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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인창수 코치, 국적-성장배경도 초월한 '원팀' 한국 U20 축구대표팀 [SQ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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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수-인창수 코치, 국적-성장배경도 초월한 '원팀' 한국 U20 축구대표팀 [SQ현장메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6.1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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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팬들에게) 사랑해요.” 골키퍼 최민수

“아르헨티나를 이겨줘서 너무 감사히 생각한다.” 인창수 코치

역시 ‘원팀’이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U20) 축구 대표팀이 그야말로 금의환향했다. U-20 축구 대표팀 환영식에서는 태극마크가 유독 남다른 의미를 지닐 한 선수와 한 코치의 말이 축구팬들 이목을 사로잡았다.

17일 서울광장에서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U-20 월드컵에서 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하며 온 국민들을 감동시켰던 U-20 축구 대표팀의 환영식이 열렸다. 많은 감사와 환영의 말이 오갔지만 그 중에서도 골키퍼 최민수(19·함부르크), 인창수(37) 코치의 말이 인상적이다.

▲ 최민수(윗줄 왼쪽 세번 째)는 서툰 한국어로 환영식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인창수 코치는 “어렸을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가 아르헨티나 국적이다”라며 운을 떼더니 “한국에서 시합 나가기 전부터 죽음의 조라면서 예선 탈락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아르헨티나를 이겨줘서 너무 감사히 생각한다. 아르헨티나에서 20년 넘게 살았어도 한국 피가 더 많이 흐른다는 걸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아르헨티나 사람이지만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아르헨티나를 상대해야 했던 그의 복잡한 심경이 잘 담겨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섰던 아르헨티나를 비롯해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속한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은 보란 듯이 아르헨티나를 2-1로 무너뜨렸고, 조 2위로 16강에 올라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한국에 패한 뒤 16강전에서도 내리 져 조기 탈락하며 쓴 웃음을 지어야만 했다.

인창수 코치의 말에는 한국 U-20 축구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이 깃들었다.

최민수는 더듬더듬 서툰 한국어로 대회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독일로 돌아가기 전) 떡볶이하고 김치찌개, 불고기, 갈비.... (먹고 싶은 음식이) 많다. 독일에선 클럽하우스에서 살아 한국 음식이 없다”고 했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민수는 케빈하르라는 이름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U-15팀을 거쳐 현재는 함부르크 U-19팀에서 성장 중이다.

▲ 인창수 코치(오른쪽 세 번째)는 아르헨티나 국적으로서 한국 U-20 축구 대표팀에 몸담으며 아르헨티나를 상대해야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국적으로 어머니의 나라를 택했지만 한국말이 아직 서툴러 피치 위에서는 간결하고 직관적인 단어들을 사용한다. 이날 환영식에서도 이광연(강원FC), 황태현(안산 그리너스) 등 주변 동료들이 아나운서의 질문을 손짓 발짓을 모두 사용해가며 통역해줬다.

“운동은 독일에서 더 쉽게 한다. 한국에선 힘들다”는 그의 말에선 한국 U-20 축구 대표팀이 얼마나 고된 여정을 헤치고 준우승을 이룩했는지 짐작케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서툰 한국어로 전한 “사랑해요”라는 말은 환영식을 찾은 팬들을 감동시키기 충분했다.

말은 다소 통하지 않았어도 최민수는 U-20 월드컵 한국의 극적인 순간마다 함께였다. 골키퍼라는 포지션 특성 상 교체할 일이 거의 없어 경기를 뛰진 못했지만 동료가 골 세리머니를 펼칠 때마다 버선발로 웜업존을 뛰쳐나왔던 그다.

이번 U-20 대표팀은 결승까지 가는 각 과정마다 구성원들 모두 하나같이 "원팀이 됐던 게 원동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환영식에서 국적과 성장배경을 초월해 감동을 자아낸 아르헨티나 국적 인창수 코치와 독일인 아버지를 두고 독일에서 생활 중인 최민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듣는이로 하여금 정정용호의 원팀정신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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