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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밴드포커스 100회 특집.1] 파스텔뮤직 이응민 대표 '파스텔은 죽지않는다' 새로운 청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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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밴드포커스 100회 특집.1] 파스텔뮤직 이응민 대표 '파스텔은 죽지않는다' 새로운 청사진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8.01.11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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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인디신 발전을 위해 뛰어온 박영웅의 밴드포커스가 100회 연재를 맞아 2018년 국내 인디신을 각 분야를 이끄는 CEO 특집 기사를 시리즈별로 준비했습니다. 1부는 파스텔뮤직 이응민 대표입니다.

[스포츠Q(큐) 글 박영웅 · 사진 주현희 기자]  파스텔뮤직은 지난 2002년 10월 설립된 음반레이블이다. 첫 시작은 외국 팝 음악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사업이었다. 2005년께부터는 자체적으로 음악을 제작하는 전문 레이블의 면모를 갖췄고 2006년부터 성과가 나타나면서 인디신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당시 파스텔뮤직은 '인디신의 삼성', '인디음악의 흐름을 바꿔 놓은 레이블'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내 인디신을 대표하는 레이블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지난해 15주년을 맞이했던 파스텔뮤직의 현재 모습과 미래 방향은 어떤 것일까. '박영웅의 밴드포커스'는 이응민 대표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순수했던 음악 마니아. 인생 초반 고난의 연속

이응민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빠져 사는 '마니아'였다. 하지만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 하거나 직업으로서의 꿈을 꾼 적은 없었다. 음악과 관련된 직업의 시작은 우연히 찾아왔다.

"살면서 한 번도 음악으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직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한 적 없었어요. 그런데 이쪽 일이 자연스럽게 온 것 같아요. 드라마 음악 이것도 하려고 한 것은 아니었죠. 신문 구인광고를 봤는데 한 달 후 방송될 SBS 아침드라마 선곡자를 구하더라고요. 이력을 보냈는데 합격하게 됐고 제가 선곡한 곡이 작품의 시그널로 쓰였죠."

하지만 이응민 대표에게 드라마 선곡자라는 직업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는 음반사를 선택했고 이곳에서 일하면서 여러 장르의 많은 음악을 소개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 기회도 잠시 보증 문제로 인해 회사에 다닐 수 없었고 건설현장 용역부터 음식 배달 등 온갖 고생을 다 경험했다.

"드라마는 감독이 왕이에요. 전 왕 노릇을 꼭 해야 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제가 주도를 해야 하는 성격이기도 해요. 의견이 다른 경우가 많고 부딪치면서 힘들어졌죠. 그때 음반사에서 오퍼가 왔어요. 음반사를 다니면서 많은 음악을 소개했고 경험도 쌓였죠. 그러나 그때 배신을 당하면서 보증 문제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회사에 다닐 수 없게 됐어요. 1년간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죠. 부모님과도 인연 끊고, 막노동, 짜장면 배달, 전자상가에서 음식배달을 하면서 고시원에서 살게 됐죠."
 

 

◆뛰어난 감각. 파스텔 뮤직 인디신을 대표하는 제작자가 되다

이응민 대표의 인생 터닝포인트가 찾아왔다. 그는 우연한 계기에 선배를 만났는데 선뜻 도움을 주겠다고 하자 500만 원을 빌렸다. 이 돈으로 만든 것이 파스텔뮤직이었다.

"우연히 선배를 만났는데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500만 원만 달라고 했죠. 받아서 고시원에서 시작한 것이 파스텔뮤직입니다. 당시 마스터플랜이 힙합 공연장을 했는데 거기 사무실 한 귀퉁이를 내줘서 이곳에서 숙식하면서 파스텔 뮤직을 운영했습니다."

파스텔뮤직의 첫 번째 사업은 수입 음반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일이었다. 이응민 대표의 감각적인 선곡 능력이 발휘되면서 예상외의 이익을 거뒀고 홍대 쪽으로 사무실을 옮길 정도로 기반을 잡았다. 이런 기반을 계기로 파스텔뮤직은 자신들의 음악을 제작할 수 있었고 국내 최고의 인디레이블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외국 팝 음악을 라이센스했어요. 예상외로 잘됐죠. 그래서 이것을 기반으로 2005년부터 저희 음악을 제작했어요. 처음에는 잘돼야 한다는 느낌으로 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기반이 잘 잡히면서 2006년부터는 제작의 범위를 확대했고 이후 계속해서 잘됐어요."

