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8:36 (목)
[SQ이슈] 우승-재승격 큰소리쳤던 성남FC의 추락, 잃어버린 K리그 명문 자존심
상태바
[SQ이슈] 우승-재승격 큰소리쳤던 성남FC의 추락, 잃어버린 K리그 명문 자존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3.18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9월 이후 리그에서 무승, K리그 챌린지 강등 이후도 기대 이하 경기력…우승 승격 목표보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는 것이 중요

[성남=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클래식보다는 챌린지가 훨씬 어렵죠. 클래식은 굳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상위 스플릿이라는 또 다른 목표가 있는데 챌린지는 승격하기 위해서는 우승이 필요하고…."

'까치군단' 성남FC를 이끌고 있는 박경훈 감독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묻어났다. K리그 챌린지 홈 개막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아쉽게 졌던 성남FC는 대전과 원정경기에서 비겨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K리그 챌린지 3번째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점 3을 거둬야만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데 부담이 간다는 것이다.

▲ 박경훈 성남FC 감독이 18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17 K리그 챌린지 3라운드 홈경기 직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박경훈 감독은 18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17 KEB하나은행 2017 K리그 챌린지 3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무래도 K리그 챌린지가 훨씬 어렵고 부담이 된다"며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려면 수원FC와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경기는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박경훈 감독은 수원FC의 압박 플레이에 대비, 수비 뒷공간을 노렸지만 전반 1분 골키퍼 김동준이 미드필더 장은규에게 골킥한 것이 빌미가 돼 선제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장은규가 볼 터치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뒤에서 압박하던 서상민에게 공을 뺏겼고 일대일 위기에서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경기는 그대로 0-1로 끝났다.

성남FC는 지난해 K리그 클래식부터 승리를 따내지 못하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성남FC가 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이겼던 것이 지난해 9월 17일 수원FC와 K리그 클래식 홈경기(2-1 승리)였다. 이후 K리그 클래식에서 2무 6패에 그쳐 순위가 11위까지 미끄러졌고 강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원정 0-0 무승부, 홈 1-1 무승부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서 밀려 강등됐다.

K리그 챌린지로 와서도 마찬가지다. 홈 개막전에서 이정협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졌던 성남FC는 대전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기면서 승점 3을 따내지 못했다. 결국 수원FC와 3라운드 경기에서도 0-1로 지면서 벌써 6개월째 리그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 성남FC 황의조가 18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2017 K리그 챌린지 3라운드 홈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에 대해 한 성남FC 팬들은 "탄천에서 승리의 환호성을 올려본 것이 언제인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라며 "수원FC에도 졌으니 당분간 하위권에서 맴돌지 않겠느냐. 선수층이 너무나 얇아서 반전의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팬들의 말대로 성남FC는 현재 가용 전력이 부족하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매우 제한된 스쿼드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다보니 원톱 황의조에 의존된, 단순한 공격 패턴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주대 축구학과 교수를 역임할 정도로 전략과 전술, 이론에서 해박한 박경훈 감독도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경훈 감독은 "10명 넘게 부상이 발생하다보니 내보낼 선수가 많지 않다. 지도자를 시작하면서 이렇게 어려웠던 적은 처음"이라며 "그나마 오늘 경기를 앞두고 3명 정도 돌아왔지만 그래도 선수가 부족하다. 몸 상태가 나아졌다고 해서 곧바로 경기에 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4월 중순은 되어야 정상 전력이 된다. 3월이 고비"라고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숨을 푹 쉰 박경훈 감독은 "승리가 없으니 선수들도 자신감이 크게 꺾였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대한축구협회(FA)컵도 치러야 한다. 선수들이 없다고 해서 FA컵을 벌써 포기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든 3월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남FC는 K리그 최고 명문의 자존심으로 반드시 우승을 차지해 재승격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러나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엠블럼에 7개의 별이 박혀 있는 K리그 최고명문 성남FC의 자존심은 무참하게 꺾였다. 자칫 잘못하면 성남FC가 다른 챌린지 팀들의 집중 타깃이 돼 앞으로 리그 운영이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다.

▲ 성남FC 안재준(왼쪽에서 두번째)와 수원FC 이승현(왼쪽에서 세번째)이 18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K리그 챌린지 3라운드 맞대결에서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여기에 성남FC 선수들이 K리그 챌린지 개막 첫 3경기를 망치면서 확실히 몸이 굳었다. 우승을 차지해 곧바로 승격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선수들에게 족쇄가 되고 있다.

첫 3경기가 좋지 않은만큼 성남FC는 어떻게 하면 우승을 차지해 곧바로 K리그 클래식에 올라갈 수 있느냐를 생각하기보다는 K리그 챌린지라는 정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당장의 우승보다 단계를 밟은 것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부산도 무패 우승으로 승격하겠다고 큰소리를 쳤다가 큰코를 다쳤다. K리그 챌린지는 만만한 무대가 아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