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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속 '생소한 2위' 양학선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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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투혼 속 '생소한 2위' 양학선의 눈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6 0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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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 부상에 도약때 힘 실리지 않아 기술 실패…"2등의 씁쓸함을 알았다"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2등이 익숙하지 않은 ‘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은 취재진 앞에서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양학선은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남자 도마 결승에서 1차 시기 15.000점, 2차 시기 15.400점을 받아 평균 15.200점을 기록, 15.216점을 받은 세이크와이헝(홍콩)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11년 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 올림픽, 2013년 세계선수권에 이르기까지 나서는 대회마다 정상을 휩쓸었던 그로서는 적잖은 충격이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양학선은 당초 2차 시기에서 '양학선 2'를 뛰려 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회전수가 부족해 성공하지 못했다.

시상식 직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양학선은 “국제대회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2등의 씁쓸함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자리를 옮겨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양학선은 굳은 표정으로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렇게 많은 관중이 오신 것을 처음 봤다”며 “금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죄송스런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양학선이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은 2위에 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우려했던 햄스트링 부상에 발목이 잡혔기 떄문이다.

난도 6.4의 '양학선1(도마를 앞으로 짚고 3바퀴 비틀기)' 외에 아시안게임을 위해 똑같은 난도의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고 3바퀴 반 비틀기)'까지 준비해놓은 그는 아시안게임 직전 부상을 입어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지난 21일 단체전에서 안마와 철봉을 건너뛰며 개인종합 결선도 포기했다. 주종목인 도마를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그는 1차 시기서 양학선1, 2차 시기서 양학선2를 뛸 생각이었다. 양학선과 마찬가지로 최고 난도인 6.4 기술을 보유한 리세광(북한)을 꺾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그러나 양학선은 1차 시기에서 '여2(도마를 앞으로 짚고 2바퀴 반 비틀기)', 2차 시기에서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은 뒤 3바퀴를 비트는 기술)'을 시도했다. 회전수가 부족했다.

▲ [인천=스포츠Q 이상민 기자] 양학선이 은메달이 확정된 후 고개를 숙이고 좌절하고 있다.

그는 “도마를 뛰는 선수들은 다 안다. 구름판에서 도약하고 손을 짚는 순간 성공인지 실패인지 느낌이 온다”며 "1차 시기에서 도약할 때 양학선1이 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몸에 힘이 실리지 않아 제대로 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 시기에서 양학선2를 시도했다. 의지를 믿었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학선은 통증을 묻는 질문에 “허벅지가 아프다. 그냥 아프다”며 “어깨도 아파 도마에 집중을 못했다”고 답변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허벅지 치료를 할 예정이다. 나머지는 감독님과 잘 상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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