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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골, '스페셜원' 무리뉴 황태자가 한국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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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골, '스페셜원' 무리뉴 황태자가 한국인이라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1.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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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격세지감이다. 박지성(38·은퇴)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시절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아르센 벵거 전 아스날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던 조세 무리뉴(56) 감독이 만년 중하위권이었던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에 부임했다. 그리고 박지성의 뒤를 잇는 손흥민(27)이 무리뉴 감독 데뷔전에서 그의 황태자가 될 가능성을 보였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3-2 승리를 견인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의 바통을 이어받은 무리뉴 감독의 첫 경기에서 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되며 리그 5경기 무승(3무 2패) 사슬을 끊는데 앞장섰다. 감독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팀 간판이다.

손흥민(왼쪽)이 조세 무리뉴 감독 데뷔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EPA/연합뉴스]

손흥민의 리그 4호골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뽑아낸 5골 포함 시즌 9번째 골이었다. 여기에 리그 5번째 도움도 추가했다. 특히 웨스트햄을 상대로 지금껏 7경기에서 4골 6도움을 생산하며 천적임을 증명했다. 영국 축구통계전문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5를 부여했다.

손흥민은 4-2-3-1 전형의 왼쪽 날개로 출격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반 36분 델리 알리가 페널티아크 정면 부근에서 내준 패스를 잡아 골 지역 왼쪽에서 수비를 벗겨낸 뒤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3경기 연속골. 7분 뒤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해 땅볼 크로스로 루카스 모우라의 추가골을 도왔다.

무리뉴 감독이 11개월 만에 피치로 돌아왔다. 늘 그랬듯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고,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2004년 FC포르투에서 UCL 우승을 일궈낸 후 첼시 지휘봉을 잡고 2007년까지 EPL 최고의 명장으로 군림했던 그다. 인터 밀란, 레알 마드리드를 거쳐 다시 첼시, 맨유를 맡으며 수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과거 적으로 만났던 무리뉴 감독의 ‘믿을맨’이 될 만한 자질을 가감 없이 뽐냈다.

손흥민(오른쪽)은 무리뉴(가운데)식 축구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점쳐진다. [사진=EPA/연합뉴스]

무리뉴 감독은 지금껏 맡은 팀에서 수비를 견고히 한 뒤 측면을 활용한 역습으로 득점해 승리를 쟁취해왔다. 양발잡이에 골 결정력을 갖췄고, 헌신적인 수비도 할 줄 아는 손흥민은 무리뉴 체제에서도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뉴 감독은 맨유를 떠난 뒤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는 중에 손흥민을 몇 차례 극찬하기도 했다. 첫 경기부터 무리뉴 축구와 손흥민 강점의 교집합이 상당히 넓다는 게 입증됐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손흥민은 경기 후 “새로운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단 한 경기로 속단할 수 없지만 반대쪽에 섰던 윙어 모우라보다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스타일에 더 부합했음은 분명했다. 첼시 시절 아르연 로벤, 레알 시절 호날두와 비슷한 역할을 부여받을 공산이 크다. 

‘우승청부사’ 무리뉴 감독의 복귀에 영국 현지언론은 들뜬 분위기다. 데일리스타는 “무리뉴 감독의 충격적인 등장으로 토트넘은 UCL 우승후보가 됐다”며 치켜세웠다. 이날 팀의 세 번째 골을 넣은 주포 해리 케인 역시 무리뉴 감독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EPL, 라리가(스페인), 세리에A(이탈리아) 어디를 가던 최고의 존재감을 자랑하며 스스로를 ‘스페셜 원’이라 칭한 스타다. 박지성이 EPL에서 활약할 때 라이벌 클럽의 수장이었던 그가 이제는 손흥민의 스승이 됐으니 감회가 새롭다. 첫 경기 보여준 둘의 시너지에 기대감이 고조된다. 다음 경기일정은 27일 오전 5시 올림피아코스(그리스)와 치를 UCL 조별리그 5차전 홈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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