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15 (금)
[SQ포커스] 대형포수 싹이 보인다, '닮은꼴' 이현석-김재성의 성장기
상태바
[SQ포커스] 대형포수 싹이 보인다, '닮은꼴' 이현석-김재성의 성장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24 09: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각각 동국대-덕수고서 아마 평정, 스프링캠프서 눈도장...포수 기근 현상에 신인 성장이 반가운 이유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안방에는 아무나 앉을 수 없다. 리더십을 갖춰야함은 물론 강한 어깨와 명석한 두뇌를 지녀야 한다.

최근 몇년간 프로야구에는 ‘포수 기근현상’이란 말이 돌았다. 지난해에는 규정타석을 채운 포수가 한명도 없었다. 이재원(SK)이 곧잘 마스크를 썼지만 그는 지명타자로 더 자주 등장했다. 박경완(은퇴), 조인성(한화), 강민호(롯데) 등 한 시즌 900이닝 이상을 소화하던 포수가 실종됐다.

젊은 포수가 귀하다.

그래서 이현석(23·SK)과 김재성(19·LG)의 가파른 성장세가 반갑다. 한국 야구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이 둘의 성장은 필수다. 지난해까지 아마추어 무대를 호령했던 닮은꼴 두 포수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 ‘분위기메이커’ 이현석, SK 캠프 합류한 유일한 신인 

▲ 이현석(왼쪽)이 박경완 육성총괄로부터 지도를 받고 있다. 그는 SK의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유일한 신인이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성실하기도 하고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했다.”

SK 김용희 감독의 평가다. 이현석은 지난 10일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막을 내린 SK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야수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그는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신인 선수였다. SK의 기대치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

이현석은 동국대 전성시대를 연 주역이다. 인천 제물포고 재학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대학 무대에 접어들어서도 1학년 때부터 주전 마스크를 썼다. 그가 3,4학년 때 동국대는 무려 7개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SK는 연고 선수인 그를 꾸준히 눈여겨봤다. 결국 4년간 부상 한 번 없이 전 경기를 소화한데다 블로킹과 도루 저지도 수준급인 이현석을 1차지명으로 선발했다. 이현석 역시 우상인 박경완 육성총괄이 버티는 고향팀 SK에 지명된 것을 매우 기뻐했다.

그는 2차 오키나와 캠프에서도 살아남아 정상호, 이재원, 김민식과 함께 맹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수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지적되던 타격도 김무관 코치의 지도 속에 일취월장했다. 1군 엔트리 진입이 목표라는 이현석. 그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 덕수고의 청룡기 3연패를 견인한 김재성은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LG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 덕수고 청룡기 3연패 이끈 김재성, 당찬 매력의 사나이 

김재성은 23일 연습경기 SK전에서 토종 최고 투수인 김광현(SK)을 상대로 깨끗한 안타를 뽑아냈다. 1년 선배인 임지섭에게는 과감한 몸쪽 속구 승부를 요구했다. 당찬 고졸 루키 김재성의 등장에 LG팬들은 잔뜩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김재성도 이현석과 마찬가지로 아마 무대에서 크게 이름을 날렸다. 우투좌타로 덕수고 3학년 때는 4번타자 중책까지 맡아 공수 양면에서 팀을 이끌었다. 덕수고는 그의 맹활약 속에 청룡기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제주 출신인 그는 “롤모델은 강민호 선배다. 제주도의 계보를 잇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해 LG의 안방은 최경철이 책임졌다. 그는 800.1이닝을 소화해 9개 구단 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역시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있음이 분명하다. 김재성이 주전을 노리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10구단 체제로 돌입하는 첫 해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었고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낸 최경철이 지난해만큼 준수한 활약을 펼칠지도 미지수다. 꾸준한 출장 기회를 받는다면 타격에서는 최경철(0.214)을 능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양의지(두산)를 제외하고는 공수를 두루 갖춘 20대 포수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현석과 김재성은 SK와 LG가 멀리 내다보고 뽑은 장기 프로젝트. 그들이 현재처럼 성장한다면 야구팬들은 오랜만에 대형 포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