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08:29 (토)
첫 아시아드, 육상 희망 박봉고의 뼈저린 후회
상태바
첫 아시아드, 육상 희망 박봉고의 뼈저린 후회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9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년간 죽어라 훈련만 하겠다", 올림픽 출전권 획득 다짐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2년간 죽어라 훈련만 하겠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후회만 가득했다. 박봉고(23·구미시청)는 악몽을 씻고 뼈를 깎는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박봉고는 28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결선에서 46초19의 기록으로 6위에 그쳤다. 그는 자신의 최고 기록(45초63)과 시즌 최고 기록(45초98), 준결승 기록(46초0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첫 아시안게임에서 쓴 맛을 본 박봉고는 "향후 2년간 죽어라 훈련에 매진하겠다"며 올림픽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 들어선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박봉고는 “단단히 마음먹고 후회없이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결승전은 전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개인기록에 많이 미치지 못해 많이 후회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봉고에게는 진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회다.

그는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2010년 전국체전 200m 결승에서 왼쪽 허벅지 근육이 파열되며 출전조차 하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준비했는데 이렇게 됐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봉고는 9번 레인에서 출발했다. 전체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반응속도인 0.166초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페이스를 잇지 못하고 계속 처지기 시작했다. 박봉고는 “가장 바깥쪽 레인에서 뛴 게 처음이었다. 경험 부족이다”라고 실패 원인을 분석했다.

그는 남자 400m의 간판이다. 경북체고 3학년이던 2009년 한국그랑프리대회 남자 400m에서 고등부 신기록(46초16)을 수립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해 제5회 동아시아경기대회 2위, 제17회 한중일 주니어종합경기대회 1위를 기록하며 단숨에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비하기 위해 박봉고와 ‘단거리 스프린터’ 김국영(22·안양시청)을 미국과 유럽에 파견해 집중 육성하기도 했다. 연맹이 야심차게 마련한 유망주 해외 육성 프로그램 '드림 프로젝트'의 첫 수혜자가 바로 박봉고였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박봉고는 가장 바깥쪽인 9번 레인에서 뛰며 페이스를 잃어버렸다.

그가 2010년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세운 45초63은 지난해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2위 알리 카미스(바레인)의 기록(45초65)보다도 나은 기록이다.

그는 “제대로 훈련한 지가 오래 됐다. 향후 2년간 죽어라 열심히 하겠다”며 “올림픽도 나가고 한국신기록도 세우겠다”고 의지를 다지며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세계적인 육상 스타들은 주로 25세 전후에 최고 기록을 세운다. 2016년 리우 올림픽이 열릴 때 박봉고의 나이가 25세다. 아직 경쟁력은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