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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투수 구인난, 10구단 시대 원년에도 '마운드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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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투수 구인난, 10구단 시대 원년에도 '마운드 걱정'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23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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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마운드 불안요소 점검…시범경기 1위 넥센은 불펜, 꼴찌 한화는 선발이 아킬레스건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난해 KBO리그는 유례없는 ‘타고투저’ 양상으로 흘렀다. 리그 타율 0.289 평균자책점 5.21로 모두 출범 후 역대 최고 기록이었고 3할 타자는 무려 36명이나 됐다. 경기 시간은 길어졌고 질도 떨어졌다.

하지만 타자들의 기술이 늘었다는 이야기만 나왔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시즌을 넘겼다. 공인구 단일화가 내년으로 미뤄져 올해까지는 다섯 종류의 공인구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비록 22일 끝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팀 당 11~13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으나 올 시즌 각 팀 마운드의 분위기가 지난해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 시범경기 리그 평균자책점은 4.83에 달했다. 반면 올해는 3.95로 지난해보다 0.88점이 떨어졌다. 롯데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고 다섯 팀이 3점대를 찍었다. 5점대를 넘는 팀은 없었다. 시범경기만을 놓고 볼 때 '반짝' 투고타저의 양상이 보였다.

기존 선발투수 중 대부분이 제 기량을 유지했고 불펜에서도 새얼굴이 나왔다.

그럼에도 각 구단들은 저마다 마운드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선발이 괜찮으면 뒷문에 불안요소가 있고, 불펜에 빈틈이 없는 것 같다가도 앞문을 보면 구멍이 보인다.

올해부터 케이티가 합류한 10구단 투수진의 아킬레스건을 보직별로 나눠봤다.

◆ 롯데·삼성·한화·LG - 부상병·트레이드 공백으로 헐거워진 앞문

롯데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2.78로 1위를 차지했다. 유일한 2점대이자 실점이 가장 적었다. 외국인 투수 조시 린드블럼(1승2패 평균자책점 3.46), 브룩스 레일리(1승 평균자책점 0.82)가 예상보다 빼어난 피칭을 했고 지난해 부진했던 3선발 송승준(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70)도 부활의 전주곡을 울렸다.

하지만 나머지 두 자리의 주인공이 누가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홍성민(1승 평균자책점 5.54), 조정훈(2경기 평균자책점 3.86), 이상화(1패 평균자책점 3.00) 등이 선발 진입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들어오더라도 다른 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조정훈은 5년 만의 실전 투구를 앞두고 있어 몸 상태와 경기 적응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앞문이 불안한 것은 삼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까지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배영수가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5선발로 기대를 모았던 정인욱이 2군으로 갔다. 외국인 투수 중에는 알프레도 피가로(1승 평균자책점 2.70)가 호투한 반면 타일러 클로이드는 1승1패 평균자책점 12.38로 부진했다. 삼성에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영점을 잡은 정인욱이 1군에 들어오며 5선발 차우찬을 불펜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부진해 울상이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호투를 펼쳤지만 쉐인 유먼(2패 평균자책점 11.25), 미치 탈보트(2승1패 평균자책점 6.00)가 모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LG는 부상 선수의 공백이 걱정거리다. 재활 중인 류제국, 김광삼이 5월 중순에나 복귀하기 때문에 4월까지 최대한 버텨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임지섭, 임정우, 장진용 등 젊은 선수들의 어깨가 무겁다.

전문가가 꼽은 선발진이 강한 팀은 두산, 삼성, KIA였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장원준이 합류한 두산과 삼성, KIA의 선발진이 강하다. 기존 선발진이 검증된 투수들이기 때문에 쉽게 기량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SK는 박희수(사진)가 돌아온다면 정우람-박희수로 이어지는 특급 좌완 더블스토퍼를 가동할 수 있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 넥센·NC·두산·SK·KIA - 부상·노쇠화·마무리 교체, 불안한 뒷문

특급 불펜 한현희가 선발 전환 후 연착륙한 넥센은 그가 빠진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다. 조상우(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8.44), 김영민(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00), 김정훈(2홀드 평균자책점 10.80)이 모두 기대 이하의 투구를 펼쳤다. 김택형(1홀드 평균자책점 1.59)과 이상민(2홀드 평균자책점 0)의 분전은 위안거리.

NC는 대장암 투병으로 필승 계투조 원종현이 빠졌고 손정욱과 임창민도 부상을 안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도합 181경기를 소화했다. 이들 대신 마운드에 오른 최금강(2홀드 평균자책점 1.69), 민성기(1승 평균자책점 2.25), 강장산(1승 4홀드 평균자책점 2.70)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쳐 정규시즌 활약을 예고했지만 얼마나 호투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이용찬이 지킨 마무리가 변수다. 그가 군입대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마무리 투수가 바뀌었다. 대체자는 윤명준이 유력한 상황. 그는 시범경기에서 2세이브를 올렸지만 첫 풀타임 마무리를 맡기 때문에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홍상삼이 빠진 셋업맨 자리도 나머지 선수들이 메워줘야 한다.

리그 최정상급의 선발진을 보유한 SK는 NC처럼 부상 선수에 울상을 짓고 있다. 정우람이 군에서 제대하며 불펜의 질이 한층 높아졌지만 주전 마무리 투수 박희수의 부재가 시즌 초중반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어깨 부상을 당한 후 현재 재활 중인 박희수는 오는 6월경 피칭이 가능하지만 후반기 막판에나 돌아올 전망이다. 그의 대체자로 지목된 윤길현(3경기 평균자책점 4.50)은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며 강한 인상을 던졌다.

양현종과 윤석민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선발진이 탄탄해진 KIA는 노쇠화된 불펜이 걱정이다. 심동섭이 마무리로 유력한 가운데 김태영, 최영필이 여전히 불펜에서 승리조를 맡고 있다. 두 선수의 나이가 각각 서른 다섯, 마흔 하나인 만큼 젊은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안 위원은 "불펜의 경우 SK와 넥센, 두산, 삼성이 강세"라며 "권오준 등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은 6월 이후가 고비다. 힘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얼마나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 케이티는 장래 에이스를 맡을 박세웅(사진)이 시범경기에서 눈부신 호투를 펼쳐 정규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영건들에 기대 거는 케이티, 1군 적응기간 필요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를 소화한 뒤 올해 1군 첫 진입을 눈앞에 둔 막내구단 케이티는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발투수 옥스프링(2경기 평균자책점 3.18)은 이전과 같은 안정감을 자랑했고 필 어윈(1패 평균자책점 2.40)도 나쁘지 않았다. 여기에 토종 선발요원으로 유력한 박세웅이 2승 10탈삼진 평균자책점 0으로 호투,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며 이적생 정대현, 윤근영 등도 좋은 면모를 보여줬다. 이 외에도 엄상백, 고영표, 장시환 등 젊은 투수들에 기대를 거는 케이티다.

하지만 아직 실전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케이티 마운드의 1군 성적을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정규시즌을 개막한 뒤 어느 정도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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