기회를 맞았지만 마무리가 부족했다.

▲ 이승우가 14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4 AFC U-16 선수권에서 첫 골을 넣은 뒤 골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축구연맹 제공]

4-6 정도로 경기가 밀리던 한국은 이승우의 간결한 한방에 기선을 잡았다.

시작은 이승우였다. 이승우의 패스를 받은 김정민이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뒤 수비를 제치고 패스를 전달했고 이승우가 달려들며 감각적인 슛으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선제골을 넣는 장면이 리오넬 메시 같았다면 이승우가 두번째 골을 넣는 과정은 빠른 발과 간결한 마무리를 자랑하는 아르연 로번과 같았다.

일본의 수비가 정비되기 전인 후반 3분 우리 진영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잡아 일본 수비 3명을 달고 단독 드리블로 돌파해나갔다. 일본 선수 그 누구도 이승우를 따라잡지 못했고 이승우는 골키퍼까지 제치고 침착하게 골을 넣었다.

▲ 이승우가 14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4 AFC U-16 선수권에서 단독 돌파 드리블을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축구연맹 제공]

2-0이 되자 사실상 일본은 전열이 흐트러지면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기세에 제대로 공격을 펼치지 못했고 그나마 후반 중반부터 공격을 강화했지만 정비된 한국의 수비에 막혔다.

이승우는 후반에도 해트트릭을 노렸지만 태국의 더운 날씨에 다소 지친 듯 더이상 골을 추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라이벌 일본을 꺾는데는 이승우의 2골이면 충분했다.

이와 함께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6 대표팀도 2008년 이후 6년만에 대회 4강에 올랐고 2002년 이후 12년만에 우승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일본 언론은 '한국의 메시'에게 당해 5회 연속 FIFA U-17 월드컵 본선행을 놓쳤다고 보도했다.

일본 축구 전문지 게키사카는 "일본이 볼 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았지만 이승우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전반을 0-1로 뒤졌고 후반 들어 일본의 최종 수비라인을 비웃듯 엄청난 속도로 질주한 뒤 골키퍼까지 제쳤다"며 "이승우가 약 50m를 드리블로 독주하는 슈퍼골을 터뜨렸다. 그는 바르셀로나 유스에서 뛰며 '한국의 메시'라고 불린다"고 이승우의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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