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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양현종, 타자 김현수" 감독들의 위시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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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양현종, 타자 김현수" 감독들의 위시리스트?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3 22: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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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 에이스 양현종 2년 뒤 FA…김현수도 올시즌 끝나면 매물 나와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데려올 수만 있다면 양현종(27·KIA)이죠."

KBO리그 개막까지 닷새 남은 가운데 10개팀 감독들을 향해 재미있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만약 데려올 수만 있다면 어떤 선수를 원하느냐는 질문에서 감독들의 속내가 조금씩 드러났다.

프로야구 10개팀 감독들은 23일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팬 페스트 및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어떤 선수를 데려오고 싶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마다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가장 많은 응답은 양현종이었다. 양현종은 KIA가 자랑하는 좌완 에이스다. 아직 김기태 감독이 확답을 하지 않았지만 윤석민(29)이 선발로 들어갈 경우 좌우 원투펀치로 활약할 선수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이 4.25로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16승(8패)을 올려줬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의 뜻이 있을 정도로 기량도 충분하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KIA 양현종이 23일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팬 페스트 및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수가 보강할 필요가 있는 감독들이 저마다 양현종을 찍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SK 김용희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롯데 이종운 감독, 케이티 조범현 감독이 양현종을 원했다.

염경엽 감독은 "우리의 약점이 선발이다. 개막전 선발이 거의 외국인 선수인데 국내 선수가 한 명 있다. 가능하다면 양현종을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고 김태형 감독은 "선발투수들의 부상이 있어 4월까지 투수가 없다. 양현종이 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유희관이 밑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웃었다.

KIA 시절 양현종을 키웠던 조범현 감독은 "본인이 워낙 열심히 했고 잘 성장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용희 감독과 이종운 감독도 양현종을 원했다. 이종운 감독은 여기에 한현희(22·넥센)까지 데려오고 싶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일단 우리 선수들로 하겠다. 굳이 대답하라고 하면 3월 28일에만 양현종을 쓰고 KIA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개막전 선발투수로 예고되어 있기 때문에 양현종을 경계한 것이다.

김현수(27·두산)를 원한 감독도 있었다. 두산 시절 함께 했던 NC 김경문 감독과 함께 한화 김성근 감독이 김현수를 찍었다.

김경문 감독은 "투수가 필요하지만 타자가 쳐서 이기면 된다. 김현수를 데려오겠다"고 말했고 김성근 감독은 "꼴찌팀은 2명 뽑으면 안되느냐. 우리는 나성범과 김현수, 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김현수가 23일 서울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팬 페스트 및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케이티 신인투수 박세웅(20)을 선택했고 KIA 김기태 감독은 지명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피했다.

양현종과 김현수를 꼽은 것은 기량도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곧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릴 수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미리 점찍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김현수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로 풀린다. 양현종 역시 2016년 시즌을 보내고 나면 FA로 나가게 된다. 양현종이 2016년까지 뛰게 되면 30대가 되기 때문에 MLB 대신 국내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양상문 감독의 뼈있는 농담에서도 잘 드러난다. 김경문 감독이 김현수를 택하자 양상문 감독은 "김현수가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지 않느냐. 내년에는 김현수를 마산에서 보게될 지도 모르겠다"고 말을 던진 것. 모두 웃어넘겼지만 허투루 넘겨버릴 답변들이 아니었던 셈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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