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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햇반, 선미에게 사과? '밈'과 무단인용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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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햇반, 선미에게 사과? '밈'과 무단인용 사이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7.23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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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유행하는 드라마 영화 캐릭터나 대사, 노래 가사 등을 인용한 '패러디 광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최근 SNS 마케팅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무단 인용' 역시 문제점으로 떠오른다.

가수 선미의 신곡 '보라빛 밤'을 SNS 광고에 무단 활용한 CJ 제일제당의 즉석밥 브랜드 '햇반'은 22일 공식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가수 선미 [사진=스포츠Q(큐) DB]
가수 선미 [사진=스포츠Q(큐) DB]

 

햇반은 22일 "지난 17일 가수 선미 님의 ‘보라빛 밤’을 소재로 한 콘텐츠로 인해 가수 선미님과 팬 분들에게 불쾌감 등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무엇보다 해당 아이디어를 온라인에 처음 게시하신 원작자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해당 콘텐츠 소재는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다수 제공받았으며, 이를 SNS에 빠르게 반영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판단으로 사전 확인이 필요한 부분들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최초 게시하신 분과 아티스트에 대한 깊은 배려와 존중 없이 게시물을 제작, 운영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해당 광고 이미지는 현재 삭제됐다. [사진=CJ 제일제당 '햇반' 공식 SNS]
문제가 된 해당 광고 이미지는 현재 삭제됐다. [사진=CJ 제일제당 '햇반' 공식 SNS]

 

또한 "모든 분들의 말씀과 질책 하나 하나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해당 게시물은 즉시 삭제 조치했다. 해당 아이디어 최초 게시자분께 연락 드려 가능하다면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으며 선미님께도 별도 연락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햇반은 지난 17일 선미 '보라빛 밤' 안무의 시그니처 포즈를 인용하며 '햇반 흑미밥' 홍보를 진행해 누리꾼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기업과 업체에서 유행하는 캐릭터와 명장면을 패러디한 이미지 등 '밈(SNS 등에서 유행하여 다양한 모습으로 복제되는 짤방 혹은 패러디물)'을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가 최근 늘어났다. 다만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광고가 많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많은 패러디를 생산한 '순풍산부인과' 속 박미선 캐릭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많은 패러디를 생산한 '순풍산부인과' 속 박미선 캐릭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앞서 지난 2018년에도 개그맨 박미선이 자신의 모습이 담긴 패러디 사진을 상업적으로 사용하는데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해당 사진은 1998년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박미선이 "OO는 내가 할게, XX는 누가 할래?"라고 말하며 자신을 가리키는 모습을 담은 장면으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각종 패러디가 생산된 바 있다.

박미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유행인 건 좋은데. 누가 봐도 박미선인데. 캐리커처는 초상권에 해당 되지 않는다고 이런 식으로 가져다 쓰는 건 좀 너무하지 않나?"라며 "가만있자니 너무들 많이 쓰셔서 한 마디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큰 인기를 끌자 김주영(김서형 분) 캐릭터의 비주얼을 따라한 광고 모델, 비슷하게 그린 그림을 활용한 광고가 우후죽순 등장한 바 있다. 만약 패러디를 당사자의 동의 없이 상업 광고에 무단으로 활용했다면 법적인 책임은 없을까?

 

[사진=농심 '새우깡' 광고 캡처]
농심은 가수 비의 노래 '깡'이 유행이 되자 '새우깡' 광고에 비를 캐스팅했다. [사진=농심 '새우깡' 광고 캡처]

 

관계자들은 '퍼블리시티권'에 주목한다. '퍼블리시티권'이란 자신의 이름이나 사진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주로 연예인, 스포츠 선수 등 유명인의 재산권 분쟁에서 등장한다. 다만 우리나라는 아직 명확한 규정이 없어 침해여부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편, 누리꾼들은 비의 노래 '깡'이 온라인 상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자 '새우깡·감자깡·양파깡' 광고 모델로 캐스팅한 농심의 사례를 들면서 "무단 인용을 할 바엔 광고 모델로 쓰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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