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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챔프-아시아 최다-워킹맘, 새역사 쓰일까 [US오픈 테니스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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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자챔프-아시아 최다-워킹맘, 새역사 쓰일까 [US오픈 테니스대회]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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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남자프로테니스(ATP) ‘빅3’가 모두 빠진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총상금 5340만 달러·633억 원)가 종착역을 향해 치닫고 있다. 

4강 일정이 한창인 가운데 남자단식 대진표를 살펴보면 30대 ‘삼대장’ 뒤를 이을 20대 기수들의 각축전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여자단식에선 오사카 나오미(9위·일본)가 결승에 선착했고, ‘워킹맘’ 세레나 윌리엄스(8위·미국)가 출산 후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남자단식 4강은 대진은 12일(한국시간) 도미니크 팀(3위·오스트리아)-다닐 메드베데프(24·5위·러시아), 알렉산더 즈베레프(7위·독일)-파블로 카레노 부스타(28위·스페인)으로 짜여졌다. 모두 20대이며 아직까지 메이저 우승 경험이 전무한 선수들로 빅3가 13회 연속 돌아가며 차지한 메이저 트로피를 누가 대신 들어올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도미니크 팀(왼쪽)이 US오픈 4강에 진출했다. [사진=US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처]

팀은 10일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알렉스 드 미노(28위·호주)를 3-0 완파했다.

클레이 코트에서 강한 반면 하드 코트에서 약해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았던 팀은 하드 코트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우승한 5개 대회 중 3개가 하드 코트였던 만큼 약점을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팀은 올 초 호주오픈 결승에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와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지만 석패했다. 지난 2018, 2019년 프랑스오픈 결승에 2년 연속 올랐지만 ‘흙신’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메이저 우승은 천추의 한으로 남아있다.

지난해 1000시리즈 인디언웰스오픈에서 로저 페더러(4위·스위스), 500시리즈 바르셀로나오픈에선 나달을 꺾고 정상에 섰다. 연말 ATP 파이널스에선 페더러, 조코비치와 같은 조에 편성돼 2연승으로 4강에 진출하는 등 견고했던 ‘빅3’ 체제를 허물 일순위로 꼽힌다.

메드베데프는 안드레이 루블레프(14위·러시아)를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했던 만큼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팀에 맞선다.

알렉산더 즈베레프(사진) 역시 ATP 투어대회에서 11차례 우승했지만 아직까지 메이저 우승 경험은 없다. [사진=US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처]

부스타와 즈베레프는 하루 앞서 4강행을 확정했다.

부스타는 데니스 샤포발로프(17위·캐나다)를 3-2로 잡았다. 서브가 강한 샤포발로프에 서브에이스 5-26으로 밀렸고, 경기 도중 엉덩이 부상 치료도 받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체력전을 벌인 끝에 승리했다.

즈베레프는 보르나 초리치(32위·크로아티아)를 3-1로 제압했다. 시속 223㎞ 강서브로 초리치를 압도했다. 즈베레프는 조코비치가 실격으로 탈락하자 “메이저 챔피언들이 전멸한 만큼 지금부터 진짜 재밌는 승부가 벌어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ATP 투어에서 11회 우승했지만 메이저와는 인연이 없었다.

페더러가 무릎 부상 이후 재활하느라 이번 대회 불참했고, 나달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출전을 포기했다. 올 초 US오픈에서 우승한 조코비치는 16강전 아웃플레이 상황에서 홧김에 친 공이 선심에 맞는 바람에 실격 당했다.

빅3가 한 명도 없는 메이저 8강은 16년 만이었다. 4년 전 2016년 US오픈에서 스탄 바브링카(15위·스위스)가 우승한 뒤 2017년부터 13개 대회 연속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나눠 가진 빅3의 부재 속에 차세대 주자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게 됐으니 저마다 동기부여가 대단할 터다.

여자단식 결승에 선착한 오사카 나오미가 우승할 경우 아시아인 메이저 최다우승 타이틀을 획득한다. [사진=US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처]

13일 예정된 여자단식 결승에선 오사카가 윌리엄스-빅토리야 아자렌카(27위·벨라루스) 매치업 승자와 격돌한다. 

2018년 US오픈과 2019년 호주오픈을 제패한 오사카가 이번에 우승할 경우 아시아선수 메이저 단식 최다우승(3회) 기록을 달성한다. 그는 앞서 두 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웃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경기마다 미국 내 인종차별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코트에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1회전을 마친 뒤 “(결승까지) 7장의 마스크를 준비했다”고 밝혔는데 모두 사용하며 대회를 마칠 수 있게 됐다. 총 7명의 인종차별 희생자 이름을 코트 위에서 알리게 됐다.

세레나 윌리엄스는 출산 후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한다. [사진=US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처]

윌리엄스는 8강에서 피롱코바(불가리아)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른바 ‘슈퍼맘’ 매치였다. 윌리엄스는 2017년 딸 출산 뒤 2018년 코트에 복귀했고, 피롱코바도 2018년 아들을 낳은 후 코트에 복귀한 한 가정의 어머니다. 2017년 윔블던 이후 출전 대회가 없어 세계랭킹이 없다.

윌리엄스에게 메이저 우승은 의미가 남다르다. 2018년 복귀 후 메이저 결승에 4회 올랐지만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임신 중이던 2017년 호주오픈을 정복한 뒤 4년 만의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우승할 경우 메이저 여자단식 최다우승 타이기록(24회)을 세우며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공교롭게도 윌리엄스는 4강에서도 또 한 명의 ‘엄마’ 아자렌카를 만난다.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 출산 뒤 계속됐던 준우승 징크스를 깰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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