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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산아이파크 4년 노력 결실, 석연찮은 판정 '옥에티'일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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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부산아이파크 4년 노력 결실, 석연찮은 판정 '옥에티'일수밖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09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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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부산 아이파크가 K리그1(프로축구 1부)에 돌아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돌고 돌아 얻어낸 승격이 감동을 자아내는 한편 심판의 석연찮은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종부 경남FC 감독은 패배 뒤 감정이 격해져 강경한 어조로 불만을 제기했고, 경기를 지켜본 상당수 팬들이 이에 공감했다.

부산은 8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경기에서 경남을 2-0으로 이겼다.

지난 5일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K리그2(2부) 정규리그 2위 부산이 승강 PO를 3년 연속 치른 끝에 기어이 K리그1에 복귀한 것이다. 조덕제 부산 감독은 2015년 승강 PO에서 수원FC를 이끌고 부산을 강등시켰는데, 이번에는 부산 지휘봉을 잡고 1년 만에 팀을 제 자리로 돌려놨다.

부산 아이파크가 5년 만에 K리그1에 복귀하게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산은 2016년 준PO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7, 2018년에는 승강 PO에서 상주 상무, FC서울에 졌다. 올해는 PO에서 FC안양을 따돌렸고, 결국 승강 PO ‘삼수’에도 성공했다.

반면 2017년 K리그2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K리그1 준우승까지 차지했던 경남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하느라 고전했고, 정규리그를 11위로 마쳤다. 승강 PO에서 패배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1차전처럼 2차전도 부산이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양 팀의 승부를 가른 건 페널티킥이었다. 

후반 26분 부산 디에고가 호물로와 공을 주고받은 뒤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가 경남 이재명의 팔에 걸렸다.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거친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호물로가 침착하게 차 넣었다.

원정다득점 원칙에 의해 경남은 2골이 필요해졌다. 이후 부산은 경남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고, 후반 추가시간 노보트니가 머리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OSEN에 따르면 김종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대한축구협회(KFA)끼리 다 알아서 해 먹으면 되겠네. 그러는 것 아니다. 축구 선배로 부끄럽지도 않냐”며 지난달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최종전에 대해서도 “유상철 (인천) 감독 일은 마음 아프지만 그때도 판정 문제가 있었다”는 말을 남겼다.

경남 김종부 감독은 판정에 강하게 불만을 제기했다가 이내 흥분을 가라앉혔지만 많은 팬들이 그의 발언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 감독은 정식 기자회견에서는 “팬들에 죄송하다.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결과는 감독이 책임지는 것이다. 감독 입장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 오늘 경기도 심판이 올바르게 판정했겠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땀 흘린만큼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극복하지 못한 내 책임”이라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하지만 앞서 남긴 발언의 수위가 높다보니 징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기를 현장에서 혹은 중계로 지켜본 많은 팬들은 김 감독이 불만을 가질 법한 경기였다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판정이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반 추가시간 경남 공격수 제리치는 후방에서 넘어온 공을 페널티박스 안에서 머리로 따내려 했고, 경남 수비가 팔을 사용해 이를 저지한 장면이 있었다. 제리치는 점프하지 못하고 쓰러졌지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다.

심판 성향과 또 이를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판정이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VAR도 보지 않고 넘어간 것은 짙은 아쉬움을 남기는 게 사실이다.

대표적인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올라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살펴보면 “타팀 팬인데 제리치 헤딩 못하게 뒤에서 짓누른 것 PK 줘야 맞다. 오죽하면 김종부 감독이 직설적인 말을 했겠냐”, “제리치 헤딩 못하게 찍어 누른 것 공평하게 PK를 줬어야지 어떻게 반칙 호루라기는 경남한테만 부는 거야? 심판이 명백히 잘못한 것도 입 닫고 있어야 되냐?”라는 등 김 감독의 입장을 옹호하는 댓글이 큰 공감을 얻고 있다.

1, 2차전 경기력에서 부산이 더 앞섰던 게 사실이나 승부처에서 판정의 공평성에 의구심이 들만 했다는 평가다.

부산 4년 노력의 결실이 맺어진 날 나온 판정시비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이정협, 김문환, 호물로 등 부산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2017년 부산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다 10월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고(故) 조진호 감독을 떠올렸다. 

조덕제 부산 감독 역시 “조진호 감독이 워낙 팀을 잘 이끌어서 팀을 빨리 승격시켰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이 더 컸던 듯하다”며 “고인에게도 조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진호 감독이 마지막으로 치렀던 경기가 창원 원정이었다. 조진호 감독과 함께했던 많은 이들이 눈시울을 붉히며 그를 추억했다. 승격의 감동이 더 벅차게 다가오는 이유다.

K리그는 올해 230만 관중을 돌파했고, K리그1 경기당 평균관중은 8013명을 기록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역대급 흥행에 성공한 K리그였지만 높아진 관심만큼이나 판정의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 역시 빗발친 시즌이었다. 

김종부 감독 발언 관련기사에는 “중요한 순간마다 판정이 괴랄하니 억울할만 하다”, “K리그 흥행은 심판 일부가 다 말아 먹는다. 심판도 승강제를 도입하던가 아님 경고 후 퇴출 (시스템)을 마련하라”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심판진의 수준 이하 판정과 몇몇 경기에서 형평성이 어긋난 듯 보였던 경기운영에 대한 비판이 담겼다.

부산이 4년 간 노력한 결과를 승격으로 보상받은 감격스런 날이지만 그 감동이 판정시비에 묻히는 인상을 지울 길이 없다. 또 경남의 한해 농사는 물론 다음 시즌 명운까지 걸린 중요한 경기였다. 흥한 K리그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과 풀어야 할 과제가 명확해진 2019시즌 최후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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