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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로 본 9개 구단 뒷문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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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로 본 9개 구단 뒷문 성적표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21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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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희수 '든든', 두산·KIA·한화·롯데 '불안'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지난 20일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과 넥센전이 열린 목동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나왔다. 가장 확실한 마무리 투수들이 9회 등판해 나란히 불을 질렀다.

선동열, 구대성, 임창용, 조용준, 오승환.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이 정착화된 이래로 이들이 경기에 나서면 경기는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걸출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의 팬들은 7회 또는 8회까지 리드하면 그날 경기를 이긴 것으로 간주해도 무방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통산 277세이브의 '끝판대장'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났다.

최고가 떠난 2014 프로야구의 마무리 투수들은 어떨까.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 팀의 뒷문 성적표를 짚어봤다.

◆ '든든한 마무리' - SK 박희수

SK는 박희수(31)의 완벽한 피칭이 흐뭇하다. 박희수는 시범경기에서 네차례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매특허인 날카로운 투심은 여전했다. 스트라이크존 곳곳을 찌르는 직구 제구도 빛났다. 9개 구단 마무리를 통틀어 가장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 초반 SK는 박희수의 늦은 합류로 잦은 역전패를 당하며 순위 싸움에서 처지고 말았다. 박희수가 시범경기에서의 모습처럼 정규리그 초반부터 활약해준다면 SK는 지난해 6위로 처진 아픔을 깨끗이 씻고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확실한 줄 알았건만' - 넥센 손승락·삼성 안지만

지난해 세이브왕이자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 손승락(32)은 20일 목동 삼성전에서 팀이 7-5로 앞선 9회초 등판했다. 2아웃을 깔끔하게 잡으며 경기를 쉽게 마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우동균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1이닝동안 3피안타 2볼넷으로 3실점하며 두 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삼성에 리드를 내주고 말았다.

전날 경기에서도 손승락은 9회말 2사에서 한화 김회성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1.25의 부진이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로 삼성의 새로운 마무리로 낙점받은 안지만(31)도 썩 좋지만은 않다. 안지만은 손승락이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후 바로 마운드에 올라 유재신을 볼넷으로 내보내더니 오윤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마무리에 실패했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2.2이닝동안 5피안타를 맞으며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중이다. 피안타율이 3할8푼5리로 좋지 않다.

안지만은 분명 최고의 중간계투였다. 하지만 오승환의 철벽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한다. 삼성의 4연패 도전의 키워드는 마무리 안지만이다.

◆ '조금 더 지켜봐야' - LG 봉중근·NC 김진성

LG 봉중근(34)은 시범경기에서 마무리 투수들 중 가장 적은 2경기에 나서 2이닝을 던졌다. 평균자책점 4.50. 평가가 어려운 이닝 소화다. 봉중근은 큰 걱정이 없는 마무리투수다. 최강 마무리 오승환이 빠진 리그에서 가장 확실한 마무리로 평가받고 있다.

봉중근은 스프링캠프동안 슬라이더를 가다듬어 좌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연마했다. 지난해 38세이브를 기록하며 LG의 뒷문을 든든히 걸어 잠근 만큼 올해도 활약이 예상되고 있다.

NC 김경문 감독은 올해 집단 마무리 체제를 가동할 생각이다. 그 중심에 김진성(29)이 있다. 김진성은 지난해 마무리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이민호에게 자리를 내줬다. 스프링캠프 기간동안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어 다시 마무리로 낙점받았다.

일단 김진성의 출발은 좋다. 4경기 2세이브 4이닝 무실점이다. 14타자를 상대해 단 2안타만 허용했다. 지난해 마무리를 번갈아 맡았던 이민호(21)와 손민한(39)은 썩 위력적이지 않다. 이민호는 4.91, 손민한은 11.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이다. 일단 개막 마무리는 김진성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 '불안불안, 어찌하오리까' – 두산 이용찬·KIA 어센시오·한화 송창식·롯데 정대현, 김성배

두산 이용찬(25)은 2009년 25세이브, 2010년 26세이브를 기록한 전력이 있다. 뒷문을 책임졌던 경험을 인정받아 올해 두산의 마무리로 낙점돼 시범경기에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일 경기에서 팀이 한화에 5-0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 동안 2실점했다. 15일 KIA전에서도 2실점 경기를 했다. 5경기 5이닝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중이다.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결국 홍상삼과 정재훈이 번갈아 마무리를 맡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KIA의 뒷문은 하이로 어센시오(30)가 맡는다. 9팀 외국인 투수 중 유일하게 마무리로 나설 어센시오는 6경기나 등판해 투구를 점검했다. 평균자책점 6.00의 부진이다. 깔끔한 마무리를 하는 날이 있는 반면 2실점 경기를 두 번 하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A 불펜은 지난해 평균자책점 5.32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그쳤다. 8위로 곤두박질친 결정적인 이유였다. 어센시오는 불펜에서 반드시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다.

한화의 송창식(29)은 지난해 57경기에 나서 71이닝을 소화했다. ‘한화 경기만 틀면 나온다던 송창식’은 올해도 한화의 뒷문을 책임져야한다. 시범경기 3경기 등판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중이다.

송창식이 만약 풀리지 않는다면 한화가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건 바로 최영환(22)이다. 그는 150km의 직구를 과감하게 뿌리며 한화 불펜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는 더블스토퍼로 활약해줘야 할 정대현(36) 때문에 고민이다. 정대현은 예전의 위력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3경기 평균자책점 11.57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9일 LG전에서는 홈런을 허용하며 0.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내려갔다.

지난해 31세이브를 기록한 김성배(33) 역시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8일 LG전에서 1이닝 2실점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6.00이다. 정대현과 김성배가 시범경기에서처럼 부진하다면 3이닝 무실점을 기록중인 최대성(29)이 마무리가 될 수도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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