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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일본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 은퇴 선언, 끝내 김연아 넘지 못한 2인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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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일본 피겨스타 아사다 마오 은퇴 선언, 끝내 김연아 넘지 못한 2인자 마감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1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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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4대륙 선수권 3차례씩 우승했지만 정작 기대했던 올림픽서는 은메달…평창 올림픽 출전 의지 불태웠지만 현역 마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사다 마오(일본)가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출전 의지를 불태웠지만 끝내 세월을 이겨내진 못했다. 일본선수권에서도 12위까지 밀려난 자신의 기량 저하에 일본 피겨를 풍미했던 스타 아사다 마오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아사다 마오는 지난 10일 오후 10시 51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갑작스럽지만 피겨 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마칠 것을 결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스케이팅을 했던 것도 많은 분들이 버팀목이 되어주고 응원 덕분이었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아사다 마오는 2002년 3회전 반을 회전하는 트리플 악셀을 뛰면서 단숨에 일본 여자피겨의 스타이자 유망주로 도약했다. 2004~2005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과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모두 석권하면서 일본 내에서도 유력한 차세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5~2006 시즌에는 시니어로 올라서 2번의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고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이리나 슬러츠카야(러시아)까지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일본 내에서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보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고 당시 일본 총리인 고이즈미 준이치로도 "우수한 인재가 출전해야 올림픽도 흥미로워지는 것"이라고 측면 지원했지만 아쉽게도 생일이 3개월 늦어 밴쿠버 동계올림픽으로 꿈을 미뤄야만 했다.

그러나 이 3개월이 아사다 마오의 염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에 이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동갑내기 김연아의 급부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주니어 시절부터 라이벌이긴 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아사다 마오가 훨씬 우위였다. 하지만 김연아가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브라이언 오서와 손을 잡은 뒤 기량이 급성장하며 세계 최고로 떠올랐다. 이후 아사다 마오는 '영원한 2인자'가 된다.

전체 메달 숫자를 놓고 보면 김연아보다 아사다 마오가 훨씬 많다. 주니어 월드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주니어선수권,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 선수권, 세계선수권,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 숫자는 아사다 마오가 금메달 12개, 은메달 7개, 동메달 4개로 김연아(금9, 은6, 동2)보다 많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아사다 마오에게는 올림픽 금메달이 없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와 함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등 2번의 대회에 출전했지만 2010년 은메달 1개에 그쳤다. 김연아는 2010년 금메달과 2014년 석연치 않은 은메달로 21세기를 풍미한 피겨 스케이터가 됐다.

이 때문에 아사다 마오는 2014~2015 시즌을 완전히 쉬고 2015~2016 시즌부터 재기의 꿈을 키웠다. 2015~2016 시즌만 하더라도 그랑프리 컵 오브 차이나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하지만 세계선수권 7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낸 뒤 2016~2017 시즌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2번의 그랑프리 대회에서 6위와 9위에 머무르면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일본 선수권에서는 12위까지 밀리며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와 달리 평창 동계올림픽의 꿈을 이어갔던 것은 자신이 스스로 '2인자'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김연아가 갖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을 자신도 따내야만 김연아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일종의 강박관념이다. 이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트리플 악셀을 시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트리플 악셀은 언제나 아사다 마오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성공하면 높은 점수를 받지만 실패하면 점수가 크게 깎인다. 게다가 트리플 악셀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착지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도 상당해 통증을 더욱 악화되게 만든다. 이 때문에 2016~2017 시즌에는 트리플 악셀을 오히려 자제하기도 했다.

이제 아사다 마오까지 현역에서 물러나면서 2000년대를 풍미했던 피겨 스타가 모두 작별을 고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미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발전을 위해 물밑으로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 김연아가 직접 만든 올댓스포츠는 어느덧 한국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관리하는 매니지먼트사로 성장했다. 아사다 마오 역시 앞으로 프로선수 생활과 함께 일본 피겨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인생을 살 것으로 보인다.

아사다 마오는 김연아를 끝내 넘지 못한 영원한 2인자로 남았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1인자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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