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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샷Q] 야구는 이다희를 춤추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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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샷Q] 야구는 이다희를 춤추게 한다
  • 주현희 기자
  • 승인 2019.10.24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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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사진 · 글 주현희 기자] 스포츠가 뭐기에 우리는 이토록 열광하는 것일까?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면 환호하고 패배하면 낙담한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너무 타다보면 매번 냉정하게 점잖게 즐기자고 다짐하지만 경기에 몰입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본성이 드러난다, 스포츠를 진정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일 듯싶다.

23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한국시리즈 2차전 시구자로 나선 배우 이다희도 그러했다.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왕중왕에 도전하는 키움 히어로즈의 이날 경기는 물론 뜨겁긴 했다. 2차전은 지진희 이서진 정지훈 등 연예인 팬들까지 출동할 만큼 야구팬들에게도 시종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였다.

멋진 시구로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다희는 이날 관중석에서 자신이 응원하는 두산의 경기 흐름에 따라 다양한 표정과 동작을 선보여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울고 웃는 이다희의 천태만상 표정에는 스포츠팬들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그 현장으로 가보자.

 

이다희는 피처 플레이트를 밟고 완벽한 폼과 제구로 박세혁의 미트에 공을 꽂아 넣으면서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사실 아마추어가 시구할 경우 충분한 연습이 없으면 마운드 피처 플레이트를 밟고 포수의 미트에 공을 넣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선 집중!’ 시구한 여배우가 야구도 잘하니 더 아름다워 보일 수밖에. 키움 선수들이 이다희를 일제히 쳐다보며 뜨거운 관심을 표하고 있다.

그리고 관중석에 자리한 이다희는 야구팬으로서 “두~산!”을 외치기 시작했다.

키움은 이승호의 호투와 연속 안타로 펄펄 날았고, 두산은 김재호의 헛스윙 삼진으로 도통 점수를 내지 못해 이다희의 표정이 그리 밝지 못하다.

이어 이다희는 두산이 실점하고 득점할 수 있는, 결정적인 상황서 병살타가 나오자 마치 스팀이 나오는 듯 더욱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이다희는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답답해하는 가운데 자신을 약 올리는 앞쪽의 관중을 풍선으로 가볍게 때리며 분풀이를 대신했다.

두산이 2-5로 뒤지던 갑갑한 상황은 회심의 8회를 맞이하며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다희의 표정 또한 오묘한 변화를 맞이했다.

페르난데스 타구가 김혜성 실책으로 1점을 만들며 한 점을 따라붙는데 성공했다.

마지막 9회말, 허경민 오재원 김재호의 연속 안타와 김인태의 희생플라이로 점수는 5-5 극적인 동점상황이 만들어졌다. 두산 관중석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로 빠져들었다.

‘흥부자’ 이다희 또한 매한가지였다. 두 손을 번쩍 치켜들고 방방 뛰며 어쩔 줄을 몰았다. 얼굴에 환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라고 환호하는 몸짓이다.

손에 땀을 쥐는 동점 상황, 이다희는 열심히 응원가를 부르며 기도하듯 두 손을 모았다.

마침내 박건우는 방망이가 부러지는 상황에서 중견수 방면 끝내기 안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그는 감격에 겨워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그렇다면 이 때 이다희는 어떤 모습일까?

머리띠는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얼굴엔 ‘잇몸 만개’ 웃음이 가득하다.

연기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너무나도 자연스런 야구팬의 모습이 아닐까? 헝클어진 머리에도 아랑곳없이 역전 끝내기 안타에 환호하는 열렬 두산 팬이 그 곳에 서 있었다.

한편 두산 베어스는 오재일과 박건우의 2연속 끝내기 안타로 1, 2차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3차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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