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이만수(61)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당대 최고 포수 양의지(32·NC 다이노스)의 타격을 분석했다.
양의지는 1일 막을 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에서 타격왕에 올랐다. 타율 0.354(390타수 138안타). 1984년 0.340(300타수 102안타)을 쳤던 이만수(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35년 만에 나온 포수 타격왕이다. 4년 총액 125억, 연봉 20억 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맹활약이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양의지는 타석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가볍게 타격한다. 타석에서 힘들이지 않고 타격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며 “타격할 때 일방적으로 당기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양의지가 △ 레벨 스윙을 가진 점 △ 타격 순간까지 배트 끝이 가장 늦게 나와 볼이 배트에 닿는 면적이 넓은 점 △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고 제자리에서 타격하는 점 △ 중심이동, 흔들림이 적은 점 등을 짚으면서 “양의지의 타격 자세가 부럽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양의지에겐 ‘허허실실’ 스타일이란 말이 잘 어울린다. 타격, 포수 수비, 주루하는 걸 보면 여느 선수들처럼 박력이 있기 보다는 물 흐르는 것 같은 자연스러움이 있는 선수다. 블로킹을 하더라도 힘을 빼고 하니 볼이 홈 플레이트 앞에서 많이 구르지 않는다. 송구할 때도 공을 빠르게 뺀다. 강한 어깨가 돋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만수 이사장은 “양의지 본인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린다고 하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천천히 뛰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며 “만일 지도자들이 박력 없고 활기차지 않다고 야단치고 강하게 몰아갔다면 지금의 양의지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야구 레전드 포수 이만수 이사장은 SK 와이번스 감독에서 물러난 후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매년 12월 자신의 이름을 딴 포수상 시상식도 연다. 김형준(NC), 김도환(삼성)이 이만수포수상 수상자다.
이만수 이사장은 “양의지가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이 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 누구보다 기쁘다”며 “그간 유소년들과 젊은 선수들이 외면하고 꺼려하던 포수가 멋진 포지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력으로 보여준 후배가 정말로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반색했다.
“강민호나 양의지처럼 타격 좋은 포수를 팀에서 선호하고 팬들도 큰 환호를 보내는 것을 보며 흐뭇하다”는 ‘헐크’는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로 포수로 타격왕을 거머쥔 후배 양의지에게 35년 전 포수 타격왕인 선배가 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앞으로 야구꿈나무들이 경기운영의 묘가 있는 매력적인 포지션으로 포수를 꼽기를 바란다”며 “많은 지원자가 생겨나 35년 만이 아니라 더 자주 양의지 같은 대형 포수들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라오스 최초의 야구장 건설에 혁혁한 공을 세운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직함도 갖고 있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3개국 방문 과정에서 통룬 라오스 총리와 회담했을 땐 국빈 만찬에 초대돼 ‘민간 외교관’ 역할도 수행한 바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