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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3전4기'로 이뤄낸 3부 승격, 이젠 평창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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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3전4기'로 이뤄낸 3부 승격, 이젠 평창으로 간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0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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슛 숫자 30-11 일방적인 공격, 한수진 멀티골로 2-0 승리,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A 전승 우승…내년 디비전1 그룹B서 경쟁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아이스하키가 3전 4기 끝에 3부 리그로 승격하는데 성공했다. 2013년 디비전2 그룹B(5부)에서 우승을 차지해 디비전2 그룹A(4부)로 승격한 이후 4번째 도전에서 이뤄낸 디비전1 그룹B 승격이다.

사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은 8일 강원도 강릉 가톨릭관동대학교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 선수권 디비전2 그룹A 풀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피리어드와 3피리어드에 한수진의 연속골에 힘입어 네덜란드를 2-0으로 꺾었다.

▲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8일 강원도 강릉 가톨릭관동대학교 관동하키센터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 2017 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전승 우승, 내년 디비전1 그룹B 승격을 확정지은 뒤 어깨동무를 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하키뉴스  임채우/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이로써 한국은 슬로바키아전(5-1 승리), 영국전(3-1 승리), 호주전(8-1 승리), 북한전(3-0 승리), 네덜란드전(2-0 승리) 등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 내년에는 디비전1 그룹B에서 뛸 수 있게 됐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디비전2 그룹A에서 2014년과 2015년 3위, 지난해 2위에 이어 4번째 도전에서 승격을 이뤄냈다.

그야말로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장족의 발전을 했다. 첫 대표팀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에 1-17로 대패한 것이 불과 18년 전이다. 또 2003년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중국에 1-30으로 대패했고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일본에 0-29로 참패했다.

일본에 29골차로 대패했던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정확하게 10년 만에 화려하게 빛났다.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는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태국을 상대로 20-0 대승을 이끌어내며 아시안게임 첫 승을 거뒀고 중국에는 연장 접전 끝에 3-2로 이기는 성과를 냈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는 0-1로 아쉽게 졌지만 오히려 일방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남자아이스하키와 달리 귀화선수 1명 없이 이뤄낸 성과다. 2012년만 해도 IIHF 세계랭킹이 28위에 머물렀던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순위를 21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북한전과 네덜란드전은 한국 여자아이스하키의 발전을 직접 볼 수 있는 경기가 됐다.

▲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의 한수진(왼쪽에서 두번째)이 8일 강원도 강릉 가톨릭관동대학교 관동하키센터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 2017 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마지막 경기에서 퍽을 몰고 질주하고 있다. [사진=하키뉴스  임채우/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2011년 동계아시안게임 때만 하더라도 북한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1-6으로 완패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북한을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특히 이번 북한전 승리는 일방적인 경기 운영 끝에 따낸 것이어서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수준이 완전히 역전됐음을 확인했다.

한국이 꺾은 네덜란드는 지난해 디비전1 그룹B에서 6위(최하위)를 기록, 디비전2 그룹A로 밀려난 팀이긴 하지만 2013년과 2015년만 해도 디비전1 그룹B에서 2위를 차지한 강호였다.

이런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또 다시 일방적인 경기 내용을 선보였다. 슛 숫자에서 한국은 30-11로 일방적이었다. 1피리어드에서는 슛 숫자가 5-5로 동일했지만 2피리어드 15-3, 3피리어드 10-3으로 파상 공세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2피리어드 16분 4초와 3피리어드 2분 53초에 한수진의 멀티골이 나왔다.

이제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내년 디비전1 그룹B에서 경쟁한다. 올해 세계선수권이 9일부터 15일까지 폴란드에서 벌어지는 가운데 슬로바키아, 라트비아, 카자흐스탄, 이탈리아, 중국, 폴란드 가운데 한 팀이 한국 대신 디비전2 그룹A로 떨어지게 된다.

4번의 도전에서 드디어 디비전1로 승격한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 한국 여자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이 8일 강원도 강릉 가톨릭관동대학교 관동하키센터에서 벌어진 네덜란드와 2017 IIHF 세계 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 디비전2 그룹A 마지막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전승 우승, 내년 디비전1 그룹B 승격을 확정지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키뉴스  임채우/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물론 메달은 언감생심이다. 세계랭킹 1위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2위), 핀란드(3위), 러시아(4위), 스웨덴(5위), 스위스(6위), 일본(7위)가 비교했을 때 한국의 세계랭킹은 한참 뒤다. 그러나 한국 여자아이스하키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한국 여자축구가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당시 중국, 일본, 북한은 물론 대만에도 참패를 당했을 때만 해도 지금의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나타나고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16강에 올라가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해냈다.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아이스하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와 지원이 이어진다면 또 한번의 승격까지도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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