 

◆'인디계의 삼성'이라 불리던 파스텔뮤직 최고의 레이블로 자리하다

파스텔뮤직은 2000년대 중후반 들어 국내 인디신을 이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게 됐다. 에피톤프로젝트, 요조, 타루, 한희정, 루싸이트토끼, 솔비 등 당시 파스텔뮤직은 음악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뮤지션들을 배출하거나 활동을 지원하면서 당시 인디음악 시장을 주도했다. 주변에서는 파스텔 뮤직에 '인디계의 삼성'이라는 별명을 붙일 정도였다. 모두 이응민 대표의 시대적 흐름을 읽는 음악적 능력으로 이뤄진 일들이었다.

"2000년대 초반 인디음악을 주도했던 것은 남성이었죠, 음반 구매 역시 남성이 주도하는 분위기. 하지만 파스텔 뮤직의 음악은 여성 친화적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당시는 변화의 시기였어요. 남성 중심 음악에서 여성 친화적 음악으로의 색깔 변화 조짐이 보이는 상황이었죠. 하지만 여성 팬들을 만족시켜줄 만한 음악은 많지 않았습니다. 델리스파이스 등 몇몇 팀을 제외하고서는 모두 센 음악. 그러나 우리 음악이 자리를 잡으면서 세대교체의 강한 바람이 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싸이월드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싸이월드 BGM으로 소비하기에 우리 회사 음악들이 잘 맞는다는 평가를 계속해서 받았죠, 이후 온라인 음악이 활성화되면서 파스텔뮤직 스타일의 음악들이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된 것 같아요."
 
 

 

◆파스텔뮤직이 몰고 온 혁명, 밴드신 변질 논란까지 일다

파스텔뮤직이 내놓는 음악들은 인디신의 주도를 넘어 스타일의 변화를 몰고 올 정도의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 자연스럽게 인디신 음악들은 파스텔뮤직 스타일이 자리를 잡게 됐고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던 강렬한 록 음악들은 대부분 쇠퇴하게 됐다. 현재 인디신 모양새를 파스텔뮤직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파스텔뮤직이 밴드신을 변질시켰다는 논란도 따라왔다.

"현재 문학 영화 뮤지컬 등 문화예술 시장을 주도하는 소비층 대부분은 여성들입니다. 한 예로 출판계도 인디신처럼 왜 여성들이 좋아하는 책만 내느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죠. 모두 어폐가 있는 주장이라고 봐요."

"객관적으로 봐야 합니다. 남성뮤지션이 여성 뮤지션보다, 센 음악보다 소프트한 음악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팬층이 여성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현재는 더 심화했어요. 여성들이 인디음악신을 끌고 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에서 파스텔뮤직의 음악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접점이 맞았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어릴 적에는 메탈 같은 강력한 음악을 좋아했다는 것을 알아주세요."(웃음)

 

◆'혁명'을 이끌어온 파스텔뮤직 현재는 위기일까?

이처럼 시대를 호령했던 인디신의 대표 레이블 파스텔뮤직은 현재 예전과 비교해 위기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른다. 파스텔뮤직을 주도하던 대형 뮤지션들은 한꺼번에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다른 회사로 이동했고 눈여겨 볼만한 대형 신인의 등장도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파스텔이라는 기업 자체가 문화 종합그룹을 지향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를 주도하는 것은 레이블인 만큼 이쪽을 중심으로 위기설이 나오는 것은 그림이 좋아 보이질 않는다. 이응민 대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위기라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대외적으로 메인 뮤지션들이 여러 이유로 계약을 하지 않았고 다른 회사로 떠나갔어요. 이런 상황이 한꺼번에 일어났어요. 신인들을 픽업해서 기반을 닦고 처리해야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한꺼번에 이런 일이 찾아왔다는 것은 분명 위기로 볼 수 있어요."

"15년 넘게 파스텔뮤직을 운영해오면서 제가 지쳤던 것 같아요. 특히 사람에게 지친 게 많았죠. 배신에 가까운 결별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재작년 말부터 회사 일에 전혀 관여를 안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회사에는 구심점이 없어졌고 외부에선 이를 심각한 위기로 보는 것 같아요." 
 
◆일시적인 위기에 파스텔은 죽지 않는다 '변화와 혁신 중'

이처럼 이응민 대표는 현재 파스텔뮤직의 분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현재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라고도 답했다. 그는 파스텔이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가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현재가 위기의 시점은 맞지만, 이 위기가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회사 일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놀고먹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웃음) 다른 분야 다른 길을 찾고 해보려고 준비를 해왔어요."

"별개의 것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파스텔 카페를 보면 잘 알 수 있어요. 이 공간 안에서 차도 마시고 공연도 하고, 현역 시인이 운영하는 공간도 있고, 책도 접할 수 있는 서점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죠."

