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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전력·OK저축은행 'V리그 반란' 닮은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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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한국전력·OK저축은행 'V리그 반란' 닮은꼴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05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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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만한 외국인 선수에 국내 선수 공격력까지 시너지 효과…탄탄한 수비도 한몫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지난 시즌 하위팀이었던 수원 한국전력과 안산 OK저축은행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V리그 남자부 판도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V리그 출범 이후 그동안 남자부 판도는 대전 삼성화재 아니면 천안 현대캐피탈이었다. 인천 대한항공의 도전도 거셌지만 구미 LIG손해보험을 비롯해 한국전력 등은 제대로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하지만 NH농협 2014~2015 V리그만큼은 다르다. 대한항공이 4일까지 선두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과 같은 3승 1패이지만 승점에서 뒤졌고 OK저축은행은 경기를 덜 치렀을 뿐이지, 유일한 무패팀이다.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이 불과 한 시즌만에 달라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이 두 팀의 공통점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이 확실한 외국인 라이트 공격수 영입으로 좌우 쌍포를 구축한데다 탄탄한 수비 조직력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0일 LIG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이긴 뒤 환호하고 있는 한국전력 선수들. [사진=KOVO 제공]

◆ 확실한 외국인 선수 영입,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그동안 강할 수 있었던 것은 확실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레안드로나 레오 등 확실한 외국인 공격수가 있었다. 워낙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이 강해 '몰빵 배구'라는 소리도 들었다.

현대캐피탈은 숀 루니 같은 걸출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을 때 삼성화재를 제치고 챔피언에 오른 적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부터 아가메즈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에는 그동안 확실하게 공격을 마무리지어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없었다. 레오나 아가메즈처럼 공격을 확실하게 매듭지어줄 선수가 없어 공격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언제나 외국인 선수 매치업에서 밀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쥬리치와 시몬이 확실하게 공격을 매듭지어주고 있다. 레오나 아가메즈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한국전력은 쥬리치가 오른쪽을 완전하게 메워주면서 '완성체'가 됐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은 삼성화재에 이어 4일 현대캐피탈까지 완파하며 2013년 3월 이후 20개월만에 3연승을 달렸다.

이에 대해 전광인은 "오른쪽에서 쥬리치가 든든하게 버텨주기 때문에 누가 부진해도 이끌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마음이 편하다"며 "쥬리치는 공격이 안돼도 블로킹 등 다른 쪽으로 해주기 때문에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또 2011년부터 한국전력에서 뛰고 있는 서재덕도 "이전 시즌에는 어디를 채우면 다른 곳이 비곤 했는데 쥬리치가 들어오면서 빈 틈이 없어졌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OK저축은행은 시몬의 활약이 무섭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트리플 크라운까지 작성한 그의 활약 속에 OK저축은행은 4일까지 유일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KOVO 제공]

OK저축은행에는 시몬이 있다. 이미 OK저축은행은 시몬의 영입부터 더이상 약체로 평가받지 않게 됐다. 당당하게 대한항공, 삼성화재, 현대캐피탈과 함께 4강으로 분류됐다.

시몬은 아직 3경기를 치렀을 뿐인데도 107득점으로 전체 5위를 달리고 있다. 경기당 평균 36점 정도를 올리고 있다. 대한항공 산체스가 5경기에서 175득점으로 경기 평균 32점이니 오히려 이를 넘어서는 셈이다.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43득점과 함께 서브 에이스 6득점, 후위 공격 13득점, 블로킹 3득점으로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또 대한항공과 경기에서도 42득점을 올리며 대한항공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시몬은 서브가 좋다. 3경기 12세트를 치르면서 17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하며 세트 평균 1.417개의 서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를 두고 김세진 감독도 "훈련 과정에서 계속 봐왔지만 스윙이 무척 빨라 서브를 무섭게 때린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 확실한 국내 공격수로 좌우 쌍포 완성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에는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도 있지만 국내 선수의 활약도 만만치 않다. 쥬리치와 시몬이 라이트에서 맹활약해주지만 레프트의 국내 선수도 뛰어난 공격력을 보여준다.

한국전력에는 서재덕과 전광인이 버티고 있다. 이 가운데 전광인은 한국전력의 '넘버 투'다.

전광인은 5경기에서 87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9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전광인은 60.63%의 공격 성공률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여기에 서재덕은 전광인과 함께 레프트를 보면서 안정적인 리시브와 디그에 주력한다. 서재덕은 213개의 리시브 시도 가운데 134개를 완벽하게 성공시켜 팀의 공격이 원활하게 흘러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디그 역시 39개 가운데 32개로 완벽한 모습이다.

▲ 한국전력은 쥬리치와 함께 좌우 쌍포를 형성하고 있는 전광인의 활약이 무섭다. 전광인은 득점 부문 9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쥬리치와 함께 공격을 분담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OK저축은행에는 송명근이 있다. 송명근의 공격 성공률도 59.09%로 전체 3위다. 레프트 송명근의 빠른 공격으로 OK저축은행 역시 확실한 좌우 쌍포를 구축하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에서 연달아 터진다면 상대팀으로서는 막아낼 재간이 없다.

여기에 송희채도 함께 OK저축은행의 레프트를 맡는다. 공격은 주로 송명근이 담당하지만 송희채 역시 공격에 가담하는 한편 리시브와 디그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송희채는 106개의 리시브 시도 가운데 70개를 완벽하게 올렸을 뿐 아니라 디그 역시 21개 가운데 18개를 성공시켜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 완벽한 수비로 용의 눈동자를 찍다

아무리 공격이 강하더라도 완벽한 수비가 없으면 무소용이다. 리시브와 디그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상대팀에 득점을 허용할 뿐 아니라 공격으로 풀어나가기도 어렵게 된다. 서브와 상대 공격을 안정적으로 받아내 세터가 공을 효과적으로 올려줘야만 공격 시너지 효과가 생긴다.

한국전력에서는 역시 서재덕과 오재성의 수비가 안정적이다. 서재덕은 세트당 6.6개의 리시브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수비 부문에서도 세트 평균 8.2개로 1위다.

또 신인 오재성도 경기 평균 2.55개의 디그로 전체 4위에 올라있다. 한국전력은 오재성 외에도 권준형(1.80개), 서재덕(1.60개)의 디그에 힘입어 상대팀의 공격을 가장 잘 막는 팀으로 성장했다.

OK저축은행도 리시브 부문 2위에 올라있는 송희채의 활약이 좋다. 여기에 수비 부문 2위인 정성현이 제몫을 주고 있다. 정성현은 세트당 디그 2.583개로 전체 3위에 올라있다.

수비가 잘되니 세터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OK저축은행의 이민규와 한국전력의 권준형 모두 세트 평균 11.333개와 11.200개로 세트 부문 2, 3위에 올라 있다. 이민규와 권준형이 완벽하게 공을 올려주고 좌우 쌍포의 공격력이 이를 해결하는 선순환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봤을 때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상승세 모두 잠깐 불고 마는 돌풍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이 동시에 포스트시즌에 오르게 된다면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가운데 한 팀은 오르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대한항공도 고공행진 중이어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모습을 포스트시즌에 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V리그 남자부 판도를 180도 바꿔놓은 한국전력과 OK저축은행은 오는 8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1라운드 최고의 빅매치가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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