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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최정-김광현, 이제는 KBO리그(프로야구) 레전드의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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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 최정-김광현, 이제는 KBO리그(프로야구) 레전드의 길로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8.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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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최정(32)과 김광현(31)은 SK 와이번스 에이스를 넘어 이제 KBO리그(프로야구) 레전드를 바라본다. 

2019 신한은행 마이카 프로야구 선두를 질주 중인 SK는 최근 타선이 침체에 빠져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단 4점을 내는데 그쳐 3연패에 빠졌다. 2위 두산 베어스가 그 사이 승차를 6경기로 좁혔다.

주축 타자 제이미 로맥이 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고, 정의윤도 손목 통증으로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위기가 찾아왔다.

SK를 위기에서 건져낸 건 역시 토종 홈런타자 최정이었다. 앞선 2경기 동안 8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최정은 20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맞아 3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 5-0 완승을 견인했다.

▲ 최정(왼쪽)과 김광현이 SK의 구세주로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에 앞서 염경엽 SK 감독은 “타선에 변화를 주고 싶지만 마땅히 기회를 줄 선수가 없다”는 고충을 토로했는데, 그 고민을 최정이 덜어준 셈.

1회말 1사 1루 롯데 선발 브록 다익손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3번째 아치를 그렸다. 올 시즌 홈런 공동 2위로 점프했다.

더 값진 것은 프로 통산 329번째 홈런으로 프로야구 역대 최다홈런 공동 5위에 오른 것이다. 이승엽(467개), 양준혁(351개), 장종훈(340개), 이호준(337개)의 뒤를 이어 이범호(이상 은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역 선수 중에선 단연 1위다.

이날 최정은 3회말 2루타, 5회 중전 안타, 7회말 우익수 희생 플라이까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사이클링 히트는 놓쳤지만 홈팬들의 박수갈채를 받기 충분한 활약. 본인도 시즌 타율을 다시 3할(0.300)로 끌어올렸다.

미국프로야구(MLB) 내셔널리그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 류현진(32·LA다저스)의 천적답다. 최정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류현진을 상대로 7시즌 통산타율 0.362(58타수 21안타) 4홈런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LA다저스 이적 전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가장 만나기 싫은 타자다. 전력 투구를 해도 다 때려낸다”며 혀를 내둘렀다.

▲ SK의 위기의 순간 최정(사진)이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최정이 타석에서 맹타를 휘둘렀다면 김광현(31)은 마운드에서 롯데 타선을 완벽히 틀어막았다.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15승 고지를 정복했다. 역시 다승 공동 2위. 김광현이 15승을 달성한 건 다승왕을 차지했던 2010년(17승) 이후 9년 만이다. 

시즌 초에는 주춤했던 김광현이다. 시즌 첫 4경기 23이닝 동안 33개의 안타를 맞았다. 4월 피안타율은 0.336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31명 중 30위였다.

주무기 슬라이더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 그의 고속 슬라이더는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쪽 위에서 몸 쪽 아래로 사선을 그린다. 헌데 시즌 초 땅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예전만 못했다.

이에 김광현은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헛스윙을 유도하는 탈삼진에 신경 쓰기보다 맞혀 잡는데 열중했다.

커브와 투심패스트볼 비율을 늘려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피안타율은 높았지만 다른 성적 지표는 좋았다. 덕분에 5월까지 다승 2위(7승), 평균자책점(방어율) 9위(2.93), 최다이닝 8위(70⅔)를 달렸다.

▲ 김광현(사진)이 9년 만에 15승 고지를 정복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슬라이더마저 살아나자 피안타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7월 이후 피안타율은 0.192로 KIA 타이거즈 양현종(0.177)에 이은 2위.

김광현은 “최근 슬라이더 각도가 커지면서 탈삼진 욕심이 약간 생겼다. 경기 초반 삼진으로 타자들을 빨리 잡고 경기 후반 편한 마음으로 공을 던지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런 활약에 최근 MLB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기까지 하다. 이날 경기장엔 시카고 컵스, 뉴욕 메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LA에인절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6개 구단 스카우트가 김광현을 지켜보기 위해 집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스카우트는 “SK가 올 시즌이 끝난 뒤 김광현의 해외 진출을 허락한다면 많은 구단들이 영입 의사를 밝힐 것”이라며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보다 김광현을 높게 평가하는 구단이 많다”고 전했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4관왕(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을 노리며 가장 유력한 최우수선수상(MVP) 후보로 꼽히지만 김광현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 완벽히 부활한 김광현(사진)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7년 프로 입단 때부터 슈퍼루키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그다. 2008년 다승왕과 승률왕에 오르며 정규리그 MVP로 선정됐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보여준 호투 역시 그를 한국 최고 투수 반열에 올려놓기 충분했다. 프로 입단 후 4년 동안 SK를 3회 우승시키며 두 번의 다승왕과 한 번의 평균자책점왕을 차지했다.

허나 2011년 뇌경색과 어깨 통증으로 고전하며 4승, 2012년에도 8승으로 고개를 떨궜다. 2013년 10승 9패로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지만 예전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랬던 김광현은 2014년부터 3시즌 동안 13승 9패, 14승 6패, 11승8패를 거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 신분이 된 그는 해외리그 도전이 아닌 SK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하지만 2016시즌 말부터 시작된 팔꿈치 통증으로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인대가 손상됐다는 진단이 내려졌고, 구단과 상의 끝에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2017시즌을 통으로 날렸지만 완치를 위한 선택이었다. 결국 부상 복귀 2시즌 만에 김광현은 완벽히 날아오르고 있다. 지난 5월 이미 통산 다승-탈삼진 10위 이내에 모두 진입하며 '리빙 레전드'로서 행보를 잇고 있다.  

SK는 시즌 초반부터 줄곧 독주 중이다. 최정과 김광현이 주춤할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린드블럼 못잖은 활약으로 SK 에이스를 넘어 KBO 레전드로 올라서고 있다. SK가 정규리그 우승과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한다면 투타 쌍두마차의 공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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