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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챔프의 발톱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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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챔프의 발톱 [EPL]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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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조용하던 리버풀이 발톱을 꺼냈다. 연달아 즉시 전력감 영입 소식을 전하더니 2억 파운드(2911억 원) 넘게 들여 폭풍 같은 이적시장을 보낸 첼시를 제압하며 디펜딩챔프 면모를 뽐냈다.

리버풀은 2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사디오 마네의 멀티골을 앞세워 첼시를 2-0으로 이겼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리즈 유나이티드와 접전 끝에 4-3 진땀승을 거두며 출발이 불안했던 리버풀이 이번엔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한 첼시를 상대로 무실점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이 첼시를 제압하며 디펜딩챔프 면모를 과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첼시는 스트라이커 티모 베르너, 2선 공격수 카이 하베르츠를 2경기 연속 선발로 기용하며 기대를 고조시켰다. 리버풀은 파비뉴를 센터백으로 배치한 걸 제외하면 예상 가능한 베스트일레븐으로 맞섰다.   

첼시 센터백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이 전반 추가시간 마네를 막다가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퇴장당한 뒤 리버풀이 승기를 잡았다. 후반 시작 5분 만에 모하메드 살라, 호베르투 피르미누가 모두 관여해 마네의 선제골을 도왔다. 4분 뒤 마네는 첼시 골키퍼 케파 아리사발라가의 패스를 가로채 한 골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방에서도 제 몫을 했다. 후반 29분 베르너가 리버풀 티아고 알칸타라의 반칙을 얻어내며 페널티킥을 만들었지만 골키퍼 알리송 베커가 조르지뉴의 슛을 막아냈다.

첼시와 ‘빅매치’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적생 티아고가 투입돼 컨디션을 점검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춰본 것 역시 수확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난 시즌 트레블을 이끈 티아고는 이적시장을 달군 미드필더였다. 행선지를 두고 이야기가 많았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에 여러차례 호감을 나타냈던 티아고는 예상대로 리버풀에 입단했다.

축구통계전문 매체 옵타(OPTA)에 따르면 이날 티아고는 패스 75개를 성공했는데, EPL에서 패스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2003~2004시즌 이래 45분 이내만 소화한 선수로는 최다성공 횟수다. 이날 첼시에서 이보다 많은 패스를 기록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바르셀로나, 뮌헨을 거친 중앙 미드필더 티아고가 앞으로 리버풀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케 하기 충분한 지표다.

티아고 알칸타라는 라리가,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명성을 이어갈 조짐이다. [사진=AFP/연합뉴스]

리버풀은 이날 승리로 레스터 시티, 에버튼, 아스날과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골득실에서 밀린 4위다. 맨체스터 시티가 울버햄튼을 3-1 제압하며 시동을 건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크리스탈 팰리스에 1-3 패배하며 시작했다. 토트넘 홋스퍼 역시 개막전에서 패배를 안았으니 리버풀이 리즈전 당황했다고는 하나 제법 만족할 만한 스타트를 끊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리버풀은 이적시장을 통해 미드필더 아담 랄라나(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센터백 데얀 로브렌(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을 내보낸 반면 1170만 파운드(174억 원)에 그리스 출신 풀백 코스타스 치미카스를 데려오는 데 그쳤다. 또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로날드 쿠만 감독이 새로 부임한 바르셀로나로 떠날 거란 전망이 따르면서 전력 약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실력에 비해 저렴한 이적료 2000만 파운드(298억 원)에 티아고를 영입하고, EPL에서 검증된 2선 자원 디오고 조타를 품으며 전력을 유지하는 모양새다. 옵션 포함 최대 4500만 파운드(672억 원)라는 거금을 들여 조타와 5년 계약했다. 피르미누의 백업은 물론 미나미노 타쿠미와 경쟁을 통해 로테이션 체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날둠 역시 잔류가 점쳐진다. 2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하며 클롭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두 사람은 최근 면담을 가졌고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전해진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지난 20일 “티아고가 오면서 바이날둠이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바르셀로나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이번 여름 영입전에 뛰어들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스페인 라리가는 코로나19로 재정과 관련해 엄격한 지침을 세웠다. 매년 5억1000만 파운드(7617억 원)를 임금으로 지출하는 바르셀로나는 선수단 정리가 선행된 뒤에나 영입행보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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