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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승리 실종',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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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승리 실종', 무엇이 문제인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31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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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구 감독 AG 대표팀 공백 커, 쎄라 외국인 선수 6인 중 가장 부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온데 간데 사라졌다. GS칼텍스가 시즌 첫 승을 또 다음 기회로 미뤘다.

GS칼텍스는 30일 경기도 평택이충문화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현대건설에 2-3(24-26 25-20 25-17 22-22 13-15)로 경기를 내줬다. 개막 후 4연패다.

현대건설을 상대로는 지난 시즌 5승1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했고 더군다나 홈경기에서만큼은 3전 전승을 기록했기에 더욱 큰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현대건설의 외국인 선수 폴리의 53점 맹폭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눈앞에 다가온 승리를 놓쳤다.

▲ 이선구 감독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그는 여자 배구가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는데 크게 기여했지만 소속팀을 돌볼 시간이 부족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리그의 상향평준화, 지난 시즌과는 확 달라진 순위표로 인해 배구팬들이 흥미로운 경기를 만끽하고 있지만 GS칼텍스 이선구(62) 감독의 속은 타들어만 간다. 하루 빨리 마수걸이 승을 신고해야 얽힌 실타래를 풀텐데 번번이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 사령탑의 공백, 뒷심 부족 노출 

한국 여자 배구는 이 감독의 지휘 하에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GS칼텍스는 마냥 웃지 못했다. 호흡을 맞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 역시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나와 선수들(한송이, 배유나)이 대표팀에 차출돼 훈련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못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GS칼텍스는 차해원 수석코치의 지휘 하에 비시즌을 보내야만 했다.

개막전부터 꼬였다. GS칼텍스는 첫 경기에서 지난해 챔피언 결정전에서 맞붙었던 IBK기업은행을 상대했다. 결과는 0-3 완패. 스코어만 놓고 보면 일방적으로 밀린 것 같지만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초반 2세트는 거의 잡았다가 놓쳤다. 뒷심에서 밀렸다.

4패 중 2패는 풀세트 패배였다. 흥국생명전에서는 혈투 끝에 4세트를 29-27로 잡았지만 기세를 잇지 못하고 5세트 들어 급격히 무너졌다. 현대건설전에서도 2,3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조직력에서 한계를 노출했다. 이동공격을 시도하던 배유나는 세터 정지윤과 손발이 맞지 않자 이마를 치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고민에 빠진 이 감독은 한송이를 센터로, 표승주를 레프트로 활용하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최상의 조합은 여전히 실험중이다.

◆ 베띠가 그립다, ‘분발하라 쎄라’ 

▲ GS칼텍스가 반전하려면 외국인 선수 쎄라(오른쪽)의 분전이 필요하다. 그는 현재 외국인 선수 6인 중 가장 낮은 공격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사진=GS칼텍스 제공]

2010~2011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활약했던 쎄라 파반은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기대만큼 활약해주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 196cm 장신의 라이트 공격수는 공격 종합 9위에 머무르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득점 1위, 오픈 1위, 시간차 2위, 백어택 2위 등 공격 전 부문에 걸쳐 두각을 나타냈던 베띠의 활약에 힘입어 우승컵을 품을 수 있었다. 그는 특히 챔피언결정전 4,5차전에서 역대 남녀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최다인 54점, 55점을 올리며 해결사로서 만점 활약을 했다.

반면 쎄라는 공격 점유율이 6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40%로 가장 낮은데다 공격성공률까지도 35.45%로 가장 저조해 이 감독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현대건설전 패배는 외국인 선수간 대결의 패배나 다름없었다. 쎄라는 폴리(53점)의 절반도 못 미치는 21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 생각보다 큰 이숙자-정대영의 공백 

이숙자와 정대영의 공백도 무시할 수 없다. 이숙자는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하고 KBSN 스포츠 해설위원으로, 자유계약선수(FA) 정대영은 한국도로공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숙자는 지난 시즌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통째로 시즌을 날렸지만 막판 팀에 합류해 정지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허를 찌르는 현란한 토스워크로 IBK기업은행의 블로커들을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코트 밖에서는 맏언니로 후배들을 다독였다.

▲ GS칼텍스는 지난 시즌까지 센터로 맹활약하던 정대영을 한국도로공사로 떠나 보낸 후 높이가 낮아져 고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센터 정대영의 부재도 생각보다 훨씬 크다. 정대영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블로킹 4위(세트당 0.626개)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세트당 0.619개로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로킹을 잡아내며 우승에 기여했다. 표승주와 한송이, 배유나가 돌아가며 분투하고 있지만 높이가 현저히 낮아져버렸다.

이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우리는 한 경기 한 경기 승리를 추가해 포스트시즌만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시즌 모든 전문가가 GS칼텍스의 열세를 점칠 때 이를 뒤집었고 만리장성의 벽을 넘고 한국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긴 명장이다.

GS칼텍스는 초반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일어나 챔피언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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