"현재 이곳에서 로고를 보면 파스텔에 뮤직이 없어요. 이것은 파스텔이 단순히 음악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회사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들어있다는 것으로 해석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하고 싶은 게 많았지만, 인력, 경제력, 네트워크 모든 게 부족했어요. 하지만 이젠 15년 파스텔뮤직에서 쌓은 노하우를 결합해 음악과 다른 문화예술을 결합하는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갈 것입니다. 이것이 현재 파스텔의 변화와 혁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존의 것을 지키면서 확장' 파스텔뮤직의 청사진

파스텔은 현재 음악과 문화와 예술 사업이 결합한 '문화예술기업'으로 성장하고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응민 대표는 파스텔의 핵심인 파스텔뮤직에 대한 중요성을 여전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더욱 전략적인 뮤지션 육성과 앨범 발매 방식을 도입하고 차별화된 페스티벌을 통해 파스텔 뮤직의 제2의 전성기를 만들어 내겠다는 각오를 들려줬다.

"파스텔이 음악외 다른 문화 예술 분야로도 확장해 나겠다는 것은 기존 것을 등한시하고 새로운 것을 중심으로 한다는 소리는 아닙니다. 기존의 것은 지키면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정답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파스텔뮤직 레이블 사업은 중요합니다."

"1년의 공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 제가 된다고 생각했던 뮤지션들은 거의 다 잘 됐어요. 이런 감각과 경험을 토대로 요즘 추세에 맞춘 전략을 활용한다면 파스텔뮤직이 다시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을 돌이켜보면 당시 뮤지션들은 계약을 하면 바로 앨범을 내고 시작을 했죠.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하면 파묻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단계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뮤지션 데뷔와 발굴, 성장에 있어서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한 명의 뮤지션이 아닌 여럿의 뮤지션이 함께 움직이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나 파스텔만의 페스티벌 같은 것도 좋은 예가 되겠죠. 특히 페스티벌의 경우 차별화된 파스텔뮤직만의 색이 담긴 것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파스텔뮤직은 변화와 혁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이응민 대표에게 현 인디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묻다

보다 대중적으로 인디신 음악의 변화를 주도했던 이응민 대표에게 국내 인디신의 미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현 국내 인디신이 가요계와 더욱 밀접해지고 시장규모가 확대되는 시점에서 반드시 들어봐야 할 질문이었다. 그는 인디신이 가요계와 음악 시장을 양분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디음악은 소수 아마추어가 하는 음악이 아니라 메인스트림과 시장을 양분하고 있어요. 음악만 좋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시장으로 성장한 거죠."

"우리나라도 이런 조짐이 보입니다. 가요 음악과 인디신 음악이 영향을 주고받고 있어요. 한 예로 가요를 주도하는 아이돌 역시 스스로 곡을 만드는 싱어송라이터 개념, 창작자 개념이 자리를 잡고 있는 시대가 됐죠. 이건 모두 인디신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봐요."

"2000년대 중반까지도 인디신과 가요신은 달랐지만 이젠 경계가 사라지고 있어요. 이런 현상은 인디신에서 성공하면 충분히 주류 가요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국내 인디신도 외국의 사례처럼 메인스트림 음악신을 주도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때문에 인디신에 더 많은 자본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자본이 들어온다고 해서 인디만이 가진 정신이 변해서는 안 되겠죠." 
 
◆이응민 대표의 목표? "잘하는 것"

마지막으로 이응민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를 들려줬다. 그는 신을 주도하겠다는 욕심보다는 스스로 잘하고 싶다는 소박하면서도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남겼다.

"신을 주도하고 잘못된 것을 고겠다는 생각은 자만심이라고 봐요. 이런 것은 협회와 같이 해나가는 것이고 다만 파스텔은 더 잘되고 좋은 음악 만들고 더 잘하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고 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문화예술 복합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칼을 뽑는 시기가 올 겁니다."

 

■이응민 대표

서울 출신. 어린 시절부터 음악 듣기를 좋아했던 마니아. 드라마 선곡자를 시작으로 음반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2002년 10월 음반레이블 파스텔뮤직을 설립했다. 이후 팝음악 유통을 중심으로 하다 2000년대 중반 국내 뮤지션을 중심으로 자체 음악을 제작 유통했고 인디신의 혁신을 몰고 왔다. 현재도 이나래, 알레그로를 비롯한 참신한 뮤지션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파스텔을 문화예술복합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청사진도 가지고 있다. 

(*더 많은 인디신, 가요계의 소식은 스폐셜 연재기사 '인디레이블탐방' 이외에도 박영웅 기자의 '밴드포커스', '밴드신SQ현장', '가요포커스', '가요초점'Q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박영웅 밴드전문 기자의 개인 이메일은 dxhero@hanmail.net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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