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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출신 KT 김우람, 첫 포스트시즌 경기서 결승 3점포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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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출신 KT 김우람, 첫 포스트시즌 경기서 결승 3점포 '대박'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3.12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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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랜 정영삼 막는 역할 맡으며 4쿼터 막판 결승득점

[인천=스포츠Q 박상현 기자] "우람아, 넌 할 수 있어. 넌 최고야.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부산 KT 김우람(26)은 12일 인천 전자랜드와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한 곳을 응시하며 계속 중얼거렸다.

자신이 좋아하는 성경 구절도 외워봤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것이었다.

이를 본 전창진 감독은 씩 웃고는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며 "괜찮아. 하던대로 하면 돼. 긴장하지마"라고 격려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조성민(31) 같은 선배들도 적지 않은 조언을 해줬다. 큰 경기에서는 세밀한 부분에서 승부가 가려지기 때문에 감독이 지시한 그 부분을 제대로 수행만 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KT 김우람이 12일  전자랜드와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드리블을 하며 패스할 곳을 엿보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이라는 중요한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김우람의 첫번째 책임은 바로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30)을 막는 것. 외곽슛 능력이 좋은 정영삼을 막으면 전자랜드의 공격 루트 하나가 끊기기 때문에 김우람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것이었다.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없어서였는지 수비가 뜻대로는 되지 않았다. 1,2쿼터에 3점씩을 내줬고 3쿼터에는 5점을 내주면서 추격의 빌미를 주고 말았다. 이날 정영삼은 11득점을 올렸다.
 
정영삼을 제대로 막지 못해 아쉬워하는 김우람에게 동료, 선배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하던대로 잘하고 있어, 기죽지 마"라며 용기를 계속 북돋워줬다. 힘이 났다.
 
리카르도 포웰의 원맨쇼에 경기가 뒤집혔던 63-67로 뒤집혔던 4쿼터 막판. 조성민의 3점포가 먼저 불을 뿜으며 66-67로 쫓아갔다.
 
김우람도 가능할 것 같았다. 올시즌 54경기 전 경기에 나서 평균 23분59초를 뛰며 경기당 1.1개의 3점슛을 기록했다.

하나 정도 넣을 때가 된 것 같았다.
 
1분 58초를 남겨놓고 기회가 왔다. 전태풍의 패스를 받으니 림이 보였다. 그리고 지체없이 3점슛을 쐈고 거짓말처럼 공은 림을 통과했다.

69-67, 역전이었다. 그리고 김우람의 3점슛은 그대로 역전 결승골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우람은 "감독님께서 긴장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실 긴장한 것은 없다. 그저 집중하기 위해 온 신경을 썼는데 그게 긴장한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며 "마지막 3점슛은 (전)태풍이 형이 기가 막히게 패스를 내준 것이었다. 태풍이 형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우람은 지난 2011년 2군 드래프트르 통해 전주 KCC에 데뷔한 선수다. KCC 1군에서 두 시즌 동안 44경기에 나선 기록이 있지만 주로 윈터리그(2군리그)에서 뛰었다.

윈터리그에서 김우람을 유심히 지켜본 전 감독은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불렀다. 그리고 김우람은 전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KT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로 성장했다.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는 2군을 통해 프로에 데뷔하고 2년만에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김우람은 전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자신의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귀중한 결승골을 뽑아냈다.

2군에서 주전까지라는 KBL에 새로운 역사를 김우람이 만들어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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