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네드베드마저...? 유벤투스 안하무인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상태바
네드베드마저...? 유벤투스 안하무인은 대체 어디까지인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7.31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파벨 네드베드(47) 유벤투스 부회장을 향한 축구팬들의 분노를 걷잡을 길이 없다. ‘호날두 노쇼’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며 그 오만방자함에 치를 떨고 있다. 유벤투스는 방한해 보냈던 단 10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로 한국에 실망만 안긴 채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30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네드베드 부회장은 경기를 앞두고 전·후반 각 40분, 하프타임 10분으로 축소해 경기를 진행하자고 요구했고, 킥오프 시간을 늦추지 않을 경우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

연맹은 지연 킥오프와 팬미팅 등 공식 행사에 소홀했던 점은 물론 경기시간 축소 제의 등에 대해 유벤투스에 공식 항의 공문을 보냈다. 김진형 연맹 홍보팀장은 “유벤투스는 물론 세리에A(이탈리아 1부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국에도 서신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 파벨 네드베드(사진) 유벤투스 부회장이 경기를 앞두고 경기시간 축소를 요구하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는 으름장까지 놓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사진=스포츠Q DB]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도 있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유벤투스의 방자함을 더 상위 단체에 알려 리그 차원에서 징계 혹은 사후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유벤투스는 팀 K리그와 친선전이 예정됐던 26일 오후 3시 팬 사인회 일정이 있었지만 1시간 반가량 늦은 뒤 일정을 축소해 진행했다. 심지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경기를 위한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불참했다.

유벤투스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도 지각했다. 킥오프가 57분 지연됐는데 네드베드 부회장이 경기 시간이 임박하자 경기시간 지연 및 축소를 요청하고,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며 으름장까지 놓았다는 사실은 한국 축구계를 기만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연맹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규정한 경기 및 하프타임 시간을 일방적으로 축소하자고 제의한 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 본래 45분 이상 경기를 소화하기로 계약했던 호날두는 몸도 풀지 않아 6만 관중의 야유를 온 몸으로 받았다.

유벤투스를 초청한 대행사 더페스타의 로빈장 대표는 후반에도 호날두가 피치에 들어서지 않자 네드베드 부회장을 찾아갔지만 그는 “호날두도,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도 45분 출전 조항을 알고 있다. 호날두가 뛰지 않겠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만 남긴 채 요지부동이었다.

연맹과 더페스타는 경기를 준비하며 유벤투스가 경기 당일 오후 입국해 이튿날 오전 1시 출국하는 빠듯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전세기로 이동할 것이며, 중국과 한국의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문제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했던 유벤투스는 한국 팬들에게 상처만 남겼다.

▲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팬사인회에 불참했다던 호날두는 결국 90분 동안 몸도 풀지 않았다. [사진=스포츠Q DB]

동아일보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입국절차에만 2시간이나 소요돼 어쩔 수 없이 늦었다"고 했지만 실제 소요시간은 26분에 불과했던 사실마저 드러났다.

경기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 역시 출국 시간을 연유로 사리 감독의 인터뷰를 도중에 급하게 마무리하기도 했다. 통역을 맡았던 이탈리아 출신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전하지 않아 뒤늦게 밝혀진 “그렇게 호날두를 보고 싶다면 이탈리아로 와라. 내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사리 감독의 농담성 발언 역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 사리 감독은 인천국제공항 입국 당시 금연 구역에서 흡연한 사실도 비판받고 있다.

로빈 장 더페스타 대표는 언론을 통해 “유벤투스가 이번주 안에 사과를 위해 내한할 것”이라고 전했지만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다거나 입장을 표하진 않은 상황이다.

근육 이상으로 결장했다던 호날두는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 않은 채 인스타그램(SNS)을 통해 런닝머신 위에서 뛰고 있는 영상을 올리고,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 레전드상을 수상한 기쁨을 표하는 등 행태로 공분을 사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는 물론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도 ‘호날두 노쇼’ 사건을 보도한 만큼 호날두는 물론 유벤투스에서도 한국에서 형성되고 있는 '안티 유벤투스' 및 '안티 호날두' 분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친선경기 3자 계약의 주체인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더페스타는 축구팬들에게 사죄하며 유벤투스가 입을 열기만 기다리고 있다. 이 정도면 졸속 일처리로 K리그가 망신을 당했다고 보기보다 유벤투스의 도를 넘은 거만함이 전 세계적인 망신으로 이어져야 하는 게 맞다.

거짓말과 계약 위반, 불성실한 태도, 오만한 요청과 안하무인 태도까지. 전 세계적인 사랑을 먹고 사는 구단이 맞나 싶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