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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시련 뛰어넘은 '인간새' 임은지, 이젠 새로운 도움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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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시련 뛰어넘은 '인간새' 임은지, 이젠 새로운 도움닫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01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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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첫 메달 임은지, "한국 장대높이뛰기 알리기 위해 노력할 터"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루며 여자 장대높이뛰기 간판으로 성장했지만 3년간의 암흑기는 현역 은퇴를 생각할 정도로 끔찍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아시아드에서 재기에 성공하며 다시 국내 최강자로 도약했다. 한동안 육상 팬들에게 잊혔던 그 이름, 임은지(25·구미시청)의 이야기다.

임은지가 부상과 불운을 털고 화려한 부활을 알린 의미는 실로 크다.

임은지는 지난달 30일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4m15를 넘어 전체 3위를 차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이 동메달로 한국 장대높이뛰기에 아시안게임 첫 메달을 안겼고 자신도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수확했다.

3년 동안 시련을 겪은 뒤 얻은 메달이라 더욱 특별했다.

태권도와 허들, 7종 경기 등 다양한 종목을 거친 뒤 2008년 2월 열아홉 살이 돼서야 장대높이뛰기에 입문했던 임은지는 매우 이른 시간에 빛을 봤다.

그는 장대높이뛰기로 전향한지 6개월 만인 2008년 8월 제20회 전국실업단대항대회에서 4m를 뛰어넘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또 두 달 후인 10월 22일 열린 제1회 한국그랑프리육상에서는 4m10을 넘어 기존 한국 신기록 보유자인 최윤희(28·SH공사)를 이기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거칠 것이 없었던 약관의 소녀는 마침내 입문 1년 1개월 만에 큰일을 해냈다. 이듬해 3월 대만 자오퉁에서 열린 대만국제장대높이뛰기대회에서 4m24의 한국 신기록을 세운 것.

이것도 모자라 임은지는 불과 한 달 뒤인 4월 21일에 제13회 전국실업육상경기선수권에서는 4m35를 넘어 또 한 번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기록으로 임은지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 B 기준기록인 4m35를 만족,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1년 안에 많은 것을 이루며 무서운 신예로 떠오른 임은지는 최윤희와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를 양분하며 차세대 육상 스타로 우뚝 섰다.

하지만 뜻밖에 시련이 찾아왔다. 임은지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2010년 7월에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여 3개월 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 슬럼프를 겪었다.

그는 당시 발목 부상 때문에 약을 복용했다가 금지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고질적인 발목부상이 그의 앞길을 막았다. 임은지는 발목부상을 당한 이후 2012년 12월까지 단 한 번도 4m를 넘지 못했다.

그 사이 임은지는 1인자 자리를 최윤희에게 뺏겼다. 2012년 5월 최윤희는 4m41을 뛰어넘으며 임은지가 갖고 있던 한국 기록을 경신했다.

3년 동안 부상과 슬럼프가 계속되자 임은지는 선수생활을 접을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임은지를 잡아줬던 건 그의 기량과 가능성을 높이 본 가족과 육상 관계자들이었다.

임은지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나는 반짝 스타였다고 생각한다. 한국 신기록도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세웠다. 나 자신이 소홀해져 부상도 당했고 슬럼프 기간도 길었다”며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가족과 코치, 육상경기위원회 관계자들이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응원 덕분에 임은지는 다시 예전 기량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는 2013년부터 4m 이상을 꾸준히 넘었고 마침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본인의 시즌 최고기록이자 5년 만에 공식대회에서 4m15를 넘는 쾌거를 울렸다.

임은지는 “한국에서 열린 큰 대회에서 국민들에게 메달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이 메달이 한국 육상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6년 전 선배 최윤희와 경쟁 속에 성장했던 샛별은 이제 후배를 이끄는 든든한 언니가 됐다.

임은지는 “나와 함께 출전한 (최)예은이도 정말 잘하고 열심히 한다”며 “예은이와 함께 한국 장대높이뛰기를 알리고 싶다. 아시아인도 장대높이뛰기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슬럼프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임은지는 4년 뒤 더 높이 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4년 뒤 자카르타 대회에서는 최선을 다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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