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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평등" 외친 미국 우승 주역 라피노, 트럼프 대통령 초청 거절할까? [여자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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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평등" 외친 미국 우승 주역 라피노, 트럼프 대통령 초청 거절할까? [여자월드컵]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7.08 1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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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여자축구 최강 미국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피파)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하며 2연패를 달성했다. 피파랭킹 1위이자 디펜딩챔프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했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주장 메건 라피노(34)가 있다.

라피노는 8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 스타드 드 리옹에서 열린 2019 여자월드컵 네덜란드와 결승전에서 페널티킥 결승골을 넣고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 6골 3도움을 기록한 라피노는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과 골든부트(득점왕)까지 차지했다. 팀 동료 알렉스 모건과 동률을 이뤘으나 출전 시간이 더 적어 득점왕에 올랐다.

▲ 미국의 여자월드컵 2연패를 견인한 메건 라피노(사진)가 골든볼과 골든부트를 동시에 수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985년 7월생으로 만 34세인 라피노는 팀 동료 칼리 로이드가 보유했던 여자월드컵 결승전 최고령 득점 기록(32세 354일)을 경신하는 기염도 토했다.

미국은 1991년 초대 대회, 1999년 자국 대회, 전 대회였던 2015년 캐나다 대회에 이어 우승 기록을 4회로 늘리며 최다우승국의 위용을 제대로 보여줬다.

성 소수자임을 밝힌 라피노는 세계 최고의 선수답게 “FIFA가 여자축구와 남자축구를 차별한다”며 불평등을 해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다. 

미국 방송 CNN에 따르면 라피노는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내 생각에는 모두가 이 대화(남녀 선수 평등 보수)의 다음 장으로 나아갈 준비가 된 것 같다”며 재차 남자대표팀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지금껏 8차례 열린 여자월드컵에서 절반인 4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사진=AP/연합뉴스]

그는 “다음 단계는 여성(축구)연맹, 전 세계 여성(축구)프로그램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이다. FIFA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 (여성축구)리그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이다”라고 덧붙였다.

대회 도중 라피노는 트럼프 대통령과 트위터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정책에 반하는 라피노는 16강전을 마친 후 “우승하더라도 백악관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난 미국 대표팀과 여자축구의 빅팬이다. 하지만 라피노는 말하기 앞서 먼저 우승을 해야 한다. 우승을 하든 못하든 대표팀을 백악관에 초청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미국이 우승하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여자 축구 대표팀에 축하를 보낸다. 굉장하고 흥분되는 경기였다. 미국은 여러분 모두가 자랑스럽다!”는 게시물을 추가했다.

▲ 라피노를 응원하는 응원단의 피켓.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시상식에서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트로피를 수여하려 하자 관중들은 야유를 보내며 “평등 보수 (equal pay)”를 외쳤다.

지난 3월 미국 여자축구 대표팀 28명은 "남자축구 대표팀과 보수에서 차별을 받는다"며 미국축구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여자축구 대표팀 대변인은 소송을 제기하며 “(여자축구 대표팀이) 미국에 엄청난 자긍심이 되고 있는 이 순간에도 방정식은 여전히 슬픈 상태다. 더 많은 수익과 더 높은 TV 시청률을 만들어고 있음에도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로 보수를 덜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맹은 지난 6월 대표팀과 원칙적으로 합의에 이르렀고, 귀국하는 대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라피노가 귀국해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했을 때 어떤 상황이 만들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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