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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투혼으로 쌓은 박태환의 최다메달, 우정까지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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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투혼으로 쌓은 박태환의 최다메달, 우정까지 빛났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7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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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 메달 기록 경신…라이벌 쑨양으로부터 생일 축하 받아

[인천=스포츠Q 글 민기홍·사진 이상민 기자] 마지막까지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태환(25·인천시청)은 아시안게임 20번째 메달의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박태환은 26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혼계영(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400m 결승에서 박선관(23·대전시체육회), 최규웅(24·부산시중구청), 장규철(22·강원도청)과 짝을 이뤄 3분39초18로 레이스를 마무리, 중국(3분31초37)과 일본(3분31초70)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자신의 아시안게임 통산 20번째 메달이었다. 박태환은 앞서 벌어진 자유형 1500m에서 4위에 그치며 3회 연속 1500m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사격의 박병택(금메달 5, 은메달 8, 동메달 6)과 자신이 함께 갖고 있던 한국 선수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기록을 경신하는 기쁨을 누렸다.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의 눈부신 성적표다.

▲ 박태환이 1500m에서 역영을 펼치고 있다. 그는 아쉽게도 이 종목 3회 연속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다.

역영을 마친 직후 박태환은 인터뷰에서 “이런 말 하는 것도 마지막이다. 한국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가 처음이었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이번 경기로 인해 한 번 더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늘 그래왔듯 팬들을 향한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박태환은 “많이 힘들었는데 한국에서 열린 만큼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끝까지 잘 견딜 수 있었다”며 “응원 많이 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태환의 메달 색깔은 중요하지 않았다. 관중들은 그가 물살을 가르는 것을 가까이서 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했다.

이어 그는 “한국 신기록(3분37초43)을 달성하지 못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다른 선수들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걸어 좋다”며 “세 선수가 최선을 다해 좋은 기록을 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가 보탬이 돼서 기분이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박태환이 해맑은 미소로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혼계영 메달을 합작한 동료들은 박태환의 투혼에 감사를 표했다. 그럴만도 했다. 박태환은 1500m 레이스를 마친 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했고 채 30분도 쉬지 못한 채 혼계영에 나서야 했다. 박성관은 “태환이 형이 1500m를 뛰고도 잘해줬다”고 했고 최규웅은 “끝까지 잘해준 형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박태환은 앞서 나선 1500m에서는 4위에 그쳤다. 2006년 도하에서 금메달, 2010년 광저우에서 은메달을 땄던 종목이기에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1500m는 올해 들어 두 번째인데 많이 아쉽다. 힘들었다”며 “다른 종목(200m, 400m)도 개운하게 해내지 못했지만 1500m를 더 잘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구력 훈련을 열심히 했는데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 박태환이 관중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9월27일은 박태환의 25번째 생일이다. 레전드의 기념일을 맞아 또 다른 레전드 쑨양(23·중국)은 1500m 레이스를 마친 후 그에게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케이크를 건넸다. 쑨양은 1500m에서 14분49초75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 종목 세계기록 보유자다운 건재함을 뽐냈다.

공식 기자회견에 들어선 박태환은 해맑은 표정으로 “상상 못했다. 쑨양이 서프라이즈로 축하한다고 해줘서 정말 기분이 좋다”며 “경기장에서 난생 처음으로 이런 추억을 만들어준 쑨양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중국과 일본 선수들의 축하를 받아 행복하다”고 웃어보였다.

▲ 쑨양(오른쪽)은 박태환이 생일이 27일인 것을 알고 케이크를 준비했다. 쑨양이 박태환에게 케이크를 묻히고 있다.

‘박태환’이란 이름이 들어간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도, 어쩌면 다시 보기 힘들지도 모르는 슈퍼스타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을 함께 한 동료들도, 현 시대 톱을 달리는 라이벌 선수도 진정한 전설 박태환의 열정과 투혼, 의지와 인품에 찬사와 경의를 표했다.

박태환은 진짜 국민 영웅이었다.

■ 박태환 역대 주요 국제대회 메달 획득 현황

대회명 연도 비고
하계올림픽 2008 베이징 1 1 0 2 자유형 400m 금 / 자유형 200m 은
2012 런던 0 2 0 2 자유형 400m 은 / 자유형 200m 은
아시안게임 2006 도하 3 1 3 7

자유형 200m, 400m, 1500m 금
자유형 100m 은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 동

2010 광저우 3 2 2 7 자유형 100m, 200m, 400m 금
자유형 1500m, 혼계영 400m 은
계영 400m, 800m 동
2014 인천 0 1 5 6 자유형 100m 은
자유형 200m, 400m,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 동
세계선수권 2006(숏코스) 0 2 0 2 자유형 400m, 1500m 은
2007(롱코스) 1 0 1 2 자유형 400m 금 / 자유형 200m 동
2011(롱코스) 1 0 0 1 자유형 400m 금
팬퍼시픽 2006 2 1 0 3 자유형 400m, 1500m 금 / 자유형 200m 은
2010 1 1 0 2 자유형 400m 금 / 자유형 200m 은
2014 1 0 0 1 자유형 400m 금

 

▲ 박태환이 혼계영 400m에서 4번 주자로 출발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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