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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구속, 최숙현 사건 이제부터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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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구속, 최숙현 사건 이제부터 진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8.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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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장윤정이 구속됐다.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여성 국가대표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체육계 기득권의 침묵을 낱낱이 파헤치는 프로그램이 곧 전파를 탄다.

고(故) 최숙현 사건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선수 최숙현이 지도자와 선배, 팀 닥터의 폭언과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지 4개월이 흘렀다. 주요 가혹행위자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안주현 운동처방사, 선배 장윤정이 전부 구속됐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는 장윤정. [사진=연합뉴스]

 

장윤정은 5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대구지방법원에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 13일 안주현 처방사가 불법 의료행위, 폭행, 성추행으로, 같은 달 21일 김규봉 감독이 폭행, 사기 혐의로 구속됐던 터라 결과에 이목이 집중됐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장윤정의 왕국’이었다”는 게 최숙현 사망 후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 채정선 대구지법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 도망칠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고 최숙현이 엄마에게 했던 요청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가 상당 부분 진전을 보인 셈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최숙현의 아버지 최영희 씨를 필두로 한 유족은 “숙현이가 살아 있을 때보다, 세상을 떠난 뒤 40일 동안 더 많은 게 바뀌었다”며 “숙현이가 살아 있을 때 가해 혐의자들이 처벌받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 최숙현의 아버지(앞쪽)가 침통한 표정을, 어머니가 눈물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어렵게 훈련하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들이 어떤 폭력에도 시달리지 않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받는 환경에서 훈련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여러 관계자가 최숙현이 폭행당한 걸 목격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추가 고소를 했다”고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의 변호인은 "수사 기관이 최숙현 선수의 문제를 '단순 폭행'으로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잘못 흘러간 시간에 대해 성찰하고 교정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 기관의 조사, 법원의 결정이 남은 가운데 최윤희 차관은 같은 날 종목별 여성 지도자를 만나 “체육계의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엘리트 체육의 성적중심주의 문화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바뀔 수 있게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영 레전드인 그는 김경아(탁구), 김차연(핸드볼), 류수정(양궁), 민아영(체조), 박진희(볼링), 이경원(배드민턴) 등 지도자들에게 “성적을 위해 강압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후배들이 다시는 같은 불행을 겪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윤희 차관(가운데)이 국가대표 지도자들과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미디어도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에 동참한다. SBS는 8일 오전 8시 ‘뉴스토리’에서 성적 지상주의, 엘리트 위주의 육성 방식,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침묵의 카르텔 등 체육계의 처참한 현실을 해부하는 방송을 내보낸다.

프로그램은 국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최숙현의 일기장 내용 즉, 지난 3년간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를 담는다. 지난해 1월 조재범 쇼트트랙 코치와 심석희 사건을 겪고도 달라진 게 없었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시스템의 문제점도 다룬다.

선처 없는 일벌백계로 가혹행위를 다스린다. 정부의 체육정책 책임자가 움직인다. 소속팀, 대한체육회 인권센터, 경찰까지 피해자의 절규를 듣지 않았던 기관들은 뭇매를 맞고 변화를 다짐한다.

최숙현이 많은 것을 바꿨다. 스포츠계 적폐청산, 이제부터가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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