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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족집게' 김성근의 승리방정식, 독수리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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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족집게' 김성근의 승리방정식, 독수리도 바꿨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29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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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전과 다른 라인업-빠른 투수교체 타이밍 적중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야신의 귀환’이다. 전날 12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고 분루를 삼켰던 한화가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고 홀가분하게 안방 개막전을 맞이하게 됐다.

한화는 2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 넥센전에서 5-3으로 승리, 시즌 첫승을 신고했다. 김성근 감독은 한화 사령탑으로서 첫승이자 자신의 통산 1235승째를 거뒀다. SK 사령탑이던 2011년 8월 14일 문학 넥센전 이후 1323일 만의 승리다.

김 감독다운 승리공식이었다. 라인업과 투수교체 타이밍, 선수 기용 등에서 그의 지략을 엿볼 수 있었다. 좀처럼 고정된 타순을 내놓지 않는 그는 전날 1번이었던 이용규를 2번으로 내리고 김경언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6번 나이저 모건은 3번으로 올렸다. 고동진은 7번으로 나섰다.

김경언의 톱타자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지명타자로 나선 김경언은 3회초 우월 솔로포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리드오프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9회초에는 추가점의 발판을 놓는 좌측 2루타를 때려냈다.

고동진은 2회초 무사 1,2루 찬수에서 우월 2루타를 때려내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귀중한 선취점을 안겼다. 전날에는 송주호에 밀려 대타로만 한 타석에 들어서는데 그쳤던 그는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하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김성근 감독은 승리 뒤 플래시 인터뷰를 통해 "(목동 2연전에서) 1승1패를 생각하고 왔는데 선수들이 잘 해줬다"며 "김경언이 1번으로 간 것이 대성공했다"고 흡족해 했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빠른 투수교체 역시 김성근 감독 특유의 색깔을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3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며 잘 던지던 선발 송은범이 4회 3안타를 맞으며 2실점하자 가차없이 안영명을 올렸다. 송은범의 투구수는 단 73개였다.

안영명 역시 길게 가져가지 않았다. 1이닝만을 던진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6회말에는 좌타자 브래드 스나이더와 이성열을 봉쇄하기 위해 권혁을 투입해 재미를 봤다. 이어 나온 송창식이 김하성에게 2루타를 맞으며 위기를 맞았지만 곧바로 박정진을 올려 실점을 최소화했다.

박정진과 윤규진은 나란히 1.2이닝을 던져 넥센의 강타선을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포스트시즌을 치르듯 필승조가 총동원되는 광경을 본 한화 타선은 8회와 9회 한 점씩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타이트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세기에서 밀리던 한화는 확실히 지난해와 달라져 있었다.

김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 "어제는 템포가 늦어서 빠르게 투수를 움직인 것이 의외로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전까지 맡았던 6개 팀에서 부임 첫 해 모두 승률을 높이는 마법을 부렸다. 태평양, 쌍방울 등 ‘동네북’이던 팀도 그의 지도 하에 포스트시즌 컨텐더가 되는 기적을 연출했다. 개막 2연전에서 보여준 끈끈함은 ‘한화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야구에도 변화를 줘야 상대가 의식을 한다"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1루 스탠드를 가득 메운 한화팬들은 '김성근'을 연호했다. 김 감독은 모자를 벗어들고 화답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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