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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민아보다 더 뜬 장슬기, U-17 월드컵 우승보다 더 기쁜 아시안컵 예선 2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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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민아보다 더 뜬 장슬기, U-17 월드컵 우승보다 더 기쁜 아시안컵 예선 2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7.04.14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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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 동점골로 여자아시안컵 본선진출 발판…"내 축구인생에서 가장 먼저 떠오를 순간"

[김포공항=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의도하지 않은 골이어서 더 기쁜 것 같아요. 북한과 경기에서 넣은 골은 정말로 제 인생의 골이예요."

지난 7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렸던 북한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후반 33분 천금과 같은 동점골을 넣은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평양에서 서울까지 무려 26시간이 걸리는 여정이었지만 장슬기에게 피곤함은 묻어나지 않았다. 1주일 전 북한전 동점골의 기쁨을 마음껏 누렸다.

▲ 북한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넣으며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AFC 여자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발판을 만든 장슬기가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새로운 공격형 미드필더로 떠오른 장슬기는 1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자리에서 "북한을 상대로 골을 넣을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기뻤다"고 말했다.

북한전 동점골이 있기 전까지 장슬기의 '인생경기'는 2010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이었다. 당시 최덕주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 U-17 여자축구대표팀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렸던 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일본과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일본과 3골씩 주고 받는 치열한 난타전 속에서 120분 연장전까지 3-3으로 마친 대표팀은 결국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일본의 선축으로 시작한 승부차기에서도 1명씩 실축해 3-3이 된 상황에서 무라마쓰 도모코가 실축하면서 한국에 유리해졌다. 무조건 넣어야 하는 부담 속에서 장슬기가 나서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한국의 첫 FIFA 주관대회 첫 우승이 완성됐다.

이에 대해 장슬기는 "그동안 FIFA U-17 월드컵 우승이 내 축구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때였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평양에서 경기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다"며 "사실 골을 넣으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언니들에게 공격 기회를 이어주려고 올린 크로스였다. 슛터링이 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FIFA U-17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 성공과 북한전 동점골 가운데 가장 기쁜 순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장슬기는 "승부차기도 기쁘고 북한전 동점골도 기쁘다. 하지만 북한전 동점골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활짝 웃었다.

또 장슬기는 9일 벌어졌던 홍콩전에서도 6-0 승리를 완성하는 골을 넣었다. 만약 5-0으로 끝났다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3골 이상을 넣고 2골차 이상으로 이겼어야 하는 부담이 있을 수도 있었다. 그 부담을 지워버린 것도 바로 장슬기였다. 이민아보다 더 떴다는 평가가 과장이 아닌 이유다.

장슬기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막판에 넣은 골은 사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언니들이라도 넣어줬을 것"이라며 "모두가 하나로 똘똘 뭉쳐 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을 이뤄냈다. 어려울 것이라고 주위에서 얘기했지만 해냈다. 지금까지 자신감이 50%였다면 이제는 90%로 올라왔다. 자신감을 많이 얻은 대회였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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