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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의 가치? 이도희-서남원-박미희-차상현 감독 말 모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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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의 가치? 이도희-서남원-박미희-차상현 감독 말 모아보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0.02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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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V리그 전초전 격 한국배구연맹(KOVO)컵이 한창이다. 이번 대회는 전남 순천에서 2019 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지난달 21일 개막해 오는 6일까지 열린다.

KOVO컵이 갖는 의미는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각 구단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패턴 플레이를 실전에 접목해보고, 시즌 중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얼굴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전술적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지난 28일 마무리된 여자부의 경우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컵 경기일정으로 인해 각 팀 주축 선수들이 빠진 채 경기가 치러졌다. 외국인 선수가 빠진 팀도 있었다. 각 구단 사령탑들은 저마다 이를 대체할 인물을 찾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확실히 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이도희 감독의 현대건설은 매 경기 끈질긴 경기를 펼치며 결국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사진=KOVO 제공]

여자부 우승은 지난 시즌 5위로 부진했던 수원 현대건설에 돌아갔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우승한 뒤 “대표팀 멤버들이 다 복귀하면 전혀 다른 전력이다. 컵은 컵이고 리그는 리그”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수비가 뒷받침되는 조직적인 팀이 되고자 한다. 지난해에는 미들 블로커(센터),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 공격이 집중됐다면 올 시즌에는 다양한 공격을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했고, 리시브 훈련도 잘 된 것 같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양효진, 이다영이 돌아오면 더 빨라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이 감독은 이다영 대신 주전 세터로 나서 라이징스타상을 받은 김다인과 이적생 윙 스파이커(레프트) 고예림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최우수선수상(MVP)까지 거머쥔 점에 고무된 듯 보였다.

주장 황민경 역시 “쉽게 지지 않는 팀이 되는 게 목표”라고 했는데 이번 대회 현대건설은 그 바람을 이뤄냈다. 실업팀 양산시청전을 제외하면 모두 풀세트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모두 승리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는 시즌 중에 큰 자신감을 가져다 줄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준우승에 머문 서남원 대전 KGC인삼공사 감독 역시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서 감독은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결승에서) 1, 2세트를 지고도 그냥 무너지지는 않았다. 4세트에도 많은 차로 지고 있다가 뒤집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점 칭찬하고 싶다. 첫 경기에 진 뒤 예선 통과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들을 이겨내고 해낸 덕에 외국인 선수도, 국내 선수들도 많이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고 돌아봤다. 

외인 없이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흥국생명. [사진=KOVO 제공]

역시 주전 세터 염혜선이 돌아오면 더 힘이 실릴 KGC인삼공사다. 서 감독은 “주전 세터가 들어오면 좀 더 다양한 플레이를 만들어가야 한다. 염혜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패턴플레이를 연습해 디우프뿐만 아니라 다 같이 만들어가는 배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천 흥국생명은 새 외국인 선수 프레스코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월드컵에 출전하는 바람에 이번 대회 외인 없이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조별리그를 2승 1패 2위로 통과하더니 우승팀 현대건설과 4강에서도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결승 진출을 목전에 두기도 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없어 부담을 덜고 뛴 면도 없잖다. 그동안 연습했던 패턴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나왔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 결국 흔들릴 때는 외인 공격수의 한방이 필요하다. 그래도 준결승까지 올라오면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기분 좋다”고 했다.

대회 내내 외인 없이 중앙과 좌우를 모두 활용하는 토털배구로 이목을 집중시킨 흥국생명이다.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 이재영과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 외국인 선수 없이도 이번 시즌 왜 우승후보로 꼽히는지 보여줬다.

4강에서 짐을 싼 GS칼텍스의 차상현 감독도 KOVO컵에서 이룬 성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차 감독은 “아쉽긴 한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잘 버텨주고 싸워줬다. 실전의 분위기는 훈련이나 연습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박혜민, 한송희, 박민지, 한수지, 러츠 등 5명이 한 경기라도 더 함께 호흡하며 실전을 경험하는 것은 큰 소득”이라고 했다.

GS칼텍스 역시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4강에 진출하며 자신감을 얻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사진=KOVO 제공]

206㎝ 장신 외국인 공격수 러츠의 활용 방안을 점검할 수 있었던 점 역시 큰 수확이다. “국내 배구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볼 수 있다. 공격성공률만 따질 게 아니라 공이 러츠에게 올라가기만 해도 70% 이상의 블로킹을 끌고 오게 된다. 그런 와중에 나름 잘 버텨줬다”며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고 흡족해 했다.

한편 현재는 남자부 대회가 한창이다.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상대적 단신 공격수 비예나(192㎝)를 선택한 박기원 인천 대한항공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국내 최고 세터 한선수와 비예나의 속도감 있는 패턴을 완성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미 2연승으로 기대감을 자아낸다.

의정부 KB손해보험 역시 주전 세터 황택의 대신 백토스가 좋은 양준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격수를 두루 활용한 공격으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우승팀 천안 현대캐피탈은 백업 멤버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고, KB손해보험과 서울 우리카드는 각각 외국인 선수의 부상(산체스)과 비자 발급(펠리페) 문제로 외인 없이 경기를 치러내고 있다.

프로배구 남녀부 13개 구단은 저마다의 배경 속에 다양한 목표를 가지고 KOVO컵에 참가한다. 그런 와중에 스타들에 가려졌던 원석들이 발굴되기도 하고, 리그를 잘 치러낼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매 경기 양 팀이 100%의 전력으로 맞붙지 않더라도 KOVO컵 매 경기가 흥미로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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