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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투' 이창재, 왼손불펜 스페셜리스트가 뿌린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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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투' 이창재, 왼손불펜 스페셜리스트가 뿌린 희망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01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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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구자욱-박해민 범타 처리, 2G 평균자책점 0

[스포츠Q 민기홍 기자] 2% 부족하다. 케이티가 창단 첫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젊은피들이 성공적으로 프로 무대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티는 지난달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삼성에 6-8로 패하며 개막 후 3연패를 당했다. 4회말 대거 5득점하며 6-6까지 팽팽히 맞섰기에 아쉬움이 더 진하게 남았다.

결승타를 허용한 선수는 좌완 불펜 이창재(23·케이티)였다. 6회초 2사 1루에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그는 박한이에게 도루를 내줬고 최형우에게는 중월 2루타를 얻어맞아 팀의 7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자신이 내준 주자가 아니라 패전은 면했다.

▲ 이창재는 개막 후 2경기에 등판해 2이닝 동안 실점하지 않으며 케이티의 확실한 필승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내용 하나만큼은 알찼다. 리그 최고 타자 중 한명인 최형우에게 씩씩하게 직구를 뿌려대는 그를 향해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마치 일본투수를 보는 것 같다”며 “구속(최고 140km)은 그리 뛰어나지 않지만 종속에서 힘이 붙는다”고 극찬을 보냈다.

◆ 만만치 않은 삼성, 큰 공부가 된 두 번째 경기 

큰 공부가 됐을 경기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면 점수를 주지 않고도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최강팀인 삼성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창재는 2루수 박경수의 에러로 출루한 박한이를 1루에 둔 채 최형우를 상대했다.

박한이는 스킵 동작으로 이창재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창재는 아랑곳 않고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했다. 초구는 바깥쪽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2구는 슬라이더로 최형우를 속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슬라이더를 더 떨어뜨려 헛스윙을 유도했지만 방망이는 나오지 않았다.

원바운드성 공을 포수 용덕한이 놓친 사이 박한이는 2루에 안착했다. 동점 상황인데다 다음 타자가 이승엽이라 주자를 쌓을 수 없었던 이창재는 8구째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는 슬라이더를 집어넣다 큼지막한 2루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또 다시 맞은 2사 2루 위기, 다행히 이승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구자욱을 좌익수 뜬공으로, 박해민을 삼진으로 처리하고 김기표에게 공을 넘겼다. 1이닝 무실점이었다.

개막 후 2경기 연속으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8일 개막전인 사직 롯데전에서도 7회말 팀의 5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2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5회 7점, 6회 2점을 뽑아냈던 불붙은 롯데 타선을 침착하게 잠재워 성공적인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 이창재는 지난달 31일 삼성전에서 최형우에게 중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이승엽과 구자욱, 박해민을 범타로 처리해 좌완 스페셜리스트가 될 가능성을 보였다. [사진=케이티 위즈 제공]

◆ 개막 엔트리 든 루키, 즉시 전력감 이창재 

이창재는 김민우, 주현상(이상 한화), 김택형(넥센), 박지규(LG), 강동수(롯데) 등과 함께 루키로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 급박한 상황에 투입돼 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 선수는 이창재와 김택형뿐이다.

단국대 4학년이던 지난해 대학 리그 13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한 그는 케이티가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고민할 것 없이 가장 높은 순번으로 뽑은 선수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서부터 두각을 나타내 조범현 감독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케이티에는 안지만(삼성), 정우람(SK), 이동현(LG) 같은 걸출한 계투요원이 없다. 고영표, 김기표, 심재민, 정대현, 장시환 등은 모두 검증되지 않은 자원들이다. 붙박이 마무리를 맡아줄 것으로 보였던 김사율도 불안해 ‘벌떼 체제’로 마운드가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발 3인방 필 어윈, 앤디 시스코, 크리스 옥스프링도 첫 등판에서 나란히 난타를 당하며 대량실점했다. 중간계투의 활용도는 자연스레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창재가 좌완 스페셜리스트로서 1이닝을 확실히 막는 현재 흐름만 유지한다면 마법사 마운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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