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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준우승' 징크스 깬 KT 롤스터… '위대한 정글러' 고동빈, 롤드컵 품에 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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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준우승' 징크스 깬 KT 롤스터… '위대한 정글러' 고동빈, 롤드컵 품에 안을까?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8.09.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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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KT 롤스터(KT)가 지긋지긋한 '준우승' 징크스에서 드디어 벗어났다. 매번 결승의 문턱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던 그들은 돌풍의 팀 그리핀을 꺾고 마침내 정상으로 도약했다. 하지만 아직 KT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스코어' 고동빈(27·KT 롤스터)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으로 팀과 자신의 명예를 드높힐 수 있을까.

KT는 지난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8 롤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스플릿 그리핀과 결승전에서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첫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한 뒤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1-2로 뒤지며 그리핀의 패기에 우승컵을 넘겨주는 듯했으나 4, 5세트를 내리 제압하며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KT 롤스터가 그리핀을 꺾고 2018 롤챔스 서머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KT 롤스터 공식페이스북 사진 캡처]

 

이번 롤챔스 결승에서 다수의 선수 및 관계자들은 KT의 승리를 점쳤다. 2018 롤챔스 서머 스플릿 정규시즌에 KT는 그리핀을 상대로 모두 승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또한 선수들의 기량 또한 만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패기의 막내 그리핀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KT에 승자 승으로 밀려 서머 스플릿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그리핀은 예술 같은 한타로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핀은 한층 더 발전한 모습으로 KT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웠다.

1세트부터 그리핀은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초반 KT는 4인 다이브를 통해 첫 포탑과 그리핀의 바텀 듀오 '바이퍼' 박도현과 '리헨즈' 손시우를 잡아냈다. 하지만 그리핀의 탑 라이너 '소드' 최성원의 초가스가 '스멥' 송경호의 아트록스를 두 번이나 잡아내며 흐름을 가져왔다. KT는 성장을 마친 그리핀의 탱커를 정리하지 못했고, 결국 그리핀은 1경기를 승리로 가져갔다.

2세트는 KT의 반격이 돋보였다. KT의 미드 라이너 '유칼' 손우현의 이렐리아가 그리핀 미드 라이너 초비 '정지훈'의 조이에게 솔로 킬을 헌납했다. 이를 통해 미드와 정글 주도권이 KT에 넘어갔고, 고동빈의 탈리야는 모든 전투에 관여하며 KT의 승리를 이끌었다.

 

2018 롤 챔스 서머 플레이오프 결승전 2세트 [사진=케이블 채널 OGN(온게임넷) '2018 롤 챔스 서머 플레이오프 결승전' 중계화면 캡처]

 

그리핀은 3세트에서 한층 더 발전한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두 팀의 콘셉트는 완전히 상반됐다. 그리핀은 운영을 통해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릴 수 있는 기동전 위주의 조합을 짰고, KT는 강한 한타 파괴력을 가진 챔피언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리핀은 속도의 장점을 앞세워 난전을 유도하며 KT의 혼을 빼놨다. 그리핀은 KT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세트 스코어 1-2. 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 KT의 저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4세트. KT는 엄청난 후반 집중력을 발휘해 패색이 짙은 경기를 뒤집었다. 초반 탑 라인에서 벌어진 대규모 교전에서 그리핀은 대승을 거두며 킬 스코어를 5-1까지 벌렸다. 이후 계속된 전투에서 KT는 선방했지만, 승기는 계속해서 그리핀에게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드래곤 둥지 앞의 한타에서 KT는 최성원의 말파이트를 잡아내고 기적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바론(사냥에 성공하면 챔피언의 데미지를 올려주는 중립 몬스터)까지 취한 KT는 세트 스코어 2-2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마지막 5세트에서 KT는 노련함으로 그리핀의 패기를 잠재웠다. 밴픽 과정부터 KT는 날카로운 선택으로 그리핀의 허를 찔렀다. 특히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은 자야 라칸 조합으로 강하게 그리핀의 바텀 듀오를 압박했다. 

고동빈의 녹턴은 그리핀 정글러 타잔 이승용의 탈리야를 완벽하게 봉쇄했다. 결국 KT는 32분 바론을 성공적으로 사냥해 승기를 굳혔다. 박도현의 이즈리얼은 궁극기 '정조준 일격'으로 김혁규의 자야를 제압했지만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스코어' 고동빈은 우승을 차지하고 눈물을 흘렸다 [사진= 케이블 채널 OGN(온게임넷) '2018 롤 챔스 서머 플레이오프 결승전' 중계화면 캡처]

 

KT는 창단 이후 매번 롤챔스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강팀이다. 하지만 2014 롤챔스 서머 스플릿 이후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KT의 심장 고동빈 역시 팀을 우승시키지 못하는 정글러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2년 데뷔한 고동빈은 78개월 동안 한 번도 롤챔스 우승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위대한 정글러' 고동빈은 KT에 우승을 선물했다. 고동빈의 우승 소감은 KT 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는 "응원해주신 팬들도 많았고 항상 좋은 팀원들과 함께했기에 매 시즌 우승이 간절했다"며 "우승에 실패해 떠나보내야 했던 팀원들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제 고동빈과 KT에 남은 것은 롤드컵 우승이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롤드컵 우승팀은 모두 롤챔스 소속팀이었다. 이들은 모두 롤드컵 우승 기념 스킨을 선물 받았다. 올해 롤드컵은 중국 롤 프로리그(LPL)의 강세가 예상된다. KT는 강력한 중국 팀을 꺾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인 점은 KT와 고동빈이 LPL을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왔다는 것이다. 1세대 롤 프로게이머 고동빈은 KT와 함께 위대한 도전에 나선다. 지긋지긋한 준우승의 사슬을 끊은 KT가 롤드컵 우승으로 2018년 정점에 오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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