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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① 쌍방향 소통, '첫 가을야구' NC의 미래 밝히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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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① 쌍방향 소통, '첫 가을야구' NC의 미래 밝히는 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5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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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배석현 단장 인터뷰...미래지향적인 팬서비스와 선수단 육성 추구 결실

[300자 Tip!] 1990년대까지만 해도 마산 야구팬들은 거칠기로 소문난 팬으로 인식됐다. 홈팀이 경기에서 패하면 일명 ‘마산 아재’들이 선수들이 나가는 출구를 점거하고는 청문회를 열어 패배 이유를 추궁했다. 그만큼 예전부터 마산에는 유난히 극성스러운 팬들이 많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프로야구 9번째 구단 NC가 통합 창원시를 연고로 하면서 이런 이미지가 점점 지워지고 있다. 주로 가족 단위로 마산구장을 찾는 NC 팬들은 팀이 이길 때나 질 때나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NC가 창단하면서 관중 문화가 성숙해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마산=스포츠Q 글 이세영·사진 노민규 기자] ‘트위터를 통해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들의 근황을 확인하고 페이스북으로 구단 이벤트에 응모한다’

팬 지향적인 마케팅은 프로야구 ‘9번째 심장’ NC 다이노스의 정체성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요소다. 팬들이 오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팬들에게 다가가 소통하는 것. NC의 적극적인 행보가 팬들의 마음을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2011년부터 단장직을 맡고 있는 배석현(45) NC 단장은 팬들과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항상 팬들 입장에서 NC를 바라봤고 어떻게 하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배 단장은 모든 신생구단이 갖고 있는 한계인 ‘팬덤’을 키우기 위해 온라인을 이용한 마케팅을 시도했다. NC의 모기업인 엔씨소프트가 게임 회사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마케팅을 하는 것이 수월했다.

▲ 배석현 단장은 첫 가을야구를 앞둔 소감을 묻는 질문에 "1군 진입 후 첫 경기를 치를 때와 같은 심정"이라고 답했다.

◆ "첫 가을야구,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NC는 창단 3년,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프로야구 33년 역사를 통틀어 2년차 시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은 NC가 유일하다.

올시즌 NC는 시즌 초반부터 4위권 내를 유지한 뒤 그 자리를 뺏기지 않았다. 탄탄한 선발진과 업그레이드된 중심타선, 새로운 얼굴들의 등장이 NC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처음으로 경험할 가을야구에 배석현 단장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 듯 “설렌다”는 말만 반복했다.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오는 감정이었다.

배 단장은 “(포스트시즌을 앞둔 심정이) 지난해 NC가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진입했을 때 심정과 비슷하다. 구단 임직원 보두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 쌍방향 마케팅, 팬과 구단이 함께 만드는 NC

배 단장은 팬 중심 마케팅의 시작을 구단 상징색과 마스코트로 잡았다.

NC를 상징하는 색깔인 ‘마린블루’는 창원의 푸른 바다를 모티브로 해 지역 팬들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또 팀 이름을 정했을 때는 창원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것으로 찾았는데 이 지역에는 예부터 공룡화석이 자주 발견됐다. 배 단장은 이것을 착안으로 해 ‘단디’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린이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단디는 NC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자리매김했다.

친근함과 익숙함. 배 단장이 생각해 낸 마케팅 키워드는 단순하면서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소통 창구로는 일방적인 매체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일상화됨에 따라 팬들이 보다 접근하기 쉬워진 장점이 있다.

▲ NC는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마케팅을 펼쳤다.

“기존 구단들이 웹페이지 위주로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했다면 NC는 팬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개설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쌍방향적인 소통을 하길 원했습니다. SNS를 활성화시키니 팬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SNS를 통해서는 구단 내 행사를 비롯해 경기 사진, 라인업, 영상 프리뷰 등을 접할 수 있다. 특히 영상 프리뷰는 NC가 9개 구단을 통틀어 처음으로 시도하는 것으로서 당일 선발투수의 상대팀 통산성적과 주목할만한 선수 등 다양한 정보가 들어가 있다.

또 비시즌에는 전지훈련을 떠난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매일 영상으로 촬영한 뒤 게재함으로써 선수들이 어떻게 훈련하는지 궁금한 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줬다.

◆ 야구 실력보다는 '인성'이 우선

올 한해 NC가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 같지만 되돌아보면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바로 외국인 투수 찰리 쉬렉(29)이 구심을 향해 폭언을 퍼부은 사건이다.

지난 8월 3일 찰리는 문학 SK전에서 이재원에게 던진 몸쪽 높은 코스의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지 못하자 흥분했다.

이에 찰리는 자신의 양 팔을 올려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더니 급기야 홈플레이트 방향으로 걸어가며 김준희 구심을 향해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이에 김 구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고 찰리는 더 큰 제스처와 목소리로 구심을 모욕했다.

선수가 심판에게 대놓고 욕을 퍼부은 사상 초유의 사건이었다. 더군다나 이날 찰리는 김 구심에게 우리말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져 더욱 충격을 줬다.

찰리의 징계 수위는 이튿날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상벌위원회를 통해 벌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으로 확정됐지만 징계가 가볍지 않느냐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 배석현 단장이 바라는 NC는 '좋은 사람들이 야구하는 구단'이었다. 그는 "NC가 승리를 맹목적으로 쫓아가는 구단이 아닌 야구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NC는 선수들이 올바른 직업관을 가지도록 사전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있다.

“기술적인 훈련은 코칭스태프가 하고 있지만 선수들의 인성 교육은 구단에서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NC는 야구만 잘 하는 게 아니라 인격적으로 성숙돼 후배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선수를 육성하기를 원합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NC는 기술적인 부분만 향상시키기 보다는 마음가짐이 올바른 선수로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 차례 위기를 겪은 후 NC가 내놓은 방안이다. 철저한 예방이 또 다른 위기를 만들지 않는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 '좋은 사람'이 야구하는 구단

배석현 단장은 NC가 ‘좋은 사람이 야구하는 구단’으로 기억되길 원한다.

물론 프로이기 때문에 승리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겠지만 그것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팬들에게 좋은 사람들이 야구를 한다는 느낌을 심어주는 것이 그의 목표다.

“승리를 맹목적으로 쫓아가는 구단이 아닌 야구에 진지하게 몰입하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크기 때문에 적어도 10년 정도는 이런 마인드로 야구를 해야 팬들에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은 단계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대로 갈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배석현 단장은 한 해 동안 NC에 열렬한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배 단장은 “1군 진입 2년 만에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응원해준 팬들에게 거듭 감사하다”며 “신축 야구장 문제 때문에 잠시 분란의 중심에 선 적도 있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야구계와 한 목소리를 낸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팬 여러분들도 ‘내 구단’이라는 마음으로 바라봐 줘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들이 야구장에 찾아와 많은 박수로 응원해 주시면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겠습니다. 팬들의 사랑으로 올바르게 서는 NC 다이노스가 되겠습니다.”

▲ NC 선수단이 정규시즌 홈 최종전인 14일 삼성전을 승리한 뒤 홈 팬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취재후기] 배석현 단장이 꿈꾸는 NC 선수단의 참모습은 야구를 잘하기에 앞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는 종목을 막론하고 윤리의식을 망각한 스포츠인들의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 시점에서 매우 적절한 화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NC 선수들이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인성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

[SQ스페셜] ② '세살배기' NC, 팬 열정과 함께 자랐다 도 함께 보세요^^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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