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레전드의 화려한 귀환이다. 잦은 부상으로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박인비(28·KB금융그룹)의 화려한 귀환이다. 물론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긴 했지만 박인비는 한동안 LPGA 무대에서 침묵했다. 그러나 16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활짝 웃었다.
박인비는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세라퐁 코스(파72, 6600야드)에서 벌어진 2017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우승상금 22만5000달러) 마지막날 무려 9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8타를 줄이는 위력을 발휘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미셸 위(한국명 위성미)에 3타 뒤졌던 박인비는 이날 역대 대회 한 라운드 최소타 기록이었던 7언더파 65타를 1타 줄인 8언더파 64타까지 기록했다. 박인비는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아리야 쭈타누간(태국)을 1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박인비는 지난 2015년에도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다시 가져왔다. 역대 대회에서 두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박인비가 유일하다. LPGA 무대에서는 통산 18승이다.
또 박인비의 우승으로 올 시즌 LPGA 무대에서 한국 선수가 3연승을 거뒀다. 지난달 19일 장하나(25·BC카드)가 ISPS 한다 위민스 호주오픈에서 정상에 올랐고 지난달 27일에는 양희영(28·PNS)이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에서 통산 3승째를 거뒀다.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단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선두에서 공동 5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미셸 위와 겨우 3타차밖에 나지 않았기에 역전승 가능성은 충분했다. 박인비의 폭풍 버디는 5번홀부터 14번홀까지 이어졌다. 10개 홀에서 무려 8개의 버디를 낚았다. 파로 막은 홀은 7번과 13번홀뿐이었다.
박인비는 폭풍 버디로 순식간에 선두자리를 되찾았다. 세계랭킹 2위 쭈타누간도 박인비를 맹렬하게 뒤쫓았지만 12번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뒷걸음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인비는 17번홀까지도 쭈타누간에 2타 앞서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
노보기로 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쉬웠다. 박인비는 18번홀에서 모래벙커에 공이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쭈타누간이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지 못해 그대로 박인비의 우승으로 결정됐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박성현(24·KEB하나은행)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내리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2언더파 204타로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박성현은 챔피언 조에서 미셸 위, 뉴질랜드 교포인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와 경기를 치러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박성현은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모두 4언더파 68타를 기록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박성현은 결국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로 자신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또 호주오픈 우승자 장하나는 이날 3타를 줄이며 브룩 헨더슨(캐나다), 미셸 위와 함꼐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까지 선두였던 미셸 위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단독 4위로 대회를 마감, 우승 기회를 놓쳤다.
여기에 이미림(27·NH투자증권)과 최운정(27·볼빅)도 톱10에 합류했다. 이미림과 최운정은 이날 각각 7타와 6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리디아 고와 함께 공동 9위가 됐다. 리디아 고도 4라운드에서 이븐에 그쳐 전날 공동 2위에서 공동 9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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