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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왓포드 관심' 김민재에게 너무 좁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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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왓포드 관심' 김민재에게 너무 좁은 무대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12.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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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중국전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골을 넣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은 거센 비판에 직면했을 게 분명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왓포드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 부동의 주전 센터백 김민재에게 동아시아 무대는 좁아 보인다.  

김민재는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과 2차전에 선발 출전, 풀타임을 소화하며 전반 13분 벼락같은 헤더 결승골로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190㎝ 큰 키를 활용한 탁월한 제공권에 빠른 발과 빌드업 능력까지 갖췄다. 2017년 데뷔해 2년 연속 K리그1(프로축구 1부) 베스트11에 들더니 올 초 이적료 600만 달러(70억 원)를 안기며 연봉 40억 원가량에 중국 슈퍼리그(CSL) 베이징에 둥지를 틀었다.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중국화’ 우려를 말끔히 지워내기에 그의 잉글랜드행에 대한 팬들의 열망은 커져만 간다.

김민재(왼쪽)가 동아시안컵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한국은 13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골문으로 향한 것은 2개뿐이다. 70% 이상의 점유율과 90%에 육박하는 패스성공률로 중국을 압도했건만 김민재의 골이 없었다면 승점을 1씩 나눠가질 뻔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민재는 경기를 앞두고 “수비의 기본 임무는 실점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승하려면 중국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수비가 실점하지 않으면 최소 비길 수 있다. 후방에서 든든하게 지켜주고 공격수들이 이른 시간에 득점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는데 두 가지를 직접 해냈다. 

김민재는 세트피스에서만 위협적인 수비수가 아니다. 날카로운 전진패스와 롱패스로 공격 전개에 관여한다. 때로 직접 드리블로 오버래핑하며 상대 수비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 도전적인 플레이는 이따금씩 실수를 부르기도 하지만 뛰어난 체격조건을 활용해 이를 만회한다.

스포츠데이터 분석업체 스포츠매틱스에 따르면 김민재는 홍콩전 2개의 키패스를 시도했다. 중앙 미드필더 황인범(2개)과 같고, 풀백 박주호(1개), 윙어 문선민(0개)보다 많은 수치다. 공수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해준다.

김민재는 꾸준히 왓포드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민재는 이날도 몇 개의 패스미스를 제외하면 안정적인 수비로 중국 공격을 무력화했다. 파트너 김영권은 한 차례 무리한 드리블로 위기를 자초한 반면 시종일관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뽐냈다. 홍콩전에서는 권경원, 이날은 김영권과 짝을 이뤄 본인이 왜 왓포드의 러브콜을 받는지 과시했다. 홍콩전 팀에서 가장 많은 7개의 가로채기로 역습을 차단했다.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왓포드의 영입목록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내가 잘해야 한다. EPL 팀에서 오라고 하면 마다할 선수는 없다”며 “일단 동아시안컵에 집중해야 한다. EPL 진출은 욕심 난다”는 말로 유럽 진출 의지를 표했다.

영국 매체 왓포드옵저버 등 현지 언론은 최근 김민재가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6경기에서 3골 3도움을 올린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이 울버햄튼의 관심을 받고 있고, 그의 동료 미나미노 타쿠미가 리버풀로 이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탈아시아’ 기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김민재가 영국에 입성해 축구팬들의 오랜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홍정호(전북 현대)가 2016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를 떠난 이후 한국 센터백의 유럽 도전은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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