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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절반의 성공' 김광현 첫 등판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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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분석] '절반의 성공' 김광현 첫 등판의 명과 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4.01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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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닝 집중타 허용 아쉬움-4이닝 삼자범퇴, 구질 다양화 인상적

[문학=스포츠Q 민기홍 기자] 명암이 공존했다. 김광현(27·SK)의 시즌 첫 등판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김광현은 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 KIA전에서 5.2이닝을 4피안타 7탈심진 2볼넷 2실점으로 막고 전유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투구수는 95개, 최고 구속은 152km까지 나왔다. 팀이 0-3으로 패해 김광현은 패전투수가 됐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였다. 구단의 잔칫날이었기 때문이다. SK는 전날 창단 15주년을 맞아 성대한 행사를 치렀다. 게다가 이날 오전에는 강화 퓨처스파크가 개장해 우수한 유망주 육성을 향한 신호탄을 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광현이 시즌 첫 등판인 1일 KIA전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그는 5.2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지만 팀 타선의 침묵 속에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백넘버만 있고 이름은 박히지 않은 새 옷을 입고 나선 첫 경기였다. 경기장에는 포수 후면석, 외야 라운지에다 ‘행복드림’이라는 새 이름까지 생겼다. SK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광현의 쾌투는 잘 짜여진 시나리오에 방점을 찍기 위한 마지막 필수 조건이었다.

김광현은 패전을 기록했지만 김용희 감독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광현이가 실점하긴 했지만 좋은 피칭을 보였다”며 “투수들은 제몫을 다했지만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부진하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 암-한 이닝에 집중타 허용, 2~6번 압도 실패 

1회부터 심상치 않았다. 첫 타자부터 출발이 좋았다. 김원섭을 가볍게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번 최용규는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면서는 배트를 부러뜨렸다.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브렛 필과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냈다.

2,3회도 마찬가지였다. 김광현은 3회까지 43개의 공을 던지며 KIA 타선을 가볍게 요리했다. 매 이닝 삼진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는 날카로웠고 겨우내 갈고 닦은 커브도 효과를 발휘했다. 9타자를 퍼펙트로 막았다.

타순을 한 바퀴 넘기자 문제가 터졌다. 4회, 1사 후 최용규에게 2루타를 허용했고 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나지완을 범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치는 듯 했지만 최희섭에게 볼넷, 이범호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추가 실점했다.

6회에는 야수들의 도움마저 받지 못했다. 필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나지완을 3루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넘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정이 공을 더듬으며 2사 1,3루를 위기를 맞았다. 결국 김광현은 6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중심타선을 넘지 압도하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날 허용한 6번의 출루는 2번부터 6번까지에 몰렸다. 가장 잘 치는 선수들이 배치되는 타순이라 하더라도 한국 최고의 투수인 김광현이라면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어야 했다.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두고 공을 넘기는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6회초 2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오고 있는 김광현.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지 못해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 명, 4이닝 삼자범퇴-구질 다양화-KIA 킬러 면모 확인 

아웃카운트 중 17개 중 7개가 삼진이었다. 땅볼은 9개에 달했다. 뜬공은 단 하나에 불과했다. 이날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뜬공 아웃인 5회초 강한울의 경우도 좌익수 이명기가 걷어낸 파울 플라이였다. 플라이가 없다는 것은 장타 허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파울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KIA 타자들은 김광현의 공에 엉덩이를 빠지면서 커트를 하기 바빴다. 땅볼 타구도 모두 힘없이 굴러갔다.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배트 밑 부분에 공이 맞았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깨끗하게 날아간 타구는 4회 이범호의 안타가 유일했다.

23타자를 상대로 17번이나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스트라이크 비율(스트라이크 62-볼 33)은 65.3%에 달했다.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로도 리그를 정복했던 그는 이날 체인지업 11개, 커브 7개를 섞어 구질 다양화를 향한 의지도 보여줬다.

김광현은 지난해까지 여덟 시즌 동안 KIA를 상대해 30경기(28선발)에 등판해 17승7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했다. 상대 중 가장 많이 등판한 팀이며 최다승을 거둔 팀이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KIA에 강한 면모도 이어갔다.

2010년 다승왕에 오른 이후 3년간 22승을 수확하는데 그쳤던 그는 지난해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로 부활에 성공했다. 비록 2015년 첫 등판에서 승리가 따라오지는 않았지만 김광현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다시 스카우트들을 불러들일 조짐을 보였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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